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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발’과 국가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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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발’과 국가안보
  • 송하성
  • 승인 2013.10.16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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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성∥경기대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장·경제학 박사

영국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사회 전체의 이익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그 방향을 이끄는 것이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시장의 수요(需要)와 공급(供給)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결정되고 그래야만 시장 참여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공급이 넘치면 가격이 떨어지고 공급에 비해 수요가 넘치면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 이외에 다른 요소가 시장에 끼어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 사회에는 스미스의 주창과는 전혀 다른 의미의 ‘보이지 않는 손’도 있다. 어떤 일을 결정하기에 앞서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모든 상황을 정해진 방향으로 흐르도록 힘쓰는 세력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손들이 누구나 납득할 만한 선에서 움직이면 오히려 약(藥)이 될 수도 있다.

“시장을 보이지 않는 손에만 맡길 경우 독점과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어 어떤 세력이 적당한 선에서 시장에 간섭해야 한다”는 존 메이너드 케인스(keynes, john maynard)의 주장도 설득력이 있어서다. 문제는 법(法)과 원칙(原則), 국가안보(國家安保)와 사회정의(社會正義) 실현을 방해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조직적으로 움직일 때 생긴다. 최근 종북세력(從北勢力)을 움직이는 데 있어서 이런 ‘보이지 않는 손’들이 전방위로 작용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과거 종북세력을 둘러싼 잡음이 곳곳에서 일더니 누군가가 이번 사건을 기획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 벌어진 종북사건(從北事件)을 돌아보면 하나 하나가 개별적인 사안이 아니라, 무언가 ‘보이지 않는 손’이 광범위하게 작용하고 있을 수 있겠다는 국민적 의혹이 커져버린 셈이다. ‘보이는 손’의 공격은 적극적 방어라도 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손’의 합법(合法)을 가장한 압박은 대응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이것은 또 그 효과가 특정 개인에 그치지 않고, 누구나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게 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킬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마저 위태롭게 한다. 외부의 압력을 받아 불법을 저지르는 행위를 학자들은 ‘보이지 않는 발’이라고 꼬집는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빗댄 것인데 법과 원칙, 국가안보와 사회정의 실현(손)에 반하는 반칙(발)에 의존하다는 의미다. ‘보이지 않는 손’은 더디게 움직이지만 ‘보이지 않는 발’은 매우 신속하다. 참가자들의 공정한 경쟁은 철저히 배제되고 결국 이익은 극소수에게만 집중된다.

‘보이지 않는 발’은 그 진위(眞僞) 여부를 떠나 뭔가 개운치 않는 뒷맛을 남겨 사회통합을 저해한다. 선진화된 나라는 ‘투명성’과 ‘공정성’을 근간으로 한다. 우리 사회에서 종북세력이 자꾸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살갑게 바라 볼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선진화와 국가안보 확립을 위해 ‘보이지 않는 발’을 제거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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