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욱∥교육학박사·청천(淸泉)교육문제연구소 이사장
패션쇼를 준비하듯
무대에 장막을 두르더니
분주히 세월을 날랐다.
기다림을 열고
축제장에 들어서니
감탄사가 울려 퍼져 허공까지 놀란다.
풍덕 뜰 가득한 유채꽃 물결에
오색 튤립 차례로 바늘에 꿰어
순천의 상징을 S자로 겹겹이 수 놓았다.
꽃수로 완성된 커다란 양탄자는
봄바람에 실려 하늘을 날려는 듯
원색으로 차려입은 승객들을 불러 모은다.
오천 뜰을 점령한 사계절 잔디는
주인인 저류지를 연못에 몰아넣고
남의 땅이 제 것인 양 의기양양해 있다.
터를 빼앗기고 낮은 곳으로 쫓겨난 연못은
밉상의 새 친구를 벌써 용서했는지
다정히 손잡고 손님들의 안구를 정화시킨다.
두 뜰을 갈라놓은 동천은 미안한 마음에
양팔 높게 쳐들고 흔들다리 지탱하느라 끙끙대더니
흐르던 강물을 멈춰 세워 배까지 띄웠다.
축제장을 꽉 메운 환한 얼굴들은
런웨이로 변신한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동천의 흔들다리를 걸으며 미소지을 때 패션쇼를 완성하는 듯하다.
-캐치프레이즈 ‘우리는 정원삽니다’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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