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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향대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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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향대전에서
  • 이광일
  • 승인 2011.11.0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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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일∥손불서초등학교 교감

국화 51분을 기르고 있다. 우리학교 어린이 숫자 만큼이다. 국화재배에 조금 익숙해지면 내년에 1인 1국화 화분 기르기를 시도해 볼 생각이다.

봄에 국화 싹을 구해 삽목을 하고부터는 잎이 시들지 않게 뿌리를 내리는 일에 신경이 집중되었다. 뿌리가 내리자 학교에 흩어져 있는 화분을 모아 흙을 채워 심고 한 여름에 마르지 않게 관리하는데 손길 가는 일이 셀 수 없을 정도였다. 가을이 되니 국화 꽃 망울이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 정성으로 피워 올린 꽃망울이 가지각색이다. 대국의 모양새를 갖추며 당당하게 한 송이 꽃으로 피워 올라오는 국화는 몇 대 뿐이다. 국화마다 곁가지를 쳐내주어도 마지막 봉우리에서는 4~5개의 꽃망울을 욕심껏 피워 올린다. 가운데 꽃망울만 남긴 채 곁가지를 따내는데 그 시기를 놓치면 곁 꽃망울 때문에 균형이 흐트러질 뿐 아니라 크기도 작다.

온갖 욕망에 휩싸여 곁가지만 무성한 채 한 가지도 제대로 되는 일이 없는 사람의 경우와 많이 닮았다. 그러다 보니 운동이든 문학이든 한 꽃망울로 굵게 피어날 수 있는 자질을 타고 나는 이는 많지 않나보다. 국화가 싹으로부터 풍성한 꽃봉오리로 자라기까지 보살피고 분갈이를 하며 곁가지를 다듬는 무수한 손길 속에서 한 송이 꽃을 피워내듯 사람도 교육을 통해 수많은 시행착오와 단련을 거쳐 기본을 세움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이다.

국화를 길러 꽃을 피워내는데 조금 재미가 생길 무렵인 11월3일, 함평에서 개최한 국향대전에서 전국 학생 백일장 대회가 열렸다. 홍보와 관심을 통해 전국의 학생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발전되기를 기원하며 인솔해 간 우리학교 5학년 아이의 글을 옮겨 본다. 아이들의 생각과 글은 그야말로 아이답고 재미있다.

국화

국화는 왜 벌과 나비에게 인기가 많을까?
아하!
국화는 맛있고
달콤한 꿀이 있구나.

국화는 왜 이렇게 아름다울까?
아하!
원래 아름다운데
사람이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구나.

국화는 왜 이렇게 즐거움을 줄까?
아하!
유명해져서
인기가 많아져 그러는구나.

국화는 어떻게 사람 도움 없이 잘 살 수 있을까?
아하! 국화는 자기 혼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멋쟁이로구나.

국향대전에서 보는 국화가 돌보는 이의 열정과 창의에 따라 지난해 보다 한 단계 발전한 새로운 아이템으로 거듭나듯이 개인과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끊임없는 변화와 열정이 필요한 시대이다. 오랜 기다림으로 핀 꽃이 귀한 것처럼 현장의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환하게 피어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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