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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이 들어있는 우리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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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이 들어있는 우리말 이야기
  • 장용열
  • 승인 2017.10.2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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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열∥교육행정 에디터·정책분석평가사·전남국학원국학강사

말에도 힘 있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물을 담은 컵에다 대고 “사랑해” “고마워”하고 말을 했던 물은 인공으로 만든 조각처럼 육각모양의 아름다운 결정으로 변해 있고, “짜증나”,“바보야”하고 나쁜 말은 했던 물은 육각형태 조차도 갖추지 못하고 깨져버렸다. (참조: 에모토 마사루 저, 물은 답을 알고 있다. )

물이 말에 의해 달라지는 것은 말이 지니고 있는 에너지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떠한가? 당연히 사람도 어떤 말을 듣는 가에 따라 호르몬의 분비가 달라진다고 한다. 이렇게 물의 모양도 호르몬의 분비도 달라지게 하는 “말”은 무슨 뜻일까?

사전적으로 말은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전달하는데 쓰는 음성기호라고 한다. 그러나 말은 사전적 의미 이외에 말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인격을 표현하기도 한다.‘머리를 대가리, 귀를 귀떼기, 배를 배떼기, 눈을 눈깔, 입을 주둥아리, 목을 모가지, 손목을 손모가지, 턱을 턱주가리’ 라고 저속한 말을 하는 사람의 인격은 어떤가? 그래서 말은 정신을 얼을 표현하고 있음과 동시에 그 사람의 말의 수준은 정신 수준의 척도를 나타낸다.

우리 조상들은 말을 ‘마음의 알맹이다’라고 보았다. 즉, 말 = 마(마음) + 알(씨, 얼) 구성인 것이다. 그래서, 말을 한다는 것은, 나의 마음 즉 얼의 상태를 드러내는 것이며, 얼이 살아있는 사람의 말은 세상을 살리고 다른 사람을 살린다고 한다.
얼이 들어 있는 우리말을 살펴보자.

1. 얼굴
얼굴은 ‘얼’과 ‘굴’로 이뤄진 순수한 우리말이다. 얼굴은 ‘얼이 깃든 골’ 또는 ‘얼이 드나드는 굴’이란 뜻이 된다. 눈,코,입 귀 등이 자리한 부분을 ‘얼굴’이라는 말로 아우른 옛 분들의 지혜가 참으로 경탄스럽다.‘얼’을 챙겨야 ‘굴’도 더욱 빛이 난다. 성형수술도 좋지만 얼을 살리면 생김새와 상관없이 누구나 환한 얼굴이 될 수 있다.

2. 얼간이

‘얼간이’는 말 그대로 얼이 간 사람이라는 뜻이다. 얼은 나가기도 하고 들어오기도 한다. 얼은 정신의 핵이기 때문에 얼이 사라지면 곧바로 감정과 욕망의 노예로 떨어지고 만다. 감정에 빠지고 욕망에 휘둘리는 순간 얼은 휘릭 빠져나가서 얼간이가 되는 건 한순간이다.

3. 어리석다
 ‘어리석다’는 얼이 익지 않아 어설픈 상태 또는 얼이 썩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상한 음식처럼 얼이 변질된 것이다. 얼이 생동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세상에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다.

4. 얼싸안다
 얼싸안는 것은 두팔로 벌려 서로 껴안는 모양새를 일컫는다. 이는 그냥 몸뚱이만 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까지 진심으로 감싸 안는 것이다. ‘얼싸안다’는 말은 듣기만 해도 두 눈이 스륵 감기면서 가슴이 따뜻해진다.

5. 어린이와 어르신
‘어린이’는 기운이나 물기가 어리듯이 얼이 어리기 시작한 상태를 나타낸다. 얼이 어린사람, 얼이 덜 성장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어린이’라 한 것이다.‘어른’은 얼이 큰사람을 뜻하고, 얼이 커서 신이 되는 사람을 ‘어르신’이라고 한다.‘어르신’이라는 말 자체에 지혜를 갖추어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

끝으로 얼이 들어 있는 우리말 중에 ‘좋다’와 ‘나쁘다’가 있다.‘좋다’라는 말에는 조화롭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서로 어긋나지 않고 잘 어울러 지는 것이 좋은 것이다 라는 뜻일게다.

‘나쁘다’는 말은 ‘나뿐’인 상태와 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좋은 사람’은 조화로운 행동을 하고 조화롭게 모두가 좋기를 바라는 사람이고, ‘나쁜 사람’은 나뿐인 행동을 하고 나뿐이어서 주변과 조화롭지 않는 사람이다.

우리는 모두가 좋은 사람이다. 우리는 교육이념인 홍익인간의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홍익인간의 마음은 밝고 환한 마음이고,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며,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존중하는 마음이며, 나아가 지구를 사랑하고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쓰면서 국학원의 ‘우리말 이야기 강의 내용’과 <일지 이승헌 저(2013), 우리말의 비밀>을 많이 참고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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