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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가 가져다 준 심리적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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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가 가져다 준 심리적 효능
  • 김 완
  • 승인 2023.07.1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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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 한장 칼럼(53)

걷기가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은 거의 상식이다. 요즘 온 인류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챗GPT에 걷기의 효능을 물었다. 순식간에 다섯 가지의 효능을 나열해 주었다.

심혈관 질환, 심폐지구력 등 신체의 건강에 유익하고, 체중 관리, 스트레스 해소 등 정신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뿐 아니라 관절 건강과 혈당을 조절하여 대사 건강에 많은 효능을 보인다고 소개해 주었다.

오래전부터 걷기를 했다. 휴대폰에 저장된 걷기 앱을 검색해 보니 2016년 1월부터였다. 8년째다. 하루 1만5천보를 목표로 했다. 매일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한 달 중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날은 대략 5일 내외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중 하나다.

첫째는 걷기 운동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음주를 한 날이다. 둘째는 장거리 출장이나 여행을 하는 날이다. 차 안에서 걸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일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때는 월평균 목표 달성으로 대체했다. 어느 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다른 날에 부족함을 채웠다.

인간은 특정 숫자를 목표로 설정하면 그를 달성하기 위해 무모할 정도로 집요하게 매달리는 경우가 있다. 내가 그랬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면 모호한 것보다 강한 동기가 부여된다는 존 로크의 목표 특이성 이론이 적용되는 것이다.   

내가 오랜 기간 동안 걷기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히 목표 특이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걷기가 가져다주는 심리적 효능이 어려움을 이겨낼만큼 쏠쏠한 까닭이다. 어떤 효능일까. 첫째는 마음의 위안이다. 걷기는 스스로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위로를 준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건강을 위한 운동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한다. 그것은 운동 부족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걷기는 운동 부족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이다.

둘째는 사색의 효능이다. 사색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탐구하는 시간이다. 사색을 통해 인간은 세상의 번뇌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한다. 또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갖기도 한다. 일종의 정신적 걷기라고 할 수 있다. 사색과 걷기가 조화롭게 결합하면 정신적인 면과 신체적인 면이 균형을 찾을 수 있고 마음의 평화를 얻는데 최상의 효과를 가져다 준다. 

셋째는 긍정의 효능을 가져다 준다. 일상 생활에서 하고 싶지 않은 자질구레한 일이 참 많다. 가까운 가게에서 두부 한 모를 사오는 일,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일 등이다. ‘왜 내가 그 일을 해야 해?’, ‘다른 사람들이 보면 창피한데?’ 등의 생각이 드는 경우이다. 부정적인 사고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걷기는 ‘어차피 목표만큼 걸어야 하는데 잠깐 다녀오지 뭐.’ 라는 긍정의 사고를 가져다 준다.

기록적인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그만큼 사람의 움직임이 줄어드는 요즘이다. 어두운 뉴스들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코미디 같은 행동을 하는 정치인들이 마음을 더 어둡게 한다. 걸어야 하는 이유를 하나 더 늘려 주었다. 가끔 빗줄기 멈추는 짧은 시간에 가벼운 걷기로 활력을 되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구름 사이로 한 줄기 햇빛이 걸음을 반겨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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