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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의 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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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의 반말
  • 장용열
  • 승인 2021.01.1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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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열∥정책분석평가사·교육행정에디터

학교에서 교감의 반말이 스쿨갑질 논란으로 번지며 사회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언론에 보도된 것을 검색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강진 모 중학교 '스쿨갑질' 논란 (2020.6.17. 전남일보), 중학교 교감 '갑질 논란' 교육청 감사 착수 (2020.6.18. 광주 mbc 뉴스), 교장·교감이 반말·욕설 '광주 교사 10명 중 2명 갑질 피해'(2019.12.5. 연합뉴스)등 많은 뉴스를 접할 수 있다.

최근 필자에게 제보된 A초 교감은 행정실 소속 일반직공무원에게 반말을 자주 하고 심지어는 행정실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교감이 행정실에 근무하는 일반직공무원에게 눈을 치우게 일찍 출근하라는 등 맘대로 지시를 한다는 것이다. 한번은 참다못한 행정실장이 소리높여 교감과 언쟁을 벌였다고 한다. 

학교에 두는 일반직공무원의 정원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직무는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의 행정사무를 담당’한다. 이런 초중등교육법령을 모를리가 없는 교감이 행정실에 와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일반직공무원에게 반말을 했다는 것은 교감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전남교육청은 2020년 3월 31일자로 ‘상호 존중 및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 협조’ 공문(정책기획과-2134, 2020.3.31.)을 일선학교 및 기관에 시행했다. 공문내용에는 최근 근무문화 여건조성과 관련한 민원이 제기돼 다시 한번 강조하니, 각 실과 및 기관에서는 구성원이 상호 존중하며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상호 존중하는 호칭 사용’ 및 ‘성적발언을 금지’ 하고 ‘출·퇴근 시 인사 강요 금지’등을 적극 준수해 주시기 바란다고 적시했다.

A초 교감의 반말 행태는 공문 지침 위반 뿐만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매년 국가권익위원회에서 평가하는 내부청렴도 조사에서 ‘부당한 업무지시’에 해당돼 전남교육청의 내부청렴도가 낮아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필자는 제보된 A초 교감이 지휘 감독권도 없는 행정실의 일반직 공무원에게 함부로 반말을 하고, 눈을 치우라고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스쿨갑질’을 보면서 이렇듯 비민주적이라고 소문난 관리자를 만나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일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이처럼 전남학교혁신에 반하는 교감의 비민주적인 권위는 어디에서 왔을까? 필자는 최근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주는 글을  발견해 여기에 옮겨본다.

'학교 내부자들'(박순길 지음, 2018, 에듀니티)이라는 책을 보면 “교감자격연수에서 ‘의전’ 연수과목이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의전은 외부손님이 학교로 왔을 때  특히, 교육장이나 장학관, 장학사들이 왔을 때, 어떻게 접대해야 하는지를 교감쯤 되면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에 높은 분이 오면 누가 어디까지 마중나가야 하는지, 현관에 실내화는 어떻게 놓는지, 교장실 좌석 배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를 놓는 순서는 어떠한지 등 매우 섬세하게 손님맞이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러한 의전의 바탕에는 매우 권위주의적이고 계급주의적인 발상이 깔려있다"면서, "권위주의적 의전문화를 교감자격연수에서 배우고 나면 승진 후 교사들로부터 교감지위에 상응하는 대우를 당연히 받아야 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마무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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