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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과 좋아하는 것 그리고 즐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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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과 좋아하는 것 그리고 즐기는 것
  • 김광호
  • 승인 2018.05.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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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여양고 인문사회부장

논어 옹야편에 “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는 문장이 나온다. 의미는 이렇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주석(註釋)을 좀 더 살펴보면, 장경부라는 분이 이것을 곡식 먹는 것에 비유한다.“아는 것은 음식을 먹는 방법을 아는 것이요, 좋아하는 것은 먹되 기호(嗜好)식품을 먹는 것이요, 즐기는 것은 기호식품을 먹고 포만감을 느낀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알기만 하고 능히 좋아하지 않으면 이것은 아는 것이 지극하지 아니함이요, 좋아하고 즐거움에 미치지 못하면 이것은 좋아함이 지극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 옛날 배우는 사람들은 이른바 스스로 강해지려고 쉬지 않고 학문에 매진했다고 마무리 짓는다. 이것을 공부하는 법에 적용해보면 이렇다.

‘知之者不如好之者’에서 지지자(知之者)는 부모님나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지식을 익히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식은 습득할 수 있겠지만 지혜를 터득하기는 쉽지 않다. 호지자(好之者)는 단순히 수동적, 피동적, 강제적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암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직접 주체가 되어 능동적인 관심을 가지면서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체득하는 것이 진정 값진 진리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어떤 아이는 책이나 강의를 통해 자전거 타는 방법이나 이론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행하지 않은 이론이기에 쓸모가 없다. 아이들은 처음부터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 나약한 몸과 정신으로 서투른 몸동작을 시작하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땅에 넘어진다. 그렇지만 그 과정을 능동적으로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저만큼 가는 방법을 체득할 뿐만 아니라 깨달음의 기쁨 또한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

‘好之者不如樂之者’에서 낙지자(樂之者)는 자신이 의지나 욕망에 따라 적극적으로 지식과 대화할 것이다. 자발성에서 비롯된 지식과 만남이기에 공부하는 과정이 행복할 것이다. 또한 그 행복이 그에게 활력과 열정을 제공할 것이며, 그 활력과 열정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결과로 마무리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어느새 아이는 자전거 타는 방법을 터득하다보니 가까운 곳부터 먼 곳까지 자유자재로 자전거를 즐기면서 탈 수 있다. 가정이나 사회가 억지로 시켜서 자전거 타는 방법을 터득했다면 그 아이는 그것을 쉽게 포기했을 것이다. 이젠 이 아이는 자전거 타는 즐거움을 알기에 방과 후에 친구들이랑 야외에서 자전거를 타고 즐길 것이요, 대회도 출전할 것이며 때론 부모님이나 이웃어르신들의 심부름까지 즐겁게 수행할 것이다.

이처럼 아는 것과 좋아하는 것 그리고 즐기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무서운 진리가 숨어 있다. 이젠 즐기는 것의 참의미를 알았기에 조심스럽게 최진석(서강대학교 철학 교수)님의 말을 인용해 질문을 던질까한다. “임은 지금까지 바람직한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아니면 바라는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임은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아니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임은 좋은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아니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까?”

여기에다 하나 더 질문을 추가하고 싶다. “임은 즐거운 일을 하면서 살 것입니까? 아니면 즐기는 일을 하면서 살 것입니까?” 이젠 여러분이 선택할 차례입니다. 춤추고 사랑하고 노래하고 일할 때 진정 임이 좋아하고 즐기는 것을 춤추고 사랑하고 노래하고 일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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