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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교육자치권, 안녕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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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교육자치권, 안녕하실까?
  • 장용열
  • 승인 2010.06.2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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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열∥장성 삼계중 행정실장

서울시교육청이 전쟁시나리오 공모 '공문 배포'로 인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 '전쟁시나리오 공모' 공문은 서울특별시청에서 서울시교육청에 의뢰한 것을 서울시교육청이 그대로 일선학교로 이첩한 것이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일선학교로 ‘현대전에서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 공문 안내 및 홍보 협조’ 공문을 보내면서, 전쟁시나리오 공모배경에 대해 “서울의 상황에서 발생 가능한 새로운 (전쟁) 시나리오를 발굴하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예시문을 통해서는 “적의 입장에서 어떻게 공격할 것인지 상상력과 창의력를 발휘해 자유 형식으로 서술하라”고 명시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언론이 문제를 제기하자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 6월 21일 자로 일선학교에 ‘전쟁시나리오 공모’를 ‘각종 재난대응 아이디어 공모’로 변경해 다시 공문 발행을 시행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같은 전쟁시나리오 공모 협조 공문이 평화와 인권, 자유를 학습해야 할 학생들이 전쟁 시나리오를 작성하면서 끔찍한 동족간의 살상과 무력에 의한 통일을 꿈꾸어야 하는 등 '반통일적이고 반민족적인 공문'이라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것일까? 더욱이 '교육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육이념(홍익인간,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은 생각 조차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이같은 뉴스를 접하고 우려되는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 총무과 한 중견관리가 “안보적인 측면에서 학생들에게 의미있는 행사라고 생각해 서울시 민방위담당관실에서 만든 공문을 그대로 이첩한 것”이라는 해명이 그것이다. 교육자치의 의미를 간과한 참으로 무책임하고 해서는 안될 발언이다.

지난 6월 17일자로 서울시교육청이 일선학교에 내려보낸 ‘전쟁 시나리오 공모’ 공문은 서울시교육청이 자체적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서울시청 공문(2010. 6. 14, 서울특별시 민방위담당관-8307호)을 그대로 일선학교에 이첩한 것이다.

서울시청과 서울교육청은 각각 별개의 독립된 법인격이다. 이런 독립된 법인체가 아무런 생각없이 서울시청 공문을 일선학교에 이첩한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무조건적 공문 이첩은 교육자치권을 포기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교육계는 교육자치권 수호를 위해 얼마나 부단한 각고의 노력을 해왔는가? 한예로, 경기도 교육청은 경기도청의 교육국설치에 대해 교육자치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진행중이다. 또한 광역 자치단체인 서울시와 부산시가 각각 2,800억과 500억원의 재정을 부담하면서도 지역교육사업에 대한 아무런 결정권을 갖지 못한다고 교육자치권을 요구하자 교과부와 해당 시도교육청은 교육자치권 수호를 위해 얼마나 애를 써 왔는가?

우리도 가슴에 손을 얹고 자문해 봐야 한다. 우리들의 교육자치는 안녕하신지? 지휘 감독권이 없는 행정안전부 공문이나 외부기관에서 협조 요청해온 공문을 아무런 생각도 없이 일선학교나 지역교육청에 그대로 시달하고 있지는 않은 지 잘 살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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