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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문가(名門家)의 독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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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문가(名門家)의 독서교육
  • 안용호
  • 승인 2010.07.1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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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호∥前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 장학관

‘책 읽는 집안에서 큰 인물이 난다’, ‘어릴 때 무슨 책을 읽었느냐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책이 사람을 만든다’ 등의 말을 듣고 자라왔다. 그러는 가운데 ‘세계를 움직이는 훌륭한 사람들은 어디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먼저 처칠에 대한 궁금증이다. 처칠이 제 2차 세계대전 중에 명장의 리더쉽을 발휘하여 영국과 세계를 구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얻었을까? 게다가 1953년에는 ‘제 2차 세계대전’이라는 책으로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했는데 그런 문학적 소양은 어디서 얻었을까?

처칠은 사립 명문학교인 세인트제임스에 적응하지 못했다. 늘 수업에 늦고, 교과서를 잃어 버렸으며, 심지어 언어장애까지 생겨 말도 더듬었다. 학과 공부도 늘 꼴찌를 달렸다. 이런 처칠의 미래를 바꾼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독서습관이었다.

그는 어디에서나 항상 책을 읽었다. 아버지마저 포기하려 했던 둔재에게 아버지가 준 책 한 권이 독서를 좋아하는 어린이로 만들어 버렸다. 그의 아버지는 처칠이 9살 때 스티븐슨이 쓴 ‘보물섬’을 선물했는데 이 책을 아주 열심히 읽고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처칠은 회상한다. 아버지가 준 책이 그의 인생에 보물섬이 된 셈이다.

아버지는 처칠이 사관학교에 다닐 때, 필요한 책이면 무엇이든 보내 주었다. 덕분에 처칠은 남북전쟁이나 보불전쟁 등을 다룬 역사서 등을 친구들보다 먼저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처칠은 자그마한 ‘병서도서관’이라고 이름 붙일 정도의 개인 서재를 갖게 되었는데 이것이 공부에 더욱 흥미를 갖는 계기가 되었다. 둔재였던 처칠이 공부에 전념한 데에는 아버지가 보내 준 병서가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독서습관은 평생 동안 계속되었다.

침대 위에는 늘 책이 놓여 있었고, 나이가 들어서도 하루에 200페이지 가량을 읽었다. 어린 시절부터 하루에 5시간씩 책을 읽던 습관이 둔재를 영국 최고의 정치가로, 노벨문학상을 받는 문필가로 만드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서 선물 받은 보물섬과 로마제국쇠망사를 비롯한 즐겨 읽었던 역사책들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50년 후의 세계’, ‘폭풍의 한 가운데’, ‘나의 청춘기’, ‘제2차 세계대전’ 등의 수많은 책을 썼는데 번뜩이는 혜안과 지혜로 가득 차 있다. 이것은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해 온 독서의 샘에서 길어 올린 것이다. 처칠은 지독한 책벌레였다.

다음으로 우리 역사상 가장 빛나는 공신으로 회자되는 율곡을 만든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율곡은 어떻게 ‘10만 양병설’을 주장할 수 있었을까? 율곡이 훌륭하게 자란 것은 어머니의 교육 덕이었다. 율곡의 어머니는 ‘자기완성형 어머니’의 길을 걸으면서 아들을 대학자로 키워냈다. 어린 시절부터 사서삼경 등 고전을 읽으며 조기 영재교육을 받은 율곡은 우리 역사상 가장 빛나는 공신으로 회자된다.

그는 과거 시험에서 9번이나 장원을 차지했는데, 사실 공부의 신인 공신보다는 독서의 신인 독신이었다. 독신을 만든 비결은 기초-전공-심화 과목에 이어 역사책을 단계적으로 공부한 것이 꼽힌다. 10만 양병설을 주장할 수 있었던 것도 역사책을 읽다가 교훈을 얻은 것으로 생각된다.

사임당은 눈높이에 따른 맞춤형 독서교육을 시켰다. 그리고 자식들 앞에서 자식들이 읽을 책을 먼저 읽고 그림을 그렸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다 좋은 문장이 나오면 옮겨 적어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에 집안 곳곳에 붙여 놓는 극성을 부리기도 했다. 그리고 스스로의 삶에서도 모든 면에 참다운 모범을 보였다. 율곡은 ‘독서는 죽어서야 끝이 나는 것’이라며 평생 독서를 강조했다.

율곡은 책은 반복해서 읽고 또 읽으라고 강조한다. 책을 읽을 때 바삐 책장을 넘기지 말고 숙독하고 정독하라고 당부한다. 또 읽고 생각하고 그리고 쓰라고 강조한다. 끝으로 명문가의 독서교육 10계명을 살펴보자. 밀가(家), 고전을 중심으로 읽고 반드시 토론하라. 버핏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다른 사람보다 다섯 배 더 읽어라. 처칠가, 역사책을 즐겨 읽어라.

네루가, 200통의 편지로 독서교육을 하면 누구나 큰 인물로 만들 수 있다. 케네디가, 책만으로는 부족하다. 신문으로 세상 보는 안목을 넓혀라. 박지원가,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 법이니 끌리는 책을 먼저 읽어라. 헤세가, 추천도서 목록에 너무 연연해하지 마라. 루스벨트가, 어릴 때 역할 모델을 정하고 독서법을 모방하라.

카네기가, 어린 시절에 듣는 이야기들도 독서만큼 중요하다. 이율곡가, 아이의 재능에 따라 맞춤형 독서로 이끌어라. 위인들이 강조하는 독서법은 천천히 생각하며 읽으라는 것이다. 명문가에서는 일찍이 독서의 중요성을 알고 독서로 자녀를 키워 위인으로 만들었다. 독서교육은 위인을 만든다. 또한 독서는 삶의 지혜를 주는 가장 훌륭한 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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