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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인 시인 시집 ‘툭, 건드려주었다’ 出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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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인 시인 시집 ‘툭, 건드려주었다’ 出刊
  • 김두헌 기자
  • 승인 2016.07.01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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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해보초 교감 이상인 시인의 네 번째 시집

함평 해보초등학교 교감으로 재직 중인 이상인 시인이 4번째 시집 ‘툭, 건드려주었다’(사진)를 출간했다.

132쪽 분량의 '천년의시작'에서 출간된 시집에는 이상인 시인이 바쁜 학교생활에도 아이들과 틈틈이 시간을 내 학교 주변에서 보고 체험하고 느낀 일들을 소재 삼아 존재의 내부를 만지는 시편들을  모아 놓은 64편의 시가 실렸다.

이 시인은 “그동안 아름답고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해 온 것들을 통해서 독자에게 건강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내용들을 이번 시집에 담아 보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시인은 또한 교직생활 30여 년이 넘게 농촌에서, 산촌에서, 섬마을에서 아이들에게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직접 지도해 어느덧 많은 제자들이 시인으로 성장해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 시인은 담양에서 태어나 광주교대를 졸업하고 1992년 ‘한국문학’ 신인작품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해변주점’, ‘연둣빛 치어들’, ‘UFO 소나무’를 발간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와 전남·광주작가회의 회원, 시울림, 시꽃마 동인으로 활동중이다.

문장리

사람들은 짧은 문장 안에서 산다.

잠시도 문장을 벗어나 본 적 없는 명사들이
서툴게 쓴 문장 길을 어슬렁거리고
문장의 크기만큼 열리는 오일장에는
싸고 풋풋한 언어들이 넉넉하게 팔린다.
몇 대째 한 문장에서 함께 사는 이들
고치고 고쳐도 허술한 생을 베개 삼아
저녁이면 30촉짜리
밝은 주제 하나 켜놓고 잠든다.

개구리 떼도 긴 문장 속에서 운다.

어쩌다 문장을 펄쩍 뛰쳐나간 놈들은
소문처럼 아침 안개로 떠돈다.
별들마저 새까만 밤하늘의 첫 페이지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으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전설을 수놓는
이 문장 안에서, 문장 사람들은
서로 뜻이 잘 통하는 한 구절 문장일 뿐.

부대끼며 힘들게 살다 보면
눈인사만 나누어도 금방 친숙해지듯이
짧고 간결한 내용의 문장들이
다시 태어나고 새롭게 고쳐 쓰이다가
결국은 삶의 비틀린 얼룩 자국처럼
세월의 비누로 깨끗이 지워져 가는 것이다.

짧고 긴 문장 안에 사는 것들이 많다

* 함평 해보면 문장리(文章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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