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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牛乳)가 길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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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牛乳)가 길을 잃었다"
  • 배남일
  • 승인 2023.06.30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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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남일∥진만초등학교 교육 공무직 미화원

갈 곳을 잃은 우유는 복도 한 귀퉁이에 덩 그러니 버려져 있다. 우유는 아마 울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초등학교 교육 공무직 미화원으로 일하면서 겪게 되는 일 중에 가장 신기하지만, 가장 안타까운 일이 교실 밖 곳곳에 버려지는 우유팩이다.

무상 교육 무상 급식을 하다 보니 우유 값을 내지 않는다. 1교시 수업이 끝나면, 각 반에서 정해진 아이들이 열심히 달려가는 곳, 바로 급식실 앞 냉장고다.

이곳에 가서 자기 교실에 우유 급식을 위해 두 아이가 우유 상자를 들고 열심히 교실로 달려 간다. 이런 또래 친구들의 수고스러움을 모른 채, 자기에게 주어진 우유 한 팩을 보이지는 않는 복도 끝 잘 보이지 않는 소화기 뒤켠에,혹은 누구에 손길도 닿지 않는 창문 한쪽에, 또는 화장실에 그대로 버려져 있다.

소에게서 시작된 우유의 여행은 아이들의 입속으로 들어가 키가 크는 성장의 원동력인 단백질이 되어야 함에도 작은 손으로부터 곧장 이별을 감당하게 된다.

과연 이 아이들은 우유를 먹지 않고 무엇을 먹을까? 우유가 채워져야 할 몸에는 탄산음료가 채워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유를 버리는 학생들은 보통 초등학교 1학년에서 4학년 까지 인 듯 하다. 한창 잘 먹고 운동을 해야 키가 크는데 말이다

나중에 성장이 멈추면 그때 서야 비로소 내손으로 버린 우유를 생각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유가 자기 자리를 빨리 되찾기를 바란다.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이 충분한 교육이 필요하다. 어려서부터 우유를 먹는 습관이 길러져야 운동을 하든 공부를 하든 튼튼한 몸이 길러 질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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