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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올려주는 북스타트 운동 확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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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올려주는 북스타트 운동 확산돼야
  • 허행숙
  • 승인 2017.03.3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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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숙∥나주공공도서관 총무팀장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늘 외로움을 느낀다. 늘 함께하는 아이들과 배우자 그리고 하루에도 몇 번씩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친구와   많은 시간을 공유하는 직장동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참 고독하다고 느낀다. 예전에 직장 월례 조회 시작 전에 주제심화 독서 독후감 발표 시간이 있었다.

그때 필자가 선정한 도서가 조신영의 '경청'이라는 책이었는데 그 책을 선정한 배경과 이유 그리고 모두가 외롭다고 느끼면서도 아닌 척 태연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에서 고독과 아픔이 느껴진다며 서두를 시작 한 적이 있었다. 그렇게 약 10분 정도 발표를 하고 월례 조회가 끝나 자리로 돌아왔는데 다른 부서 연구사님이 내 말에 너무나 공감한다며 장문의 편지를 메일로 주셨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누구나 외롭고 고독함을 느끼면서도 애써 자신의 감정을 부인하며 마치 혼자의 생활을 즐기듯 보여 지는 건 나의 진실을 외면한 가식이지 싶다. 인간중심 치료 상담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우리가 외로운 이유는‘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을 때 상대가 수용해 주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마음의 문을 열고 솔직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상대가 이런 나를 따뜻하게 지지해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연약하고 부족한 면을 평가하고 상처를 주고 심지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떠벌릴 수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말을 못한 건 아닐까? 어떻게 보면 상대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에 진짜 내 모습을 숨긴 채 비난 받지 않을 만큼의 피상적인 만남의 시간으로 인해 늘 마음 한견에 공허와 외로움이 느껴지는 것 같다.

또한 부모의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긍정적인 지지와 조건 없는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는 스스로의 느낌이나 결정에 있어 타인의 영향을 훨씬 적게 받는다고 한다. 따라서 부모나 형제, 친한 친구가 나의 모습을 자기 기준이 아닌 순수하게 나를 중심에 두고 긍정적으로 존중해 준다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가면 뒤에 숨기지 않고 나는 존중받을 만하구나, 소중한 존재구나 하는 자각이 들면서 자존감이 스스로 높아진다고 하니 따뜻한 가정과 진실한 마음이 담긴소통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임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식하면 좋겠다.

그런데 우리는 인성교육을 강조하면서 지나치게 교육적인 프로그램만을 중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 6세 이전에 대부분의 성격이 형성된다고 보는 심리학자 프로이드의 말처럼 중·고등학교 보다는 유치원 이전 단계인 영·유아기부터 눈치 보지 않고 나의 생각과 의지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따스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북스타트 운동'의 확산을 제안한다.

북스타트 운동은 1992년 영국 교사이자 사서였던 웬디클링(Wendy Cooling)의 제안으로 도입돼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나 현재 전남도교육청 직속기관으로는 유일하게 나주공공도서관에서 8년째 역점사업으로 추진중이며 그 효과가 매우 크다.

북스타트(Book-Start) 란 유아기부터 책을 가까이하면서 성장과정에 자연스럽게 독서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하기 위해 유아들에게 무료로 책을 나누어 주는 운동으로써‘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목표로 아가와 부모가 그림책을 매개로 풍요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생애 첫 책을 우리도서관에서 선물하고 지원하는 문화운동 프로그램이다.

'국내 북스타트 운동의 현황분석과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 결과'(대구대학교, 2008, 천재탁)에 의하면 본 운동에 참여한 유아가 일반유아에 비해 인지발달과 사회성 발달에 있어 큰 효과를 보였다. 이처럼 존중받는 분위기 속에서 자란 아이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가능성을 마음껏 발휘하며 타인의 의견에 끌려 다니지 않고 실패에 대한 책임감은 물론 회복력 또한 빠르다고 하니 북스타트 운동의 점진적인 확산을 기대해 본다.

그래서 나의 진심을 들어 줄 수 있는 사람, 상대를 존중해 주는 배려가 내재돼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상대의 진심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 줌으로써 경쟁이나 비교가 아닌 밝은 긍정의 에너지가 넘쳐나는 가정, 학교, 직장, 사회로 이끌어 가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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