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죽은자의 숨결, 산자의 발길' 5.18 민중항쟁 역사기행
상태바
'죽은자의 숨결, 산자의 발길' 5.18 민중항쟁 역사기행
  • 현요한
  • 승인 2023.05.16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요한∥나주봉황고등학교 2학년

저는 역사학자를 꿈꾸는 학생이지만 5·18민중항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어 5·18 민중항쟁 기념일을 앞두고 견식을 넓히기 위해 5·18민족통일학교에서 주관하는 역사기행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5·18민중항쟁은 1980년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의해 자행된 일이라는 것,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역사 기행을 통해 5·18 민중항쟁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하여 어떤 사관(史觀)을 가지고 역사를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역사 기행에서 다양한 사적지를 갔으나, 그중 가장 인상에 남은 곳은 5·18국립묘지였습니다. 5·18국립묘지는 5·18 민중항쟁 희생자분들을 기리는 곳으로, 여러 오월 열사 분들의 묘가 있었습니다.

그 중 윤상원 열사의 묘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윤상원 열사는 1980년 5월 27일 마지막 순간까지 도청에서 최후의 항전을 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저항하셨습니다. 윤상원 열사는 “오늘 우리는 패배할 것이다. 그러나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다.” 윤상원 열사의 이 말씀은 제게 당시 광주 사람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5·18 국립묘지에서 “얼마나 많은 시민이 죽었는데 집에 돌아가 편히 잠잘 수 있겠어요?”라고 말하며 끝까지 도청에 남았다가 순국하신 고등학생 문재학 열사, 아버지가 집에 가자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은 끝마치고 가야 한다”며 최후의 항쟁에 참여하신 김종철 열사님 등 다양한 오월 열사 분들을 뵐 수 있었습니다. 윤상원 열사를 포함한 많은 오월 열사를 뵈면서 그들의 희생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과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겠다고 생각 하였습니다.

인상 깊은 곳은 사적지가 많았는데, 그 중 하나는 전남대 정문이었습니다. 전남대 정문은 5·18 민중항쟁 사적지 1호로서 민중항쟁의 시발점이 된 장소 입니다. 휴교령에 반발한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고 계엄군은 이를 폭력으로 진압하며 5·18 민중항쟁이 시작되었습니다.

43년 전에 이 장소에서 많은 학생들이 곤봉을 맞고 검으로 베였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정신이 드러나는 정취에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거대한 돌로 만든 정문이 학생들의 무너지지 않는 민주정신, 오월정신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전남대 안에서 ‘정의의 길’을 둘러보았는데, 그 중 박관현 열사의 추모 조형물이 가장 인상에 남았습니다. 박관현 열사는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장이셨고 민족 민주화 대성회를 이끄셨던 분이셨습니다.

박관현 열사는 대성회를 이끌며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을 확산시키셨고 수감되신 이후에는 교도소 내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며 민주 의식을 나타내셨습니다. 추모 조형물에 쓰여 있던 박관현 열사의 대성회 연설과 ‘민주화의 새벽 기관차 박관현’이라는 글귀는 저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또 기억에 남는 곳은 5·18 민주광장입니다. 5·18 민주광장은 민족민주화 대성회부터 5·18 민중항쟁의 각종 집회가 열렸던 곳입니다. 해당 사적지에 있는 분수대와 오래된 시계, 옛된 정취는 5·18 민중항쟁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었습니다.

광장 옆에는 당시 희생자들의 시체를 안치했던 상무관이 있었습니다. 소설 ‘소년이 온다’의 중학생 동호의 모습이 아른거리는 상무관은 저에게 ‘다시는 이런 참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이번 5·18 민중항쟁 역사기행을 다녀오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5·18 국립묘지에서는 윤상원 열사의 역사의식과 오월 열사분들의 민주의식을 느낄 수 있었고, 전남대에서는 당시 학생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박관현 열사의 민주주의에 대한 노력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5·18 민주광장에서는 옛 정취를 그대로 담고 있는 분수대, 시계탑, 그리고 상무관의 모습을 통해 5·18 민중항쟁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역사기행에서  두 가지 교훈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 교훈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은 계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직 우리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라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국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때도 있으며 한 개인을 위한 국가 권력의 이용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오월 열사님들을 위해서,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신 당시 광주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민주주의를 갈망하고 민본주의(民本主義) 국가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교훈은 올바른 사관(史觀)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역사기행을 통해 오월 열사님들의 투쟁을, 광주시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5·18 민중항쟁을 폄하하고 왜곡하는 인사들이 존재합니다.

오월 열사분들을 위해, 그리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던 광주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올바른 사관(史觀)을 가지고 역사를 바라보아야 하고 해당 역사를 널리 알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5·18 민중항쟁 역사기행을 하면서 5·18 민중항쟁의 역사에 대해 배우고, 오월 정신, 다양한 교훈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5·18 민중항쟁 역사기행을 통해 제가 어떤 역사학자가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이상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에게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