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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 성공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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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 성공에게 묻는다"
  • 김광호
  • 승인 2023.04.1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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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여양중학교 교사

어른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무얼까? 의미나 가치보다는 성공, 출세 등 세속적인 단어일 것이다. 그들은 사람들이 실패나 실수를 반복하면 마치 잘못된 삶을 살고 있다고 뒷담화까지 한다. 

삶은 성공과 실패로 이분화해서는 안 된다. 성공과 실패의 개념도 구체적이지 않고 매우 추상적이다. 꼭 돈을 많이 벌었다고 성공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꼭 높은 지위에 올랐다고 출세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주위에는 돈과 지위를 다 가지고도 불행한 사람이 적지 않다.

실패는 삶에서 끝이 아니며 과정일 뿐이다. 내가 무엇을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선물이며, 내가 무엇을 다시 준비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빛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가정이나 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그러나 부모나 교사는 학생들이 실수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는 학생들에게 큰 부담을 주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만 심어 준다. 그렇다면 어른들은 학생들의 성장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

우선 학생들에게 실패나 실수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학생들은 실패나 실수를 하면, 부끄러워하고 의기소침해한다. 그 결과 다음에 주어진 일에 대하여 미리 걱정하며 절대 실수하지 않겠다는 정신적인 압박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의 도전 의지는 사그라들고 안전한 길만 선택하려고 하기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아를 잃어버린다.

다음으로 학생들은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학생들이 실패나 실수를 하며 아파하더라도 부모나 교사는 한 다리를 건너서 지켜보아야 한다. 그들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삶을 곱씹어 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은 학생들이 이색적인 일과 대면할 때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는 예방주사와 같은 효과가 있다. 

또한 학생들이 실패나 실수를 할지라도 넉넉한 가슴으로 안아주어야 한다. 학생들은 실수를 했을 때 자신을 학대하거나 자신감마저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부모나 교사가 그것을 긍정적 자세로 받아주면 그들의 의욕이나 의지는 결코 꺾이지 않을 것이다. ‘미친 실패력’의 작가 황상열은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결국은 자신만의 길을 찾아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끝으로 부모나 교사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과 격려를 멈춰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실패나 실수하더라도 그의 노력과 시도를 칭찬해 주며, 다음 일을 마음 편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으며, 더 큰 숙제가 주어지더라도 결코 회피하지 않을 것이다.

꼭 기억해야 한다. 부모나 교사가 학생들에게 실수할 기회를 주는 것이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쳐주는 것이다. 베네딕도회 수녀 조앤 치티스터는 ‘우리는 이기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We are not here to win), 성장하기 위해 태어났다(We are here to grow)’라고 말한다. 

학생들은 실수와 실패를 통해 짜고 맵고 달콤한 삶을 맛보아야 한다. 그것이 자아를 찾는 지름길이요 한뼘 한뼘 성장하는 축복의 길이다. 성장이 성공에게 묻는다. 성공아! 너는 본연의 모습을 보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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