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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각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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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각의 산물
  • 장옥순
  • 승인 2023.05.0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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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순∥독서가·칼럼니스트

인간은 자신이 생각한 대로 살게 된다. 인간은 곧 생각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생각은 곧 에너지다. 그 에너지는 물질로 전환된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자기암시 결과를 실제 삶 속에서 경험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 '만 번 외우고 되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인디언 속담도 있다.

학교는 그 생각을 하게 하고 생각을 이끌어내는 곳이다. 학교에서 열심히 선생님 말씀을 들어야 한다가 아니라, 생각을 많이 하고 그 생각을 다듬고 표현하게 하는 일이 교육이다. 20세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착하게 잘 하는 인성교육이었다면, 21세기는 생각을 끌어내는 감성교육이 중요해졌다.

감성교육의 출발점은 바로 자신과의 만남을 소중히 하는 일이다. 최고의 프로젝트 수업은 바로 자신을 알아가고 자신의 삶을 설계하게 하는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알고 사랑하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소중함도 안다. 자신을 알고 존중하는 자존감의 첫 단추가 잘 끼워진 사람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힘을 가질 수 있다.

공자는 ‘앎’과 관련하여 사람을 네 수준으로 분류했다.

① 태어나면서 아는 자가 최상이요, (生而知之)

② 배워서 아는 자가 그 다음이요, (學而知之)

③ 곤란을 겪으면서 배우는 자가 그 다음이다. (困而知之)

④ 곤란을 겪으면서도 배우지 않는 자를 최하위로 여긴다. (困而不學)

이 단계에 이르면 하늘이 그들을 버린다. 배움을 외면한 대가를 치른다. 사람이 곧 하늘이니!  -<공자처럼 학습하라> 중에서

즐겁게 배우도록 이끄는 일, 곤란을 겪으면서도 배우게 하는 일, 단 한 사람이라도 困而不學의 제자를 만들지 않는 일이 선생의 사명이다. 교사는 국가의 공무원이다. 그럼에도 교사에게 거는 기대와 책임감은 여타의 공무원에 비해 무겁다.

같은 잘못을 저질러도 교사에게는 더욱 가혹한 손가락질을 한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한 순간의 일탈도 허용되지 않는 자리이니 스트레스 강도도 높다. 요즘처럼 교권 침해 사례가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교사의 본분을 지키며 제자를 기르는 선생님들은 특별히 존경받아 마땅하다.

벌써 5월이다. 광주에 온 전광훈 목사가 "5.18은 북한의 불순분자의 책동이다." 라는 망언을 들먹이며 상처를 헤집어 놓았다. 아직도 저런 망언을 서슴없이 해대는 한심한 모습에 분노가 일었다.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배우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 困而不學 형 인간형이 넘치는 이 나라의 현실이 답답해서 두렵다. 학교와 사회에서 뭘 배우고 산 사람들인지, 대한민국 사람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더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좌절과 절망의 뿌리 위에서 핀 눈물의 역사는 사람을 소중히 하는 생각하는 국민을 만들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힘든 때일수록 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훌륭한 선생님에게 '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간'을 길러주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간절하다.

단 한 명의 제자도 놓치지 않는 오늘, 우리 아이들이 순간순간 바른 생각을 하고 실천하게 하는 일이 5월을 헛되지 않게 보내는 일이다. 오늘도 힘든 교단을 지키며 제자를 보듬는 선생님의 뜨거운 열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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