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삼성이여, 이제는 한글을 수출하라"
상태바
"삼성이여, 이제는 한글을 수출하라"
  • 김명환
  • 승인 2023.06.14 16: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명환∥장흥문화원장·전 전남도교육위원회 부의장

무엇이든 때가 있다. 지금 이 순간 우리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이 무엇인가.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문화를 수출하는 나라가 돼야하고 그 구체적인 제일 상품은 한글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기업 삼성이 반도체를 만들어 수출하듯이 전 세계에 퍼진 삼성 조직을 활용해 한글을 판매해야 한다. 더구나 한글은 이미 완제품으로 만들어진 상태이니 반도체에 도전한 노력의 100분의 1만 들여도 가능할 것이다.

40여 년 전 삼성이 반도체 만들기를 꿈꾸던 때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 하지 않았던가. 만일 그때 삼성이 반도체를 꿈꾸지 않았다면 어찌 오늘의 삼성이 있을 수 있겠으며, 어찌 우리나라가 삼성을 대표 기업으로 하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될 수 있겠는가. 이제 삼성은 반도체에 도전해 오늘의 삼성을 일궈냈듯이 한국문화 한글을 수출해 내일의 삼성을 기약해야 한다. 

한글이 어떤 글자인가. 국수주의적인 주관적 평가를 내 팽개치더라도 단연 세계 1위의 문자임이 분명하지 않는가. 그래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과학성, 합리성, 독창성 등을 기준으로 세계의 문자들에 순위를 매겼을 때 한글이 단연 1위로 평가된 바도 있지 않던가. 더구나 아날로그 시대가 아닌 디지털 시대에 가장 적합한 문자가 우리 글 한글임에 토를 다는 이는 없다.

디지털 시대의 문자이자 스마트폰 자판, 컴퓨터 키보드에 최적화된 문자이다. 14자의 자음, 11자의 모음으로 11,172개의 문자를 만들어 쓸 수 있어 세상의 말이란 말은 모두 다 기록할 수 있다. 그리고 속도는 2진법을 쓰는 컴퓨터 언어 다음으로 빠르다. 오죽했으면 우리니라에 온 외국인들이 휴대폰 문자를 전송할 때 자기나라 문자 대신 한글을 애용하겠는가. 

한글 수출의 성공 가능성은 이미 입증되었다. 찌아찌아족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에 거주하는 찌아찌아족에게는 그들 고유 언어인 찌아찌아어가 있으나 그 말을 표기할 수 있는 문자가 없다. 그래 로마자를 차용해 표기를 시도했으나 불완전하고 지원을 받지 못해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2009년부터 그들 발음을 정확하게 담을 수 있는 한글을 공식 표기 문자로 채택했다.

2009년 7월에는 한국어 교사 2명이 현지에서 한글수업을 시작했으며 8월에는 찌아찌아어 표기에도 한글이 적용되는 등 10여 년째 한글을 공식 표기법으로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한글을 표기 문자로한 찌아찌아족 언어 사전을 제작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보도에 의하면 현재 한국말을 배우려는 미국인들이 줄 서있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 문화원장(김정훈)에 의하면 워싱턴 세종 학당에 한국말과 한글을 배우려는 미국인들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코로나 19로 대면 수업을 할 수 없을 때는 인터넷으로 15개 반을 운영했는데, 대면 수업을 하게 되자 시설이 부족하고 인력이 모자라 1개 반만 운영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 역시 우리말과 우리글 한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BTS, 오징어 게임, 기생충, 같은 콘텐츠가 이런 현상을 이끌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의 국력과 한글자체의 매력이 빚은 결과다. 우리글 한글이 디지털시대에 가장 최적화됐다는 말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야 한다. 

중국이 아무리 간자체로 한자를 변형해도, 일본이 50자에 달하는 히라가나만 쓴다고 해도 결국 음소문자 24자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우리 글자와의 디지털 경쟁은 이미 승부가 나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로마자 26자와의 경쟁에서도 띄어쓰기를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한글이 승리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제 삼성이 나설 차례다. 비용만 들어가는 한글 수출은 단기적으로 삼성의 기업회계를 어렵게 할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삼성의 기업 가치는 하늘을 찌를 것이다. 현재 삼성의 조직과 인력, 세계 유수 기업과의 관계를 활용한다면 정부보다도 훨씬 용이할 것이고 속도감도 생겨날 것이며 디테일한 면까지도 커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오랜 방황의 시간을 보내고 나이 들어 인생을 정리하며 장흥문화원장을 하고 있다. 젊은 날 호기 있게 여러 방면에서 주의주장도 많이 해 보았지만 이제사 깨닫고 있다. 문화가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그래 김구선생이 말한 ‘오직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는 말이 얼마나 앞을 내다보는 말이었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문화라는 힘은 어떤 물리적인 힘보다 모든 경계를 무너뜨리는 가장 강력한 무형의 힘이다.  우리말은 지금 5000년 역사상 나라 안팎에서 가장 빛나고 있다. 삼성은 이를 기회로 삼아 세계의 삼성으로 나아가야 하고, 우리나라는 경제 강국에 이어 문화 대국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꼭대기에 한글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