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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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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비화
  • 이광일
  • 승인 2018.06.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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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일∥만덕초 교감

지난해 12월 26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껏 달아 올랐을 무렵 광주 유스퀘어 금호문화관에서 뜻 깊은 공연이 있었다. 일제 침략기 위안부의 처절한 삶을 주제로 한 '평화의 소녀상' 노래가 러시아 성악가 마나시로프에 의해 불리워 져 뜨거운 박수를 받은 것이다.

이 곡은 필자가 처음 광주 금남공원에 세워질 평화의 소녀상 건립 기념 충장축제에서 시극으로 헌정하고자 쓴 시였다. 다만 위안부의 실상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가사에서 위안부라는 말은 한마디도 못했다.

하지만 절대로 잊지 않고 더는 아프지 말아야겠다는 시대의 소명을 표현할 방안을 궁리하다가 시인은 일제 징용에 끌려가 처절한 고난을 겪은 아버지의 삶을 부분적으로 형상화 했다.

시대적 필연이었을까. 역사적 아픔을 절제된 시어로 잘 승화하고 있다고 본 김현옥 피아니스트에 의해 교향곡으로 작곡된다. 거기에 음악적 발성의 편의와 운율을 살리고자 시어들을 일부 조율한 것이 유스퀘어 문화관에서 공연된 가곡 평화의 소녀상이다. 이 노래를 여수엑스포 서곡을 작곡한 이종만 선생이 편곡을 하고 아모르합창단이 주최한 호국의 달 시민 위안 공연에 노래와 퍼포먼스로 기획됐다.

웅장하게 편곡된 평화의 소녀상 합창곡은 2018년 6월 9일 오후 6시에 광주공원 옆 빛고을문화관에서 40명의 합창단이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공연을 한다. 또한 7월1일 오후 2시  광주 상무지구 김대중컨벤션 메인 홀 민족화해협력 기념식에서 위 합창단이 '그리운 금강산' '목련화' 를 협연한다. 두 행사 모두 입장은 무료이고 다양한 기념품이 준비되었으니 많은 분들이 오시면 좋겠다.

평화의 소녀상 가곡과 시를 비교해 보는 호사를 누려 본다.

평화의 소녀상 (작사 이광일 작곡 김현옥)

왜 이리 가슴이 서늘하나

부슬비 한 방울에

전율 같은 이 슬픔

 

때로는 쫒기는 몸으로

가쁘게 쉬던

선열의 숨소리

선열의 숨소리 숨소리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한겨울 같은 설움에

몸서리 치나

 

(되돌이 표: 창법이 바뀌며)

때로는

쫒기는 몸으로

가쁘게 쉬던

선열의 숨소리

선열의 숨소리 숨소리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한겨울 같은 설움에

몸서리치나

더는 아프지 말자

더는 아프지 말자

 

평화의 소녀상( 詩 이광일)

왜 이리 가슴이 서늘하나

금남공원 평화의 소녀상 위로

내리는 부슬비 한방울에

전율같은 이 슬픔

 

때로는

북간도에 쫓기는 몸으로

가쁘게 몰아 쉬던

선열의 숨소리 숨소리

 

일제 징용에 끌려가 강제노역으로

웃음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처절한 고난이

간혹

내 피를 타고 흐르며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한 겨울같은 설움에 몸서리치나

 

헤진 삼베 옷에 누렇게 절었던

우리 할매 얼굴을 닮은

평화의 소녀상

 

비에 젖은 언손을 꼬옥 잡은 채

다시는 잊지 않으리

입술을 깨물며

아픈 역사를 새긴다

 

평화의 소녀여

더는 아프지 말자

더는 아프지 말자

한편의 시가 가곡으로 공연되어 시민들의 가슴에 숙명어린 메세지를 던지는 장면을 보며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역사성에 숙연한 마음으로 두 주먹을 불끈 쥔다. 한편으로 한반도 통일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의 삶이 엄중함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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