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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변화’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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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변화’를 기대하며
  • 백도현
  • 승인 2018.07.1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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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현∥부영여고 교감

우리 전남은 바야흐로 민선 3기 장석웅 교육감 시대가 시작되었다. ‘담대(膽大)-’함이란, 사전적 의미가 ‘배짱이 두둑하고 용감하다’는 뜻으로 ‘대담하다’는 말과 같은 의미이다. 교육계의 수장이 던진 이 화두(話頭)가 요즘 우리 전남교육계에서 그 구체적인 담대함의 내용을 두고 다양한 해석들이 난무하다.

타고난 성품이 그러하기도 하겠지만, 살아오는 동안 자신의 몸과 마음에 담긴 개인적인 철학일 수도 있다. ‘담대함’을 다른 한 편으로 생각하자면, ‘빚진 것이 없을 때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의 다른 표현 아닐까도 싶다.

우리 전남교육의 민선 3기를 이끌어갈 새로운 교육감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까닭도 그런 자신감 아닐까 싶다. 아무튼 그 담대한 변화를 끄집어내면서 나온 표현은 “전남교육의 역사는 ‘장석웅’,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질 것이다”였다. 결국 그 두 마디를 합쳐서 정리하자면, 변화는 있을 것이고 그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천하겠다는 민선 3기 교육감의 의지라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치열한 선거과정에서 장석웅을 지지했건 지지하지 않았건, 이제는 거부할 수 없는 동행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 동행자로는 우리 전남에 주소를 가진 도민 모두가 해당된다. 선거과정에서 약속했던 공약들이 작금의 우리 도교육청 기존 사업들과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서 실천 가능한 약속들을 정비하는 작업이 인수위에서 진행중이다.

어제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학부모 독서동아리 모임에서 세 번째 만남이 있었다. 여고(女高)라서인지 지도하는 선생님께서 고른 책은 '딸에게 주는 레시피'였다. 한 달 전 학부모들은 그 책을 읽고 ‘딸을 위해 무슨 레시피를 선물할지’를 정해 와서 발표하는 숙제를 제시했던 모양이다. 잠시 끼어들어 구경꾼으로 참여해봤다.

‘레시피’라는 말이 갖는 한정적인 의미 탓인지 많은 어머니들은 주로 음식 메뉴를 생각해온 경우가 많았다. 어쩌다 보니 나에게도 발언 기회가 찾아왔다. “교감선생님은 딸에게 무슨 레시피를 선물하고 싶냐”는 물음에 나는 답을 해야 했다. 공교롭게도 나에게는 22살의 대학생 딸이 한 명 있다. 그놈은 참 엄마보다 아빠를 많이 닮아서인지 지 엄마 속을 꽤나 썩이면서 자랐다. 그래서 집사람에게 늘 미안하고 고마웠다.

아무튼 필자는 부모로서 딸에게 주고 싶은 레시피로 ‘기다림’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듣고 있던 몇몇 학부모들이 감탄사를 보내주었다. 감탄사를 얻고자 뱉은 답은 아니었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처럼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어른이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의 시행착오를 줄여 보려고 지나치게 아이의 인생에 개입하려고 하는 건 아닌가 싶다.

교육에 정답이 있었다면, 아마도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절대적인 그 길을 우리는 반복해서 살아왔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기에 늘 이 고민은 진행형이었고 지금도 그것을 고민하면서 교육 현장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네 교육가족들의 삶이 아닐까 싶다.

필자도 아직은 민선 3기 장석웅 교육감이 말하는 ‘담대한 변화’의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른다. 다만, 기대는 크다. 왜냐하면 부채가 없는 교육감이기에 하고 싶은 일들을 담대하게 추진할 수 있으리라 짐작하기에 그렇다.

교육감이 만들어 갈 그 담대한 변화의 주인공은 결국 도민 모두가 될 것이다. 아무쪼록 교육감이 생각하고 만들어보고 싶어 하는 그 담대한 변화를 기대하며 우리 도민 모두에게 감히 필자가 드리고 싶은 제안이 하나 있다. 

그것은 민선 3기 장석웅 교육감이 만들어 갈 ‘담대한 변화’의 내용이 무엇이고 어떻게 구체적으로 우리 앞에 제 모습을 드러낼지 조금 더 기다려주자는 것이다. 도민이 교육감에게 제공하는 레시피, 그것을 ‘기다림’으로 합의해보자는 것이다.

두려워하는 자가 있다면, 당당하게 기다려보시라. 어쩌면 미리 앞질러 걱정하는 그 마음들이 4년이 지난 후에 괜한 기우였다고 추억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은 나만의 설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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