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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생태 수도 順天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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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생태 수도 順天을 위해
  • 박 관
  • 승인 2023.04.1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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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관∥본지 논설위원·칼럼니스트

‘2023 순천만 국가정원 박람회’가 10년 만에 다시 한번 성대하게 개막하며 박람회장을 찾는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충분하게 준비됐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자아내는 조수미의 축하공연은 봄날의 밤을 천상의 소프라노로 수 놓으면서 이미 행사의 성공을 알리기에 충분하다. 내 고향 순천에서 개최되는 행사이기에 자못 자긍심과 함께 감흥이 배가되는 기분이다.

모든 국가의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국가를 세계 최대의 선진국으로 만들겠노라고 장담한다. 틀린 주장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좋은 환경에서 편리하게 살기를 근본적으로 추구하기 때문이다.

자연을 최대한 이용해 인간이 편하게 사는 것이 지금 인류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가치가 되고 있다. 단순하게 자긍심만을 누리고자 하는 순간 생태환경전문가인 동기생 친구의 카톡 메시지가 가슴을 울린다.

“개막식의 과다한 조명은 생태환경에 반하는 것이지요. 정원박람회를 생태 수도와 연결 짓지만. 정원, 그 자체가 생태가 될 수 없습니다. 그냥 보기 좋은 조경일 뿐입니다. 인위적으로 식재된 수많은 식물은 절대 탄소 흡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동천에 자생하는 수생식물과 순천만 개펄의 염생식물이 훨씬 기능이 많습니다.”

일상에서 마구 쓰고 버리고 하면서 어쩌다 한 번쯤 자연환경을 생각해 보곤 나름대로 환경보호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경종으로 들린다. 지구상 어느 곳에서는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또 한편에서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홍수로 물난리가 나는 현상을 흔하게 접하면서 기후의 이상 변화를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시험문제에 단골로 등장하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겨울철 기후의 특성을 말해 보세요?' 하는 문제인데 정답은 ‘삼한사온(三寒四溫)’이다. 어린 시절을 기억해 보면 그 정답은 거의 틀림없이 진행됐다는 사실이다. 순천만에 찾아오는 흑두루미가 해마다 증가해 올해는 세계에 살고 있는  개체의 50% 이상이 순천만을 찾았다고 한다.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오래전 순천시가 추진한 전봇대 지중화 사업과 조류의 먹잇감을 잘 보존하고 관리했기에 나타난 결과다. 이러한 사업이야말로 진정한 생태보전을 위한 투자이지 싶다. 앞으로 주목해서 살펴보아야만 할 사업이거니와 반드시 해 나가야 할 일들이다. 세계의 모든 국가가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펼쳐 나가면서 탄소 중립 정책을 강력하게 앞세우는 것은 사실은 실현 불가능한 구호에 불과하다.

더 이상의 자연파괴는 인간을 파멸로 이끌어 갈 것이라는 염려에서 나온 구호이기에 그나마 다행이기는 하다. 성장의 뒤끝에는 반드시 환경의 파괴가 뒤따르고 있음을 우리는 흔히 보아왔다. 빛과 그림자의 관계처럼 서로 따라다니는 사이기에 숙명적으로 그럴 수밖에는 없나 보다.

자녀 네 명을 낳아 기르면서 일회용 기저귀를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천 기저귀로만 자녀를 기르는 독일의 젊은 부부를 본 적이 있다. 애들을 데리고 외국 여행을 가는 순간에도 그 원칙은 지켜진단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너무 답답하고 고리타분한 생활로 비추어질 수 있지만 그런 행동이야말로 진정한 자연보호의 실천자요, 환경보전의 파수꾼이 아닌가. 

생태 수도를 내세우며 열리는‘2023 순천만 국가정원 박람회’를 보면서 “진정한 생태의 환경은 어떠한 모습이어야 할까”하는 숙제를 안게 된다. 우리는 오직 쾌적한 환경만을 추구하고 성장만을 인간의 가치로 여기면서 생활해 오지 않았는가, 너무나도 당연한 인간 본능으로 미화하면서 말이다. 이제는 그런 단편적인 사고와 자기 편의적인 사고를 멈춰야 할 때다.

옛날보다 발전한 멋진 정원의 감상도 좋지만 투박하고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인간과 더욱 친숙하고 원초적인 관계일 것이다. 이번에 열리는 ‘2023 순천만 국가정원 박람회’가 진정한 생태환경의 의미와 비전을 전 세계에 알려주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순천이 생태 수도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장이 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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