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학급경영의 두 기둥
상태바
학급경영의 두 기둥
  • 안용호
  • 승인 2009.10.14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용호∥前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 장학관

학급경영의 비결을 묻는 선생님의 편지를 받고 망설이다가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썼다. 국제 정세가 좋지 않고 디지털문화가 가속화 되면서 지식의 습득보다는 활용의 문제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 많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급경영의 두 기둥은 수업체제와 경영체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수업체제부터 말하면 수업체제란 쉽게 말해서 교과서를 어떻게 가르치느냐는 것입니다. 국어는 언어능력을 높이는데 목표를 두고 교육해야 하고 따라서 나라사랑의 정신도 길러주어야 합니다. 수학은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두고 지도해야 합니다. 사회는 사회탐구나 가치탐구에 중점을 두고 지도해야 하고, 과학은 과학적 탐구력을 신장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지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어린이에게 ‘가르친다’는 믿음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동서양의 위대한 스승들은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공자의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는 ‘스스로 배운다’는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학습의 즐거움을 노래한 것이죠. 가르치지 않아야 합니다.

학습방법의 학습방법을 통한 자기 주도적 학습력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공부할 문제와 그 해결방법을 찾고 적용해 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절차적 지식을 습득하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면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경영체제는 누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이 현장에 적용을 해 보고 경험을 통해서 하나하나 습득해 가셔야 합니다. 선생님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도 하지만 남의 말을 듣고 알게 된 것은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실천했던 몇 가지만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제일 먼저 어려움을 겪은 것은 좌석배치였습니다. 오랜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4인 1조의 소분단을 만들고 1주일마다 자리를 바꾸도록 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청소 문제였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임장지도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에 청소시간을 없애고 자기 주위를 자기가 청소하도록 했습니다. 학급경영을 하다 보면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칠판닦기, 화분관리, 우유당번, 먹는 물 관리, 문단속 등등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이런 것들은 역할 분담을 통해 해결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말로만 한 것이 아니라 ‘누가 기록부’를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하는 ‘토큰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직접 모범을 보이도록 노력했습니다. 특별 교육활동으로 저는 ‘학급문고 운영’을 열심히 했습니다. 아침 독서뿐만 아니라 오후에도 책을 읽고 가도록 했습니다. 독서노트는 강요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쓰도록 했습니다. ‘독서과정에서 지식의 습득생성’이라는 주제로 최선을 다해 독서지도를 했습니다. 미쳤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일기쓰기를 강조했습니다. 실험을 해 본 결과 일기를 공책으로 8권을 쓰고 나니 비판적 사고력이 길러지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기는 꼭 쓰게 해야 합니다. 쓰기 능력을 길러주는 것은 ‘페이퍼파워’를 길러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은 수업체제와 경영체제를 잘 운영하면 ‘격물치지’, ‘수신제가’의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학급경영은 남의 것을 본따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선생님의 꾸준한 노력과 교육적 사랑, 그리고 가르치는 것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느낄 때만이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 교육의 미래는 선생님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