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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에 한국 마라톤 선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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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에 한국 마라톤 선수는 없다
  • 김원식
  • 승인 2024.04.1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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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식∥마라톤 스포츠 해설가·함평중 교사

한때 세계 마라톤을 주름잡았던 한국 마라톤이 파리 올림픽에 1명도 출전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였다.

지난달 17일 열린 ‘플래티넘 라벨’ 서울마라톤에서 5위권 안에 들거나 지난 7일 대구마라톤과 14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대회에서 올림픽 기준기록을 넘는 것이 마지막 희망이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마라톤은 갈수록 빨라지는 세계 기록으로 인해 올림픽 기준기록과 규정이 강화되고 있다. 현재 남자 세계 신기록은 지난 2월 유명을 달리한 켈빈 킵툼(1999-2024·케냐) 선수가 세운 2시간35초로 ‘꿈의 기록’ 1시간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자는 티지스트 아세파(28·에티오피아)가 2시간11분53초의 놀라운 기록으로 웬만한 남자 선수와 대등하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선수들의 기록은 케냐나 에티오피아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기록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남자마라톤 신기록은 2시간7분20초로 2000년 이봉주가 세운 기록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여자는 2시간25분41초의 기록을 2018년 김도연(31·삼성전자) 선수가 세웠다. 근래 세계 주요 대회 남자 마라톤 상위권 기록은 2시간 2~4분대를 기록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보다 약 10분가량 늦은 2시간 10~15분대다. 이를 거리로 환산하면 약 3km~5km다.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의 상황은 어떠한지 살펴보자. 탄탄한 저변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인 일본은 우리와 반대로 파리 올림픽에 어떤 선수를 내보낼지 행복한 고민 중이다. 남자 신기록 보유자 스즈키 겐고(28·후지쓰), 2시간4분56초를 포함해 2시간 4~7분대 선수가 10여 명 넘기 때문이다. 여자 마라톤 또한 마에다 호난(27·텐마야) 선수가 아시아 최초 2시간18분59초로 신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2시간 19~21분대 선수가 여럿 있다.

일본 마라톤은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서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어 팀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며 실력을 높이고 있다. 올해 100회를 맞은 대표적인 하코네 역전 마라톤과 다양한 남녀 역전 경주대회가 열려, 그로 인해 세계적인 마라톤 스타를 꾸준하게 탄생시키고 있다.

한편 중국은 아시아 마라톤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미 올림픽 기준기록을 통과하여 3자리를 확보한 상태로 우시마라톤 대회에서 허제(25) 선수가 2시간6분57초로 남자 신기록을 세웠다. 여자 마라톤은 쑨 인지에(32) 선수가 2시간19분39초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2시간 19~21분대 기록을 가진 선수가 몇 명 더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마라톤의 현실은 어떠한가? 최고의 육상 장거리 명문 학교인 서울 배문고등학교가 지난달 30일 열린 제40회 코오롱 구간마라톤 대회에서 1위로 골인해 지금까지 통산 12번째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만들어냈으나, 선수 확보는 물론 인기 종목에 밀려 서울에서 훈련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 대략 짐작이 간다.

이에 ‘뛰고 싶은 한국 마라톤’의 발전을 위해 지금까지의 훈련법과 지도법을 한 번 돌아보자!. 또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 그리고 역전 마라톤 활성화 등 저변 확대와 재능 있는 선수 발굴을 촉구한다.

꿈나무 발굴과 체계적, 과학적, 전문적인 훈련에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 과감한 혁신과 투자를 아끼지 말고, 소속 팀에서도 기록을 단축하는 선수에게는 계속 경쟁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와 연봉을 올려주거나 국가적으로 한국 신기록을 경신하는 선수에게는 국가나 기업의 후원을 받아 포상금을 높여야 할 것이다.

대한육상연맹과 지도자와 소속 팀들이 하나가 되어 오랜 침체기에 빠진 한국 마라톤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어두운 시절 고난과 역경을 넘어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대한민국 마라톤을 전 세계에 알리며 조국을 위해 뛰었던 ‘민족의 영웅’ 손기정, 남승룡, 서윤복, 함기용 선생님의 뒤를 이어 세계를 향해 ‘다시 뛰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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