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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총량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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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총량의 법칙
  • 류제경
  • 승인 2019.12.0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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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경∥前 고흥교육장

학교에는 다니는 둥 마는 둥하고 공부하고는 담 쌓고 살면서 불량친구들과 어울려 사고나 치고 다니면서 부모 속깨나 썩히던 녀석이 사회에 나와서 어느 순간 마음을 잡고 열심히 일해 자수성가한 경우를 볼 수 있다.

반면에 젊었을 때는 성실해 행복한 일가를 이루고 살던 사람이 어느 순간 일이 잘못돼 나락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가족이 해체되고 오갈 데가 없어져 노숙자 신세가 된 경우도 있다. ‘지랄총량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경북대 김두식 교수가 쓴 책 '불편해도 괜찮아'라는 책에 인용되면서 유명해진 법칙이다

원래 지랄병은 간질병으로 입에 거품을 품고 발작을 일으키는 경우를 뜻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옳지 않는 일, 경우에 어긋난 일, 못된 일’을 하는 것을 보고 내뱉는 욕설 중에 ‘지랄하고 자빠졌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지랄총량의 법칙에서의 ‘지랄’은 바로 이 욕설에서의 ‘지랄’을 의미한다.

이 법칙은 모든 인간에겐 일생 동안 부려야 할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지랄을 사용하는 즉, 부리는 시기가 사람마다 각각 다르다. 어떤 사람은 그것을 사춘기에 다 써버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장년이나 노년기에 발휘되기도 하며 또 경우에 따라서는 일생동안 지속적으로 조금씩 발현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녀가 사춘기 때 이상한 행동을 하더라도 그게 다 자기에게 주어진 통상적인 ‘지랄’을 쓰고 있는 것이려니 하고 생각해야 한다. 중고등학교에서 체육시간을 늘리는 이유도 실상은 이 지랄총량의 법칙에 근거하고 있다.

사춘기의 분출되는 에너지를 억제만 하면 결국 건전하지 못한 방향으로 폭발할 수도 있으므로 체육 활동을 통해 이를 해소시켜 줌으로써 건전한 성장 발달을 도모하게 한다는 것이다. 화가 잔뜩 났을 경우에 망치로 두더지 머리통을 사정없이 갈기고 나면 속이 좀 후련해지는 것이나 비슷한 이치다.

그런데 인간사회의 현상 중에는 이런 지랄총량의 법칙과 유사한 법칙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행복총량의 법칙’이다. 행복총량의 법칙이란 지랄총량의 법칙처럼 인간이 일생동안 누려야할 행복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행복은 사람에 따라서 누리는 시기만 다를 뿐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행복의 양이 똑같다는 것이다.

즉 모든 사람에게는 공평하게 100이라는 행복의 양이 주어져 있는데 이를 어떤 사람에겐 젊었을 때 주어질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노년기에 행복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똑같이 불행도 똑같이 모든 인간에게 공평하게 주어져있다고 할 수 있다.

독일의 작곡가 베토벤은 사랑했던 여인이 떠나고, 난청이 찾아오면서 한때 절망에 빠졌다. 현실의 무게를 견딜 수 없었던 그는 어느 수도원을 찾아갔다. 수사를 찾아간 베토벤은 힘들었던 사정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나아갈 길에 대한 조언을 간청했다. 고민하던 수사는 방으로 들어가 나무상자 하나를 들고 나와 말했다.

“여기서 유리구슬 하나를 꺼내보게.”
베토벤이 꺼낸 구슬은 검은색이었다.

수사는 다시 상자에서 구슬을 하나 더 꺼내보라고 했다. 이번에도 베토벤이 꺼낸 구슬은 검은 구슬이었다. 그러자 수사가 말했다.

“이보게, 이 상자 안에는 열 개의 구슬이 들어 있는데 여덟 개는 검은색이고 나머지 두 개는 흰색이라네. 검은 구슬은 불행과 고통을, 흰 구슬은 행운과 희망을 의미하지. 어떤 사람은 흰 구슬을 먼저 뽑아서 행복과 성공을 빨리 붙잡기도 하지만 어떤 이들은 자네처럼 연속으로 검은 구슬을 뽑기도 한다네. 중요한 것은 아직 여덟 개의 구슬이 남아 있고, 그 속에 분명 흰 구슬이 있다는 거야”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이다. 오르막만 있거나 내리막만 있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어둠이 지나면 빛이 오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며 인생사의 이치다. 고통은 희망을 잉태하는 씨앗인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고통에 시달린 사람이 있다면 그의 앞날에는 행복할 일만 남았다. 그러므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여! 힘을 내고 희망을 갖자. 행복이 저기 오고 있다. 당신은 모르지만 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불행과 고통은 다 있는 법이다.

또 누구에게나 행복한 일생이란 결코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행복한 사람은 겸손하며 절제하고, 불행한 사람은 희망과 행복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도록 하자.

프랑스의 위대한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로맹롤랑은 이렇게 말했다.
‘언제까지 계속되는 불행이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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