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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장 730일, 되돌아보니 행복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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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장 730일, 되돌아보니 행복했던 시간"
  • 이 숙
  • 승인 2023.08.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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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숙∥전라남도담양교육지원청교육장 

“천년의 역사를 품은 인문생태의 고장 아름다운 담양에서 제28대 전라남도담양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부임하여 여러분과 함께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교육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지만 그 어느 지역보다 교육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지대한 지역민과 교육가족, 여러분을 믿기에 든든한 마음으로 소임을 다하고자 합니다.”(중략)

“사람은 교육을 통해 성장합니다. 우리 담양지역의 학생들이 가정·학교·지역사회가 소통하고 협력하는 건강한 토양에서 배움과 성장을 거듭하여 행복한 삶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벌써 2년 전의 일이다. 2021년 9월 1일 오전 10시 72명의 담양교육지원청 직원들과 첫대면을 했다. 낯선 공간에서 책임과 열정을 다짐하는 듯한 직원들의 눈빛을 온몸으로 받으며, 두근두근 설레는 첫만남의 부임인사를 했던 기억이 아득하기도 하고 엊그제 일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교육장 직무 수행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담양교육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학생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교육활동을 위한 무게, 쾌적하고 안전한 학교를 위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무게, 지역의 기관과 사회단체는 물론 지역민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느끼는 무게,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소모되는 감정 에너지의 무게 등은 그 어떤 기기로도 측정이 어렵다. 2년간 누적된 무게만큼 행복하고 소중했던 ‘교육장의 시간 730일’을 되돌아본다.

교육장으로서 가장 우선에 두었던 것은 학생들이 품격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삶의 기본이 되는 기초학력보장교육을 중시했고, 따뜻한 마음과 이타성을 길러 사람다운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독서·인문교육을 강화했다.

담양군, 담양문화재단, 담양도서관, 담양지역언론, 전국예술인협회담양지회, 광주교육대학교, 전남대학교, 조선대학교,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등과 협업해 우리 담양의 아이들이 문제해결력과 심미적 감성을 지닌 멋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다음은 학교 현장 중심 소통과 공감의 교육행정을 실천하는 일이었다. 현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서는 학교 안으로 한걸음 더 깊숙하게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관내 초·중·고 26교를 수시 방문하고 사안에 따라 업무담당자가 급히 현장으로 달려가도록 했다. 늘 교직원, 학생, 학부모의 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함으로써 교육 현장의 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지역과 교육의 상생을 위해 지역사회와 늘 함께 하는 일이었다. 지역과 교육이 유기적으로 연대하고 협력해 상생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담양군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했으며 지역의 유관단체와 연합해 교육적 행보를 실천했다.

아울러 담양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담양을 더욱더 잘 알고 애향심을 갖고 담양을 지키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사문학향기 품은 담양인’ 특색사업을 운영했다. 또한 학생들의 돌봄과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마을학교, 지역아동센터, 대안교육기관까지 빈틈없는 맞춤형 현장 행보를 통해 세심하게 살피고 공감과 소통 기반의 실효성 있는 성장 지원을 펼쳐왔다.

담양교육장으로서 730일 동안 “학생들이 품격 있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한다. 현장중심 공감과 소통의 교육행정을 실천한다. 늘 지역사회와 함께한다”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전진해 왔다. 오랫동안 걷다보니 길의 모양이 점점 선명해지고, 행복한 담양교육이 행복한 사람을 만든다는 신념이 교육 현장과 지역 속에 시나브로 스며드는 것 같았다.

아이들을 만나고, 학교 현장을 찾아가고, 기관 단체장들과 협력하고, 지역민과 함께하는 반복된 일상이 어느새 루틴이 되었지만 이젠 교육현장을 떠날 시간이 됐다. 교육 현장에서 한걸음 물러서 조망하게 될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이번 여름은 기록적인 집중호우와 가혹한 더위가 삶의 질을 내려앉게도 했지만 자연의 섭리대로 머지않아 서늘한 가을이 찾아오고 그 가을 안에서 나는 행복을 찾아낼 것이다. 36년 6개월을 교육의 현장에 있었으니 퇴직 이후의 삶이 이전의 삶과 어떻게 달라질지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다만 잠시 쉼과 비움을 통해 나를 채워 나가고 또 다른 시작을 향해 가치로운 삶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는 희망이 작은 새의 날갯짓처럼 가슴 속에서 파닥이고 있을 뿐이다.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교직원들에게 인간적·업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감이 되고 싶었으며, 학생·교직원·학부모가 따뜻하게 응집하는 학교를 경영하고 싶었던 교장을 지나 감사하게도 전남교육 정책을 실현해야 하는 담양교육 현장에서 헌신할 수 있는 교육장까지, 모든 것이 감사할 뿐이다.

교직생활 동안 등대가 돼 주셨고 가족처럼 챙겨주셨던 정균태 전 광양교육장님과 노형석 전 함평교육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국어교육이라는 관계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한 선배님들과 후배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나에게 교육장이라는 역할 부여를 깊이 고민하셨을 분들도 정말 고맙다. 교육장이라는 귀한 소명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격려해 준 모든 분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우리 청 직원들에게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 나를 기억하는 소중한 모든 분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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