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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방학에 꿈꿔보는 인생책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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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방학에 꿈꿔보는 인생책 한 권 
  • 김 완
  • 승인 2023.07.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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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 한장 칼럼(52)

이번 달 하순이면 여름방학을 한다. 매년 2회씩 맞이하는 방학이지만 이번 방학은 남다르다. 교직 41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방학이다. 세어보니 78번째. 초등학교 입학에서부터 교직의 마무리까지 내가 맞은 방학의 횟수다.

중간에 교육전문직이라는 외도(?)를 하지 않았더라면 100회가 훌쩍 넘었을 것이다. 어떻게 보내는 것이 마무리 방학을 잘 보내는 것일까. 생각이 많았다.
 
2023년 7월 3일(화). 여름방학을 코앞에 두고 전라남도교육청의 독서인문교육포럼이 개최됐다. ‘책으로 전남의 미래를 만든다’는 슬로건이었다. 독서에 혜안을 가진 전문 작가의 열정과 확신에 찬 강의가 청중의 집중도를 높였다. 독서가 책을 읽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독서-독후감-실천-책쓰기의 순환과정으로 입체화되어야 하고 그것이 삶 속에서 체화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에 공감했다.

다양하게 구성된 토론의 패널들이 쏟아내는 의견 또한 매우 흥미진진했다. 초등학교 교사 입장으로 참여한 패널은 챗GPT시대에 학생들이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인가. 그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현장의 독서인문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를 토로했다. 이 시대 독서교육의 원론적 고민이다. 그는 정보에 대한 판단력, 쓰기 능력, 창의성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강조했다. 명쾌했다.

독특하게 눈에 띄는 패널이 있었다. 재학하고 있는 학교에서 학생회장을 하고 있다는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패널이었다. 이 학생은 포럼 토론을 하기 위해 전남의 청소년 1,500여명을 대상으로 독서 관련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독서 시간의 부족, 독서 흥미의 부족, 독서환경 소외 지역에 대한 지원부족 등의 문제점을 제시했다. 학생들의 진솔한 목소리가 신선했다.

독서인문교육의 지원에 대한 정책적 책임을 안고 있는 패널의 진단 또한 매우 의미 있었다. 청소년에게 독서가 필요한 이유, 독서인문교육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힘주어 강조했다. 학교폭력, 학교생활 부적응 등의 심각한 사회 문제를 완화하고 해결하는데 독서 인문교육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리고 그 정책에 대한 선제적이고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여러분은 인생책이 있습니까” 중고등학교 교사를 대표해 나선 패널의 날카로운 질문이 있었다. 나에게는 이번 포럼의 백미였다. 인생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다. 평범한 일상적 용어다. 이 낱말에 다른 명사가 붙으면 매우 무거운 의미가 된다. 인생책. 인생에 기억되는 책, 삶을 바꾸어준 책이다. 어설픈 몇 권의 책이 떠올랐다. 부족하다. 

교직 인생을 마무리하는 방학에 인생책 한 권 장만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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