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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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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우울
  • 정영희
  • 승인 2010.05.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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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여수 소호초 교감

짓궂게 내리는 봄비가 6. 2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찌푸린 하늘을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길거리 곳곳마다 나부끼는 현수막이 풍경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었고 후보를 홍보하는 확성기 소리에 잠을 설치기 일쑤다.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는 소음 공해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었으며, 선거유세 차량의 무분별한 주차가 교통을 마비시키고, 개인정보의 유출과 함께 특정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문자 메시지가 홍수를 이루자 채소 과수 농가에서는 습해라며 아우성이다.

거기에 특정정당에 가입했다는 교사들을 해임·파면하라는 지시에 북풍에 노풍까지, 구제역 확산 차단에 유로화 파동으로 인한 국내 경제의 소용돌이까지, 어제는 청첩에 오늘은 부음에 아무리 뜯어봐도 만만한 게 없다.

이런 판국에 민주주의의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6. 2지방선거는 광역자치단체장 중심으로 언론의 표적이 되고 있을 뿐 아예 교육감, 교육의원 선거는 데려온 자식 취급을 받고 있어 입후보자의 가슴앓이가 계속되고 있다.

1인 8표이다 보니 선거 홍보물이 지천으로 넘쳐나 어떤 인물을 뽑아야할 지 유권자들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난리다. 그러니 처음으로 주민 직선에 의해 선출되는 교육감, 교육의원은 유권자의 눈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교육감 선거는 그렇다고 치자. 교육의원은 뽑는지 조차 모르고 있으니 투표장에 가서야 기분 내키는 대로 찍을 염려가 다분하다. 누가 출마했는지, 무엇을 하려는 사람인지, 즐비하게 늘여진 선거벽보만 들여다보는 데도 한 시간이 모자라다.

투표장에 가긴 갈 것인가? 아직도 중앙집권적 통치의 잔재 때문인지 수도권 지역의 판세에 더 관심을 갖고 있으니 지방은 들러리 서는 기분이 드는 것만 같아 찝찔하다. 그래서 학생교육과 관련된 유권자들은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선거의 광기는 살아날 것이다. 무분별한 네거티브와 함께 인기 영합적 폭탄선언도 함께 이어질 것이다. 당선만 되고 보자는 입후보자의 불순한 의도가 악취로 번져 선량한 유권자의 코를 마비시키는 일만은 제발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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