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2024학년도도 평화롭기를, 힘내시라 토닥토닥"
상태바
"2024학년도도 평화롭기를, 힘내시라 토닥토닥"
  • 양선례
  • 승인 2024.03.26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선례∥광양마동초 교장

지난주에 1학기 학교교육 설명회가 열렸다. 1년의 학사일정과 주요 교육활동을 소개하고, 학교폭력, 성폭력과 아동 학대 예방 교육 등의 꼭 해야 할 학부모 연수가 이뤄졌다. 전체 연수가 끝나면 교실을 탐방해 학부모가 가장 궁금해 할 올 1년간 자녀 교육을 책임지는 담임 교사와 만난다.

학급 경영 소신과 강조해 지도할 학급 특색 교육활동, 생활 지도 등을 안내하고 학부모의 이해와 협조를 구한다. 우리 학교는 미리 일정한 틀을 준비해 안내했다. 유인물이나 피피티(PPT) 등 자신이 편한 것을 선택하면 된다.  

새 학기가 되면 담임 교사는 새로 만난 아이들과 수업 시간의 약속이나 발표 훈련, 청소나 과제 해결 등의 기본생활 규칙을 정한다. 또 아이의 특성과 교우관계, 행동을 관찰한다. 20일쯤이 지나 대강의 특성을 알게 되면 설명회에 오신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보를 얻고 이를 앞으로의 학급 운영에 반영한다. 또 텅 비어 있던 환경판을 채우고 교실 정리를 하느라고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담임은 한 명인데, 여러 명의 학부모가 한꺼번에 찾아오면 저경력 교사는 당황한다. 자신의 아이를 키워 보지 않은 미혼이라면 더 그렇다. 주문도 요구사항도 각기 다른 학부모 앞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시선을 어디에 두고 옷차림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신경 쓰인다. 작은 움직임조차 어색하고 긴장된다. 바쁘고 부담스러운 한 주를 보냈을 선생님들께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우리 학교는 시 지역의 전교생 770명의 대규모 학교다. 그래선지 약 150명의 학부모가 설명회에 참석했다. 작년까지 근무한 면 단위의 작은 학교에서는 열 명 남짓이 전부였다. 다들 생업에 바빠 차분하게 설명회에 올 수 있는 학부모가 많지 않았다. 교육의 전부를 학교에 의지하는 가정이 많았다. 이는 학교를 신뢰하는 방증이기도 하겠으나, 애써 준비한 식장에 듬성듬성 앉은 학부모가 전부라서 아쉽기도 했다.

올해는 넓은 강당이 꽉 찼다. 아마도 4년 만에 교장이 바뀌어서 더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나 싶다. 학부모에게 두 가지를 당부했다. 그 첫째는 담임 선생님을 믿고 지지해 달라는 것이다. 가정에서의 보호자가 부모라면 학교의 보호자는 담임 선생님이다. 하루의 몇 시간을 한 공간에서 얼굴 보고 살아가는 인연은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다.

아이가 아프거나 학급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옆 반 아이와 다투는 등 학교에서 작은 일이라도 생겼을 때 해결하는 일은 결국 담임의 몫이다. 그러니 조금 불편하고 맘에 안 들더라도 아이 앞에서는 선생님을 험담하거나 헐뜯는 행동을 하지 말아주기를 부탁드렸다. 지지하고 믿어주는 것이 교육이 바로 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되도록 아침밥을 먹여서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학생 수가 많다 보니 우리 학교 급식은 세 번에 걸쳐 이뤄진다. 3교시를 마친 11시 반에 5, 6학년이, 4교시가 끝난 12시 20분에 1, 2학년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5교시 수업까지 한 3학년이 오후 1시 10분에야 급식실에 온다. 4학년은 그보다 더 늦은 오후 1시 20분에야 점심을 먹을 수 있다.

아침을 먹었더라도 배고플 시간이다. 아마도 12시가 넘어가면 시계만 쳐다보는 아이가 늘어갈 것이다. 공부 내용이 머리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챙기는 게 바빠서, 혹은 아이가 늦잠 자서, 입맛이 없어서 등의 이유가 있겠으나 적게나마 꼭 먹여서 보내 주기를 당부했다. 

3월도 하순이다. 담임은 새 아이들 맞이하고, 그들과 1년을 잘 살아갈 습관을 들이는 달이다. 또 쏟아지는 공문의 홍수 속에서 관리자와 협의하고, 작년에 해 왔던 내용을 간추려 자신이 맡은 업무의 1년 계획을 수립하느라 바빴다. 아이는 새로 만나는 선생님, 친구와 관계 맺고, 새 교실에서 한층 어려워진 학습 내용 따라가느라고 힘들었을 것이다. 

이 3월이 지나면 학교는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다. 이번 학년도도 평화롭기를. 모두 힘내시라. 토닥토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