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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교육 단상
  • 장휘국
  • 승인 2009.10.0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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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휘국∥광주광역시 교육위원

가을이다. 예부터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했다. 무더위가 물러나고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날씨도 맑으니 몸도 가볍고 마음도 상쾌하여 밤늦게까지 책 읽기에는 더 없이 좋은 분위기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요, 책 속에 미래가 있고, 삶의 지혜가 있다.’거나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했으니 책 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특히 어릴적 책을 읽으면서 상상의 날개를 펼쳐 새로운 세상, 더 넓은 세상을 꿈꾸었다는 위인들의 말씀,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함께 울고, 웃고, 분노하고, 연민하면서 인생을 배우고, 정의감을 키우며, 논리력을 갖추고, 사고력을 넓히면서 삶의 지혜와 영감을 얻어 평생 할 일을 찾았다는 어른들의 증언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당장 시험 성적을 올리는 데는 수학 문제 풀이나 영어 단어 외우기, 다양한 유형의 시험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고 외우는 공부가 더 효과적이라고 할런지 몰라도 길고 험한 인생길을 생각하면 독서가 훨씬 더 값진 공부다. 아니 다양한 독서가 바탕이 되어야 시험 성적도 올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광주시 교육청에서는 십여 년 전부터 독서교육을 특수시책으로 하여 책읽기를 강조하고 있다.

매년 책을 사서 학급문고로 나눠주면서 책읽기를 권장했고, 학교 도서관 현대화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해마다 일정한 예산을 도서구입에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비정규직이지만 전담 사서를 두어 도서관을 활성화하고, 아이들 독서교육을 위해서는 학부모(엄마)가 책 읽는 본을 보여야 한다고 해서 학부모 독서회를 조직하고 예산지원까지 하면서 독서토론회네, 독서마라톤이네, 독서논술대회네, 모범독서인 선발이네 하면서 많은 행사도 하고 독서신문도 발행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특수시책으로 한 것은 잘 안 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독서교육에 열성적이었다. 독서교육은 광주시교육청의 트레이드마크요 자랑이었다.광주가 대학입시 수능 성적이 전국에서 최고라고 한다. 그것도 5년 연속 최고라고 한다. 독서교육의 결과일 것이라고 믿는다.

소위 일류학교, 특수목적고라고 하는 외국어고 하나도 없는 광주가 이런 좋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얻은 이유를 많은 사람들이 사립 고등학교들 간의 선의의 경쟁 때문이라고 한다. 학교의 명예와 생존을 위해서는 대학입시 지도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리 있는 분석이다. 그러나 그 보다는 우수한 학생들을 여러 학교에 고루 흩어놓고 경쟁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한 두 개의 일류학교에 모아놓기보다는 흩어놓으면 더 많은 아이들이 상위권에 속한다는 자신감과 긍정적 경쟁을 하기 때문이다.

어떻든 좋은 성적 그 밑바탕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강조한 독서교육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독서를 통한 다양한 경험을 얻고, 이해력과 사고력, 분석력 논리력 추리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초등학교부터의 책읽기 지도가 광주교육의 가장 큰 자산이다. 도서관 현대화나 전담사서 확보율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독서교육이 바로 수능 성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아쉬움이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도서구입에 인색하거나 도서관이 고요하다. 죽은 도서관이다. 중고등학교로 올라 갈수록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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