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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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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
  • 류제경
  • 승인 2010.06.2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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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경∥나주 봉황초 교장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컵 축구대회가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8강행 문턱에서 우르구아이에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국민들의 월드컵 열기도 시들해지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가 경기를 압도하기도 했고 그래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졌다는 것이 못내 아쉽고 속이 상할 뿐입니다. 우리와 경기를 했던 아르헨티나와 우르과이는 그야말로 막상막하의 대등한 전력을 가진 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아르헨티나에게는 4-1로 졌고, 우르과이에게는 경기 내용면에서 우세하게 이끌었으면서도 골 결정력이 부족한 바람에 아쉽게도 2-1로 지고 말았습니다. 두 경기를 본 전문가들은 우리가 두 나라에게 모두 지기는 했지만 경기 내용면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는 상대팀이 강팀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어서 경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정신적으로 이미 지고 들어갔기 때문에 선수들의 몸이 경직되어 우리나라 팀 칼라인 기동력과 조직력에 문제가 생겼고 그래서 힘 한번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완패를 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르과이와의 경기에서는 우리의 목표인 16강을 이미 달성했기 때문에 이제부터의 성적은 덤이라는 홀가분한 심정으로 경기에 임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때와는 전혀 다른 기량과 경기력을 보여 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볼 때, 경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무엇보다 실력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통제하고 조절하는 역할은 정신력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사안은 넓은 무대에서 쌓은 경험처럼 훌륭한 재산은 없다는 것입니다. 유럽 무대에서 활동한 선수들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붙어도 별로 위축되지 않고 자신들의 기량을 십분 발휘하는 데 비해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쉽게 당황하거나 경직되어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보면 축구를 통해서도 글로벌 인재의 조건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춘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실력을 쌓는 일이 중요하고, 다음으로 이 실력이 주변 상황에 의해 영향 받지 않고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버팀목 역할을 하는 정신력이 필요하며, 이 둘이 상승작용을 하도록 도와주는 폭넓은 경험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시합 전 기자회견에서 마라도나 감독이 우리 팀을 얕보는 발언을 했을 때 분통이 터졌지만 우리는 고스란히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객관적으로 우리의 실력이 뒤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요. 시합 결과에 대해서도 아무런 핑계를 댈 수가 없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정신력에서도 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시합 후에도 그 경기에 대해서 아무도 입에 담지 않았습니다. 우리와 그들의 폭넓은 무대 경험과는 비교할 상대가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실력과 정신력과 많은 경험을 갖추어야 글로벌 세상에서도 무시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월드컵 축구가 가르쳐 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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