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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휘국 광주교육감 당선자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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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휘국 광주교육감 당선자에게 바란다
  • 하영철
  • 승인 2010.06.0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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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철∥미래로학교교육도우미 대표

나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 많은 관심을 갖고 각 후보자의 정책을 꼼꼼히 살폈고 TV토론회도 빠짐없이 보았다. 교육감은 우리 광주시 초중고생의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으로 누가 교육감이 되느냐가 정말로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현 교육감, 대학총장, 초등교장, 대학이사장 출신을 제치고 전교조 광주지부장과 시민추대 후보 그리고 현 교육위원의 경력을 내세운 장휘국 후보가 당선되었다.

전국적으로 살펴볼 때 16개 시도에서 진보 성향 4명, 전교조 출신 2명이 교육감에 당선된 것은 현 MB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라 생각된다. 그러나 교육감은 보수냐 진보냐, 전교조 출신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들이 갖고 있는 교육철학과 신념, 비전과 리더십이 중요하다.

토론회를 보면서 나는 MB정부의 교육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당선자에게 높은 점수는 주었지만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는 것이 몇 가지 있었다. 그가 당선된 것은 전교조 출신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전교조 교육정책을 지지하기 때문이 아니고 MB정부의 잘못된 국가 정책, 세종시 문제, 4대강 문제, 천안함 사건, 전교조 교사 해직 강요, 빈부의 격차로 향하는 교육정책에 대한 강한 반대의 시민정신의 표출인 점을 생각해야 한다.

교육은 시행착오가 있을 수 없고 innovation적인 혁신도 있을 수 없는 영역이다. 옛말에 視而不見이요 聽而不聞이라는 말이 있다. 지도자가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위를 면밀히 살펴도 자신의 앎이, 지식수준이, 전문성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봐도 보이지 않고 들려도 들리지 않아 자기 거울 이미지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당선자는 시민들이, 학부모가 전교조의 교육정책을 지지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세계라는 숲을 향해 IT고속도로를 달리는 미래 꿈나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 것인가를 교육 전문가, 시민, 학부모 등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주기를 바라면서 몇 가지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세계는 총성 없는 교육 전쟁이 진행되고 있음을 생각하고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인재 양성에 힘써 주기를 바란다. 당선자의 토론 내용이나 교육정책에는 세계를 향한, 미래 교육에 대한 비전이 보이지 않아 걱정스러웠다. 당선자가 주장했던 무상급식, 3대 교육비 무상지원, 부패근절, 최상의 공교육, 소통과 참여, 보편적 복지, 존중과 배려 등의 공약은 현재의 우리 교육 현안임은 틀림없고 이것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점이다.

그러나 평등성과 복지 정책만으로는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을 먼저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지금 선진국은 창의성 인재를 기른다는 목적하에 교육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경쟁력 없는 학교 폐쇄, 무능교사 퇴출에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 오바마 정권은 매년 1천 개 학교씩 5년 동안 5천개 학력 미달 학교의 교직원을 교체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영국은 4년 동안 5백 개 초중등 학교장 교체, 학력 미달 학교의 민간인 학교 전환, 5년마다 교사 평가를 통한 교사 자격 면허증 갱신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40년 만에 유도리 교육 폐지, 수업시간 10% 늘리기, 교과서의 양 2배 늘리기, 교원 면허 갱신제, 전국 학력 평가 실시 등 모든 선진국들이 경쟁을 통한 교육력 강화에 국력을 쏟고 있다.

그리고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은 수학, 과학 교육을 강화하고 있고, 특히나 미국은 유치원에서부터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교육을 추진하고 기초과학 연구에 예산을 2배 증액하고 있으며 STEM 전문교사 4만 명 양성, 대학교수, 노벨상 수상자의 교수 요원 활용에 교육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이루었으나 노벨상 수상자는 기초과학 분야에 한 명도 없고 미국 아이비리그에 재학 중 자퇴자가 40%가 넘고 있으며 휴대폰이나 원자로 핵심 부품을 수입하는 국가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청소년이 세계를 향한 IT고속도로에서 선진국 청소년을 따라잡을 수 있으려면 복지와 평등성 교육만으로는 어려움을 생각하고 자율과 경쟁을 통한 창의성과 수월성 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둘째, 학원보다 좋은 학교, 게임보다 좋은 학교, 엄마처럼 다정한 교사가 가르치는 혁신 학교를 설립한다는 정책에 공감하나 몇 가지 점은 다시 생각해줬으면 한다. 창의성은 사고할 수 있는 시간의 여유가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휴식, 놀이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은 교육 전문가들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창의성은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한 사고의 유연성, 통찰과 직관에 의해 생성된다고 볼 때 기본 지식 교육이 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토요일 수업 연장, 미국의 KIPP(Knowledge is power program) 학교 등의 수업 연장을 통한 학력 신장이 추진되는 지금 토요일 책가방 없는 학교, 즐거운 학교만을 추진한다면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볼 때이다. 물론 인성 교육도 중요하다. 그러나 인성 교육에는 교과서도 없고 교육의 장(場)도 없다. 인성 교육은 가정과 사회가 앞장서야 하고 학교에서 인성 교육은 교사들의 예의를 지키는 솔선수범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같이 교사의 교감 교장과의 갈등 현상이 존재하는 한 학생들의 인성 교육은 존재할 수 없다. 이제 학교에서의 인성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실추된 교권을 회복시켜 주고 그들이 소신과 긍지를 갖고 학교교육에 임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학생 인권 조례에 앞서 교사 인권 조례를 먼저 만들어야 하고 인성 교육은 수업의 과정 중에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남한산 초등학교에서 추진하는 혁신 교육은 초등학교의 예이고 이것을 중고등학교에 그대로 도입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경쟁과 차별 없는 교육과 사회는 이상이지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줄 서기에서도 어느 한 줄을 보면 그곳에는 서열과 경쟁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블록 스케줄링인 80분 수업, 30분 휴식도 생각해볼 문제다. 교과나 학습 과제의 특성에 따라 단위 시간의 연장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특히 앞으로 지향해야 할 맞춤식 개별학습이나 통합적 접근학습, 학습지향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현행 초중고의 40분, 45분, 50분 수업시간을 연장해야 한다. 그러나 각급학교가 일률적으로 단위 수업시간을 연장하는 것은 고려해야 한다. 수업시간을 초등 40분, 중학 45분, 고교 50분으로 정한 것은 학생들의 발달과업에 가장 적합한 단위 시간인 점도 생각해볼 일이다. 그리고 인간의 생체 시계를 활용한 수업시간 변화도 시도해볼 일이다.

아침 시간은 초중등생들의 생체 시계는 잠을 자는데 어른들의 내면 시계에 의한 주요 교과 수업 배정은 새롭게 생각해볼 문제다. 앞으로 혁신 학교를 개설하는 것보다 현존하는 학교에 그 예산을 투입하여 인적, 물적 개선을 통한 혁신 교육을 추진하는 것이 어떨지 감히 제안해 본다.

끝으로, 교육감 당선자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국가 수준의 성취도 평가, 교원 능력 평가, 학교장 공모제, 무상급식 등 굵직한 교육 현안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오늘날 포스트모더니즘, 신자유주의, 구성주의,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이하여 학생 교육, 학교교육을 어떻게 추진해 가야 할 것인가를 심도 있게 고민해주기를 바란다.

자율과 경쟁이 없는 평등과 상생만으로는 국제 경쟁에서 이길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Leaders do the right things”의 의미를 살려 초중등을 어우르는 소신 있는 교육정책을 추진하여 광주 교육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주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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