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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 윤봉근 "변화·개혁, 조화·안정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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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 윤봉근 "변화·개혁, 조화·안정속에서" 
  • 김두헌 기자
  • 승인 2022.02.14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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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맞은 윤봉근 광주광역시 교육위원회 의장 인터뷰
현행 교육감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교육위원회의 독립형 의결 기구화
'특수목적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얘기' 일축

"우리는 지금 오늘 우리 교육현실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평가를 통해 비전 있는 교육정책을 만들고 전 시민들의 의식전환을 통해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새로운 교육상을 모색하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 봅시다. 작금의 우리 교육현실은 대학입시제도의 문제와 함께 학벌주의의 폐단, 사교육비 문제, 공교육의 내실화 문제, 부패부조리의 척결문제, 그리고 지방교육자치제도의 개선 등 해결해야 할 현안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지난 2005년 9월 2일 광주광역시교육위원회가 개원 14주년을 맞았다. 이날 기념식을 한 윤봉근 교육위원회 의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9월 10일 서면인터뷰를 통해 현행 교육계의 근본문제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유감없이 피력했다.

특히 윤 의장은 "지난해 대학입학 수능 부정 사건에 대해서는 광주광역시교육감과 함께 광주교육의 책임을 나눠 맡고 있는 우리 교육위원들로서는 시민과 학부모 및 교육가족 여러분에게 참으로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수능부정 사태는 현재 우리나라 교육이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이는 일차적으로 대학입시만을 목표로 하는 국가교육정책과 이와 더불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학벌주의 등의 사회구조적인 모순 탓"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윤 의장은 전국 최초의 전교조 출신 의장단(부의장 장휘국)으로 지난 1년을 보낸 소감을 묻자 "그동안 우리 교육위원회를 믿고 성원해 주신 시민여러분과 교육가족 여러분에게 교육위원회를 대표해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우리 교육위원회가 앞장서서 지역의 산적한 교육현안의 해결점을 찾아내기 위해서 교육수요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교육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지혜와 역량을 결집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교육감 주민직선제등을 골자로 하는 지방교육자치법(이하 교자법)의 개정 여부에 대해서도 확고한 입장을 견지했다. 윤 의장이 생각하고 있고 바람직한 교자법이란 교육감 직선, 교육위원회의 독립형 의결 기구화로 요약된다.

이처럼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윤 의장은 "교육감 선거는 가장 깨끗하고 모범이 돼야 하지만, 학교 운영위원만을 대상으로 한 현행 간접선거 방식을 택한 결과 제주도에 이어 울산교육감이 구속되는 등 교육감 선거만 치르고 나면 바람 잘 날 없다"면서 특히 그는 "현행 간선제는 교육수요자인 학부모와 지역주민의 의견을 반영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현행 교육감 간접 선거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피력했다.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윤 의장은 "교육위원회 역시 시도의회의 이중심의로 인한 행정력 낭비가 너무 심한 구조적 취약성을 갖고 있다"고 진단하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행 교육위원회를 독립형의결기구화해 현재의 이중심의·의결 구조를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윤 의장은 일부 정치권과 보수적인 교육관료들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광주에 대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특수목적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기업의 입장에서 임직원의 자녀가 좋은 교육환경에서 다닐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희망은 비단 삼성이나 한전 등 대기업 임직원들뿐만 아니라 우리 광주시민과 교육가족 모두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좋은 교육 환경이 반드시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 같은 형태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특히 자립형 사립고는 올해까지 전국의 6개 학교에 대해서 시범운영을 거쳐 존폐여부를 결정합니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에서는 평가결과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어 그는 "우리 광주교육의 여건 특히 광주교원들의 교육열은 전국 최고라고 자부한다"면서 "빈약한 재정여건에도 우리 광주는 해마다 수능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일궈왔는데 이는 우리 선생님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자립형 사립고나 특목고를 신설할 경우 잘못된 인식 속에서 공교육의 뿌리가 흔들리고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의 위화감 조성 등으로 새로운 사회적 문제를 만들 가능성이 많다고 봅니다. 아울러 우수한 우리 광주의 과학두뇌들을 위해서는 광주과학고를 첨단지역으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저는 광주과학고의 이설 필요성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그 이설을 위해서 나름대로 국회나 교육부 등 다각도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최근 그 결과 부지 확보의 기초는 마무리 단계에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과학고가 그곳으로 이전하면 우리 광주의 과학두뇌들의 육성에 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인근에 광주과학기술원이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광주과학고가 위치한 지역은 부지가 협소하고 접근도 용이하지 않아 학생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인 신상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도 윤 의장은 소신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윤봉근 의장이 너무 정치적인 제스처가 강해 교육자가 아니라 차라리 '정치가'라는 일부 평가가 있다는 조금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저는 지난 89년 전교조 문제로 교단에서 쫓겨난 후 30년만에 실시된 91년도 지방의회의원 선거에 전교조 조직의 결정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 4년 동안 지방의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노태우 정권은 전교조 교사들을 빨갱이 취급한 것에 맞서 전교조에서는 지방의회의원 선거에 후보를 내세워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보자는 결정을 했던 것입니다.

윤 의장에 따르면 당시 지방의회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전교조 후보 12명이 모두 압도적으로 당선됐으며 당시의 의정활동 경험이 현재 교육위원으로서 역할 수행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

"저는 정치가가 아닙니다. 저는 매사 상식과 원칙, 소신을 철칙으로 여기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단의 안정 속에 균형성과 합리성을 잃지 않은 개혁을 지향합니다. 그런 점에서 '정치적'이라는 의미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스타일, 즉 변화와 개혁을 조화와 안정속에서 이뤄낼 수 있는 활기 넘치는 사람을 두고 한 원론적인 뜻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다."

윤 의장은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한 각오를 묻는 질문에 대해 "교육의 질은 국가의 내일을 결정짓는 관건"이라고 전제하고 "시민사회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올바른 교육력을 결집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한층 더 높여 나가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함으로써 교육이 명실 공히 인간교육의 터로 자리 잡아 갈 것이며 지역사회 발전과 국가발전을 유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해내고 또한 국가 사회의 밝은 미래를 활짝 열어 가리라고 확신하며 우리 교육위원회가 뒤에서 그 견인차를 힘껏 밀어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저는 정치가가 아닙니다. 저는 매사 상식과 원칙, 소신을 철칙으로 여기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기사에 언급됐듯 이 기사는 2005년 9월 10일경 작성됐습니다. 윤봉근 당시 광주교육위원회 의장은 중·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교육민주화운동 이후 해직의 고통을 겪은 후 8년간 광주광역시교육위원과 의장을 지냈습니다. 이후 광주시의원에 출마해 제6대 광주광역시의회 전반기 의장, 2014년 6.4지방선거 광주광역시교육감 출마, 이후 국회의원과 광산구청장 출마 준비등 다채로운 정치역정을 보냈습니다.

최근 윤 전 의장은 지난 1월 22일 광주여대 국제회의장에서 '광산이 살아야 호남이 산다' 출판기념회를 갖고 광산구청장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선출직 기초의원·광역의원선거에는 당선되면서도 기초단체장이나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한 윤봉근 의장님, 이번에는 좋은 결과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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