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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서른 살에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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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서른 살에 죽는다"
  • 김광호
  • 승인 2023.06.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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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여양중 교사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작가 로맹 롤랑은 이렇게 말했다.

“많은 사람이 서른 살에 이미 죽는다.” 뚱딴지같은 말처럼 들린다. 어떻게 많은 사람이 서른 살 전후에 죽는단 말인가? 로맹 롤랑은 육체적 죽음이 아니라 정신적 죽음을 강조한 것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흰머리가 늘고 주름이 생긴다는 것일까? 아니다. 더 배우겠다는 의지나 욕구가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늙지 않는 비법은 배우기를 멈추지 않고 생각하며 활동하는 것이다.

무식(無識)한 사람이 용감(勇敢)하면 두렵다는 옛말이 있다. 숫자가 100까지 있다고 할 때, 하나만 아는 사람이 나머지 숫자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 훈계한다고 하자. 하나만의 앎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주장하니 주위 사람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문제는 이런 사람이 주위에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이것은 학벌과는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 학벌이 높을지라도 이와 유사한 사람이 많다. 혹 전공 분야의 지식은 많을지 모르겠지만 타인의 삶을 공감하고 해석하는 능력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은 로맹 롤랑의 말처럼 많은 사람이 서른 살에 죽는 삶을 살고 있다. UN에서 발표한 연간 평균 독서량을 보면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은 79.2권, 프랑스는 70.8권, 일본은 73.2권에 비해 우리나라는 9.6권으로 OECD국가 중 하위권에 속한다고 한다. 학업을 마치고 난 후 더 이상을 책을 가까이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의 특징은 정답과 통념이 지배하며 직업의 귀천이 뚜렷하고 인간에 대한 불평등 지수가 높다는 것이다. 그만큼 사회제도나 인간관, 직업관 등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제도가 중병을 앓다 보니 사람보다는 지위나 돈을 추종하는 기이한 기류가 국민의 생각을 옭아매고 있다.

링컨은 “나는 그런 사람을 만나기를 좋아한다. 자기가 현재 살고 있는 곳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 어떤 곳에 가건 그곳을 더 살기 좋게 만드는 사람을”이라고 말했다. 생각이 젊지 않고서는 이렇게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쉼 없이 배우고 이웃과 더불어 삶을 공유하는 것이 늙지 않는 비법이다.

로맹 롤랑의 말을 다시 상기해 보자. 많은 사람이 서른 살에 이미 죽는다는 것은 엉뚱한 주장이 결코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 국민도 학업을 끝마칠수록 배움과 가까이 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배우지 않고, 성장하지 않은 어른은 나이만 채울 뿐이다. 꼰대 같은 삶도, 외골수 같은 삶의 방식도 다 배움과 담을 쌓음에서 시작됨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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