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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람과 천박한 사람의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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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람과 천박한 사람의 차이는?
  • 장옥순
  • 승인 2023.02.03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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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순∥독서가·교육칼럼니스트

위대한 사람은 사상을 논하고
평범한 사람은 사건(뉴스)을 논하고
천박(조잡)한 사람은 평가하고 비판을 일삼는 사람이다!
- 밥버그의 <험담>중에서

위에 인용한 3단계 인간의 모습에 나 자신을 비추어보며 뜨끔해진다. 아무래도 평범한 사람과 천박한 사람 사이를 오가는 것만 같아서다. 단 하나의 문장이 주는 촌철살인! <험담>이라는 책은 시중에서는 살 수 없는 절판된 책이다.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 표지에 등장하는 단 한 줄의 문장에 꽂혀서 읽은 책이다. 진실은 늘 단순하다. 맛있는 음식은 양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현대는 가히 말의 홍수시대다. 해외 순방 때마다 대통령의 말실수가 나오는 상황이라서 그런지 온통 정치인 이야기가 넘친다. 각 정당들이 내놓은 말의 잔칫상 앞에서 어떤 말이 진정성이 있는지, 누구의 말이 더 거짓인지 판단하려면 주권자인 나 또한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의 사상을 살펴보기보다는 그의 사상과 인물됨을 먼저 보는 게 현실인 점을 생각하면 우리 국민 모두가 위대한 사람이 되어서 정치 지도자의 사상이나 철학을 봤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소망이다. 철학과 사상은 그 사람의 내면을 드러내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생각이나 사상이 바로 그 사람이다.

'모든 나라는 그 나라 국민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게 되어 있다'고 말한 윈스턴 처칠의 말은 매우 적절한 표현이다. 내가 뽑은 지도자가 곧 나의 수준이니, 그 지도자가 잘못된 길을 가는 것조차도 내 책임이라는 뜻이다. 사전에 철저하게 살펴보지도 않고 이런저런 이해관계로 저울질하다가 국가의 대세를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권 행사를 대충해버린 사람들, 정치에 회의적이거나 무관심하여 아예 투표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빚어낸 결과다.

교직에 몸담고 있었으므로 무엇보다도 진정으로 이 나라의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교육대통령을 원했다. 멀리 보고 희망을 걸어야 하는 것은 역시 교육이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 분야만큼은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몇 십 년 동안 바뀌지 않는 변함없는 가치의 초석을 놓는 위대한 대통령이 나오길 간절히 바랐었다.

무한경쟁과 엄청난 교육비에도 불구하고 두려움과 불안의 블랙홀에서 허덕이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과감하고 혁신적인 정책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갈 수 있는 교육대통령을 기다렸다. 그것은 바로 사심과 욕심이 없이 국민을 존중하고 무서워하는 인간적인 매력에서 나오리라 기대했다.

말의 홍수 시대

말은 총알이다. 잘못 사용하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어떤 면에서는 총알보다 더 위험하기도 하다. 세상의 절반은 할 말이 있어도 못하는 사람들이고, 나머지 절반은 할 말이 없어도 쉬지 않고 떠들어 대는 사람들이다. ㅡ로버트 프루스트

이제 우리도 위대한 대통령을 가질 시대가 도래했다고 자부했다. 세계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 높은 교육열, 국민 모두가 거의 정치가라고 불려도 좋은 만큼 정치에 대한 드높은 관심, 후보자의 말 한마디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넘쳐나는 반응들이 바로 그 증거였다. 언제 어디서든지 후보자의 언행이 그대로 노출될 만큼 투명한 세상이 되었으니 참으로 다행이리 여겼다. 국민들을 잠시 동안 속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진실은 늘 밝혀지기 마련이다.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시간이 지나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공자의 말처럼, 그때 우리는 대통령의 마음을 알기 위해, 진정성이 있는가, 가면을 썼는가를 알기 위해 눈과 귀를 좀 더 집중해야 했다. 누구의 말이 총알인지 살피는 눈이 절실한 때였다. 누구의 말이 알맹이도 없으면서 쉬지 않고 떠들어 대는 후보자인지 눈여겨보아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가 살아온 이력을 꼼꼼히 살펴야 했다. 사람은 자기 생각만큼 밖에 살지 못한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자신에게 얼마나 진실한 사람인지 속속들이 알 수는 없지만 알기 위해 노력하는 국민만이 위대한 지도자를 맞이할 수 있었다.

대통령의 교육정책을 꼼꼼히 살피고 따지자

다시 한 번 모든 문제에 앞서 교육문제만은 제대로 풀어줄 수 있는 교육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한 순간의 인기전략이나 단기적인 처방으로 산적한 교육문제를 풀지 않고 멀리 보고, 길게 보는 안목으로 공부하는 대통령, 세계적인 석학이나 사상을 접하기 위해 부단히 책을 보는 대통령이면 더욱 좋겠다. 참모를 쓸 수도 있겠지만 그 자신이 지성적인 혜안이 부족하다면 사람을 골라 쓰는 것조차 위험하기 때문이다.

2023년에는 어둠을 밝히는 아침 해처럼, 고통과 시련의 아픔에 울고 있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바라보고 따르며 희망을 품을 수 있는 훌륭한 정책을 펼치는 위대한 교육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다. 언론 플레이로는 얼마든지 국민을 속일 수 있다. 참모들이 적어준대로, 교육 받은 대로 줄줄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아는 것만큼, 경험한 것만큼, 책을 본 만큼 드러나니 말 속에 담긴 지혜로움과 위대한 생각으로 국민을 감동시키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다.

이미 권좌에 오른 대통령을 비난하고 조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혜로운 국민이 위대한 지도자를 만들 수 있다. 민주주의는 더디게 발전하고 느리게 가는 사상의 기차다. 빨리 먹는 밥이 체하듯 지금부터 멀리 보고 차분한 걸음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더 이상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더 나빠지지 않도록 감시할 수 있으려면 국민들이 배우고 지혜로워져야 한다.

최대한 퇴보하지 않도록 버팀목을 세우고 언론을 감시하는 일, 부당한 정책을 면밀히 찾아내어 국민 각자가 시민단체 회원처럼 눈을 크게 뜨고 살아야 한다. 나의 일이 아니라고 부당한 일을 못 본 체 하지 않는 시민의식으로 사회의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 그러니 이제 우리 사상을 논하는 위대한 사람이 되자. 기다리지 말고 우리 스스로 위대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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