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심정지 버스승객’ 심폐소생술로 살린 호남대 3총사
상태바
‘심정지 버스승객’ 심폐소생술로 살린 호남대 3총사
  • 이하정 기자
  • 승인 2023.05.22 1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응급구조학과 정주현, 중국어학과 이준하, 스포츠레저학과 이명학 학생 등 3명
“학교에서 배운대로 응급조치 협업” 시술 회복중인 환자 “학생들에 너무 감사”
호남대학교 이준하, 박주현, 이명학 학생(사진 왼쪽부터)

호남대학교(총장 박상철) 재학생 3명이 하굣길 시내버스 안에서 갑자기 심정지 상태로 쓰러진 70대 할아버지를 심폐소생술(CPR)로 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순식간에 발생한 위급 상황에서도 119신고와 환자 상태 확인, CPR과 후속 구호조치 등을 학교에서 배우고 몸에 체득한 대로 신속하면서도 침착하게 해내 평소 교육과 실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절감케 했다. 

신속한 응급조치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주인공은 호남대학교 사회경영대학 중국어학과 이준하(3학년), 보건과학대학 응급구조학과 정주현(3학년), 문화예술체육대학 스포츠레저학과 이명학 학생(3학년).(사진 왼쪽부터) 

이들은 지난 5월 16일 오후 5시께 수업을 마치고 광주시 광산구 호남대 정문앞에서 500번 버스를 탄 뒤, 송정지하차도(영광통)를 지나던 중 내리는 문 근처 좌석에 앉아 있던 조모 할아버지(78)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버스 바닥으로 쓰러지자 신속한 CPR과 응급조치 등의 협업으로 살려냈다. 

정주현 학생은 “갑자기 쿵소리와 함께 할아버지가 버스 바닥에 쓰러지신 것을 보고 바로 119에 신고 했고, 119 상황실 직원이 휴대전화 스피커폰으로 들려준 속도에 맞춰 다른 학우들이 CPR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환자의 머리를 손으로 감싸 고정하는 등 학교에서 배운 전공 지식들을 현장에 그대로 적용했다”고 말했다. 또 “전공을 살려 구급대원이 되는 것이 목표인데, 이번에 긴장감 넘치는 현장을 경험하며 앞으로도 몸에 더 자연스럽게 배도록 이론과 실습을 열심히 익히겠다”고 다짐했다. 

이준하 학생은 “할아버지가 쓰러지신 것을 보고 다른 생각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몸이 반응해서 뛰어나가 환자를 바로 눕히고 호흡과 의식 여부를 확인하고 허리 벨트를 풀어 몸을 느슨하게 했다”며 “학교에서 CPR을 배웠는데,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심장을 압박해야 한다고 알고 있어서 온 힘을 다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이명학 학생도 “CPR을 하고 있는데 ‘혼자서 하기 힘드니 같이 하자’며 나선 학생이 호남대 학우인줄 나중에 알았다”며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할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다른 승객분들도 신발을 벗기고 팔과 다리를 주물러주며 도왔다”며 자신들의 공을 ‘시민정신’에 돌리는 겸손함도 보였다. 

이들 학생들이 번갈아가며 10분여 동안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교통혼잡을 피해 길가에 정차한 시내버스에 119구급대원들이 도착했고,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할아버지의 딸 조영미 씨는 “심정지가 왔을때는 골든타임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학생들이 주저하지 않고 심폐소생술을 해서 위기를 넘겨 너무 감사하다”며 “아버지는 18일에 심장제세동기삽입 시술을 받으시고 현재 회복 중이시며, 활동이 가능해지면 생명의 은인인 학생들과 꼭 식사라도 하면서 감사함을 표시하시겠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또 “의사선생님께서 ‘아버지 갈비뼈가 부러진 것은 CPR을 제대로 했다는 반증’이라고 말씀하셨다”며 “학생들이 제대로 배우고 실천해서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고 칭찬했다. 한편 광주 서부소방서는 급박한 응급상황 속에서도 평소 배웠던 응급처치술을 신속하게 해낸 이들 호남대 학생들을 소중한 생명을 살린 시민 인증인 ‘하트세이버’로 추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