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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수학축전, 수학교육 저변확대 기대감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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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수학축전, 수학교육 저변확대 기대감 크다
  • 정재영
  • 승인 2015.10.14 14: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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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전남수학축전 추진위원·수석교사

일반적으로 ‘수학’ 하면 머리 아프고 딱딱한 학문으로 인식돼 왔다. 이러한 사실은 중세 때부터 수학을 다루는 사람들이 여성보다는 남성, 중상류층이 주로 다루던 학문이었으며 인종도 백인위주로 활동이 이뤄졌다는 사실에서 수학이라는 학문은 대중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출발한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수학교육과정은 유교적 사상에 기반을 둔 선비사상의 영향인지는 모르나 교육시스템이 잘돼 있다는 캐나다나 유럽보다 수준면에서 최소1~2년이 앞서기 때문에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이 선진국 학생들보다 학습 부담이 매우 큰 편이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교육정책 입안자들과 단위학교의 수학교사 몫이다.

한술 더 떠서,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이 선행학습을 부추긴 결과 다시 1~2년 앞선 수학공부를 어린자녀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은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3~4년 앞선 수학을 공부해야하는 꼴이 됐다. 굳이 교육학자들이 말하는 청소년 발달단계에서 인지발달과정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이것은 어린아이에게 알맞은 장난감을 준 것이 아니라 가지고 놀 수도 없는 덩치 큰 바위를 던져준 것이나 다름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요즘 ‘수포자(수학 포기자)’라는 말이 유행처럼 언급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PISA발표에 의하면 수학성적은 최상위의 지표를 나타내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수학흥미도에서는 세계에서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세계 최고수준의 교사진과 최고수준의 두뇌를 가진 아이들,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교실환경에서 살면서도 힘들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는 교육부나 시도 교육청의 정책입안자들은 관심을 갖고 더 들여다보기를 권고하고 싶다.

그 해결의 단초는 실적과 형식을 우선하기보다는 교육의 본질인 교수학습의 긍정적 변화의 기대에 있다. 다행히 이러한 문제들을 뒤 늦게라도 인지하고 2012년 수학교육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서울 세종홀에서 교육부 장관 주관으로 열린 ‘수학교육의 해’ 선포식을 기점으로 수학교육의 선진화 방안에 대한 여러 가지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부의 의지와는 다르게 일선 단위학교에서 느끼는 수학교육 활성화에 거는 기대는 낮은 편이다.

이렇듯 흔히 말하는 관(官)이 주도하는 교육은 자발성이 뒷받침되지 않기에 지속성을 담보하기 힘들며 끌고 가려는 자와 끌려가는 자와의 피곤한 여정이 반복될 뿐이다. 지난 5~6년 전부터 전국단위의 교과연구회 주도로 수학체험전이 도단위 혹은 단위학교단위로 열리기 시작했다. 수학을 교실 밖으로 이끌어 내어 수학을 ‘만지고 보고 느끼는’ 환경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즉, 추상적이고 함축적 의미가 큰, 복잡한 기호로 가득찬 세계를 구체적이며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언어로 풀어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수학체험전이 전국적인 행사로 여기저기에서 효과를 거두자 뒤늦게 교육부도 각 시도에 수학체험전 명목으로 지원금을 보냈고, 우리 전남의 경우도 이를 계기로 ‘제1회 전남 수학축전’을 오는 10월 24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다. 다른 시도보다는 늦게 출발했지만 전남 교육청(교육감 장만채)이 자연과학의 중심축에 있는 수학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번 수학축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매년 열리던 과학축전에 비하면 이번 수학축전은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며 처음으로 실시하지만 수학축전을 기획하고 추진해온 교육청 실무담당자 및 관계자들은 아낌없는 지원과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전남 도내 초중고 수학담당 교사들은 목포교육청, 장흥 우드랜드, 보성 다빈치 콘도에서 2박3일 또는 1박2일 집합연수가 있었다.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수학교사들의 연수참여가 밤 늦도록이어져 그 동안 수학교사들의 수학체험전에 대한 기대와 열망을 가늠할 수 있었다.

연수에 참여한 한 여교사는 "이번 연수를 받게 돼 너무 행복하다. 그동안 형식적이며 어쩔 수 없이 받는 연수들과는 확연이 달랐다"며 메마른 땅에 단비가 내린 듯하다며 그동안 교실수업에서 문제풀이 수업지도에 지친 모습을 내비쳤다. 이번 수학체험전은 그 동안 순천대학교에서 순천교육청과 순천시의 도움을 받아 ‘수학 놀이터’라는 이름으로 수학체험프로그램을 십여 년간 실시해왔던 순천대학교(강윤수교수)와 함께 공동개최한다.

전남 도내 초·중·고 교사와 학생들의 주도로 95개가량의 부스를 운영하며 처음 개최하는 것으로는 크게 치루게 된다. 이번 수학체험전이 인근 여수시, 광양시라는 제법 큰 중소도시를 인접하고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예로부터 전원도시 그리고 교육의 도시로 알려진 순천에서 ‘제1회 전남 수학축전’이 열리게 된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는 일이며 지자체에서도 이를 계기로 이 행사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

전남도교육청과 함께 이번 행사를 추진해온 초·중·고 추진위원들과 순천대학교 체험담당교수도 이번 수학 체험전이 성공리에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번 수학 체험전을 통해서 이제는 초·중·고가 중심이 돼수학체험전의 한 축을 맡게됨으로써 수학체험의 명실상부한 저변확대에 획기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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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진 2015-10-21 14:50:12
수학으로 소통하고 수학으로 행복한 전남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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