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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에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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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에디슨
  • 류제경
  • 승인 2009.09.2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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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경∥나주 봉황초 교장

32명중 32등.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황성재씨(27. KAIST 전자전산학부 석사과정)의 성적표는 ‘양’과 ‘가’로 가득 찼습니다. 스스로를 ‘불량한 에디슨’이라고 생각한 그는 학교 공부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고 발명 아이디어를 노트에 빼곡히 적는 일에만 열중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학생발명대전에서 ‘낭비 방지 휴지걸이’로 상을 받자 그의 발명에 대한 열정은 한층 더 강하게 타올랐습니다. 그러나 학교 성적이 워낙 나빠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여 컴퓨터 공부를 할 수 없다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하루에 13시간씩 1년 동안 중학교 교과서부터 시작하여 피나는 공부를 한 결과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356점을 받을 수 있었고, 특기자 전형으로 광운대 컴퓨터공학부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기초가 부실하여 도저히 수업을 따라 갈 수가 없어 1년간 휴학을 하고 기초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황씨는 그 후 대학 4년 동안 에이제로를 받은 세 과목을 제외하고 모든 과목에서 에이플러스를 받으며 매년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컴퓨터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던 황씨는 KAIST 대학원에 국비장학생으로 입학하여 ‘인간과 컴퓨터가 자유롭게 소통하는 기술’에 관한 연구를 계속했고, 이번에 박사과정에도 합격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30여개의 발명특허를 획득했습니다.

황성재씨는 말합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 간다고 하더군요. 최선의 노력을 하면 반드시 성과가 있다는 증거가 바로 저 아닐까요?”

우리 아이들 중에서도 제2의 황성재씨는 많이 있을 것입니다. 모든 과목을 다 잘하는 아이를 기르는 교육보다는 소질과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그들의 특성대로 길러주는 교육이 오늘날의 사회에서 무엇보다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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