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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힘이 쎄고 울 엄마는 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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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힘이 쎄고 울 엄마는 착해요”
  • 이미경
  • 승인 2022.07.1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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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광주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협의회 회장

누가 뭐라 해도 가정이 바로 서야 사회가 건강해진다. 우리 주변에 아버지학교, 부모학교, 가족학교 등은 많지만 특정한 종교적 색채를 띄는 경우가 많아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때가 있다. 평소 존경하는 교수님의 소개로 곡성가족학교에서 음악치료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사단법인 곡성체험학교(이사장 송영균)가 폐교(구 도상초등학교)를 이용해 가족 상호간 공감과 소통을 통한 건강한 가족관계회복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박2일로 진행되는 곡성가족학교는 ‘가족 포스터 만들기’를 시작으로 ‘곡성사랑상품권으로 시장보기(5만원 제공)’, ‘음악으로 만나는 심리치료’, ‘마술과 함께 하는 레크레이션’, ‘곡성치유의 숲체험’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가족 단위로 참가하는데 현재는 매주 5가족에 20여명이 참여한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가족들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몸으로 표현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참 행복해 보인다. 현재는 곡성 관내 유초중학생 가족들만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전남 도내 교육가족으로 확대할 계획이란다.

참가 가족들은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었는데 ‘곡성가족학교’를 통해 다양한 체험을 즐기며 가족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며 즐거워했다. ‘곡성치유의 숲체험’에서는 숲에서 주운 솔방울 등으로 모빌도 만들고, 족욕도 하고, 숲길 산책도 하면서 다른 가족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어 참 좋았다고 했다.

난생 처음 보는 악기도 연주해 보고, 쑥쓰러워서 표현하기 힘든 칭찬도 노래로 만들어 불러보면서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악보를 잘 읽지 못해도, 박자를 잘 맞추지 못해도,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면 아름다운 화음까지 만들어지는 '앙클롱' 연주는 자존감과 일체감을 형성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가족이 하나가 되어 장구재기 내기를 했는데 꼴찌 팀은 저녁을 굶기자고 제안했다. 열심히 신나게 최선을 다했지만 당연히 꼴찌 팀이 생겼다. 한 아이가 "한번만 기회를 더 주자"고 제안했다. 꼴찌 팀에게 맛있는 저녁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공동체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걱정하던 그런 모습은 없고 가족이 하나 되어 서로 배려하면서 모두들 행복해 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게 교정엔 웃음꽃이 활짝 피어났다.

수도권에서 농촌살이 체험을 위해 1년을 계획하고 왔다는 가족과 토박이 가족, 다문화 가족과 장애우 가족 모두가 너나 할 것 없이 한 마음이었다. 서로 알고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일이다. 엄마가 생각하는 아빠의 칭찬거리는 무심한 듯 어색하기만 하던 아빠를 무장해제시키기에 충분했다. 

칭찬송 불러주기 시간이 하이라이트. 
"우리 엄마는 예쁘고, 요리 잘하고, 말을 잘 들어주고 착해요.”
생각하지도 못했던 칭찬 폭탄이 모두를 웃음 짓게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 

좋은 점을 찾아 칭찬해 주려는 마음에는 모든 게 좋게만 보이는 법이다. 부정적인 부분을 없애려는 것보다 좋은 점을 더 부각시켜 줘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치유관이다. 마지막으로 ‘난 나를 사랑해, 난 너를 사랑해, 난 우릴 사랑해'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가족 모두가 끌어안는 모습은 감동으로 전율이 인다. 

최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가족애(家族愛) 실종 사건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세상살이가 힘들고 갖은 어려움이 닥쳐와도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는 가정 안에서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 그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곡성가족학교이다.

살면서 지치고 힘들 때 가족 모두가 오늘 잡은 이 손을 영원히 기억했으면 좋겠다.  미소 가득한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더 열심히 가정을 살리고 아이들을 살리는 일에 힘써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 전라남도교육청은 방치된 폐교를 지역민들에게 되돌려 주기 위해 2021년 3월 도내 폐교 네 곳을 지정해 지역의 특성에 맞게 조성했다. 그중 하나인 곡성가족학교는 구 도상초등학교에 팬션 5동과 체험시설을 구축해 공감과 소통을 통한 가족 일체감 형성을 목적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라남도곡성교육지원청과 사단법인 곡성체험학교가 업무협약을 체결해 곡성관내 유초중학생 가정을 대상으로 가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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