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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삼 교장 '창작동요'로 조선족 민족정신 계승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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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삼 교장 '창작동요'로 조선족 민족정신 계승 앞장
  • 김두헌 기자
  • 승인 2016.12.1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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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삼 창작동요제 중국 연변 개최·노래 통해 민족정신 계승 일조

[호남교육신문 김두헌 기자] 창작동요 작곡과 보급을 통해 중국 연변 조선족 동포들의 우리 말 지키기와 민족정신 계승에 앞장서는 현직 교장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동요 작곡가로 활동하는 목포연동초등학교 김남삼 교장(61, 사진)이 화제의 주인공. 

38년째 교직에 몸담고 있는 김 교장은 30년 전 부터 동요 창작활동을 시작해 현재 300여 곡을 작곡했고 국정·검인정 초등학교 음악교과서 등에 교재곡으로 9곡이 수록되기도 헸다.

특히 전남과 광주지역 37개 학교의 교가(원가)를 작곡하기도 한 김 교장은 ‘전남초등음악교육연구회’와 ‘전남초등동요작곡연구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전국 창작동요동호인들의 모임인 '파랑새창작동요회(이하 파랑새)'의 총무로 활동하고 있다.

음악으로 펼쳐가는 인성교육, 심미적 공감을 통한 풍부한 감성능력의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음악교육의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처음 ‘파랑새창작동요회’ 회원으로 해외공연에 동행하며 동요만큼 동포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보듬어 주고 하나로 묶어 내는 매개물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김 교장은 1990년대 중반 동요작곡가들과 미국 LA와 캐나다 토론토 등지에서 두 차례나 해외 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 신작 창작동요 발표회에 참가해 자신의 창작곡을 소개했다. 이후 김 교장은 수년전부터 ‘파랑새’ 회원들과 중국 연변을 방문해 신작동요 연변발표회를 개최한 이후 그곳 조선족 동요인 단체인 ‘연변아동음악학회’와 교류를 시작하게 됐다.  

“‘파랑새’와 ‘연변아동음악학회’가 시작한 교류가 발전해 ‘전남초등동요작곡연구회’와 ‘연변아동음악학회’의 교류 활동으로 발전되게 됐습니다. 마침 당시에 제가 ‘전남초등동요작곡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을 때였는데 회원들의 글로벌적 역량 강화를 꽤한다는 명분으로 시작한 교류였는데 민족정신 계승을 지원하는 활동으로 발전한 것이죠.”

이같은 조선족 아동음악인들과의 교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된 이유는 김 교장과 연변아동음악학회 회장단들과의 만남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교류활동으로 가까워진 그들과 대화하면서 연변의 아동음악인들이 창작동요 보급 활동 이유가 궁금하여 물었더니 그렇게라도 해야 우리말과 글을 이어 갈 수 있고 후대들이 민족정신을 계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더라고요”

사실 최근 중국 조선족이 많은 길림성 연변조선족 자치주와 흑룡강성 하얼빈 지역 조선족 사회에서는 입학철이면 조선족 아이들 상당수가 한족학교로 입학한다. 자녀가 조선족으로 태어났지만 어차피 중국인으로 살아가야 하니 빨리 중국말과 글에 능숙해지는 것이 출세에 유리하다는 생각으로 조선족학교 대신 한족학교에 입학시키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민족정신이 투철한 조선족 기성세대인 연변아동음악인들에게 위기의식을 불러 왔는데 중국의 일부 민족은 원래 사용하는 자기들 문자와 언어를 포기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고 특히 몽골족과 같은 민족은 대다수 그들의 문자와 언어를 포기하고 한어와 한자를 주로 사용해 몽골족의 한족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게 된 것이 바로 그 원인이라고 한다.

실제로 중국의 개혁 개방 이후 급격한 성시(盛時)화로 소수민족 공동체가 붕괴하면서 많은 소수민족 학교들이 폐교돼 소수민족의 언어 문자가 소실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중국 조선족 사회에서 그러한 우려는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족 사회의 우려는 앞으로 조선족 후대들의 학교는 점차 폐교돼 가고 있어 우리 문자와 언어 또한 자연스럽게 소실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조선족 아이들이 조선족학교에 입학하지 않고 한족학교에 다니게 되면 자연스럽게 우리 민족 언어와 말을 가까이 할 수 없어 쓸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결론적으로 고유의 말과 글을 잃어버리게 되어 중국내 소수민족의 하나인 조선족이라는 의식도 희박해져 민족정신이 사라지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같은 우려에 연변 아동음악인들이 조선족 아이들이 비록 한족학교에 다니더라도 그 아이들에게 우리글과 말로 된 창작동요를 만들어 노래를 배우도록 보급하고 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하고 배움이 가장 활발한 시절에 민족 고유 말과 글을 확실하게 배워야 하는데 그 시기를 놓치고 있어서 안타깝다는 연변아동음악학회 회장단(회장 최학주, 부회장 박문국)의 우려 섞인 사연은 김 교장의 마음을 움직였고 이렇게 해서 지원을 위한 교류활동에 발 벗고 나서게 됐다. 

연변아동음악학회와의 교류 활동하면서 그들의 요청으로 조선족 아이들의 노래 발성법을 개선하기 위해 연길에서 성악강습회를 열기도 한 김 교장은 이후 네 차례나 지속적으로 강습회 개최를 지원해왔다.  

“중국 개혁 개방 이전엔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사는 연변의 모든 교육활동은 북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아이들의 노래 소리도 한국과 달리 북한과 거의 유사했었죠. 그렇지만 개방 이후 한국을 방문한 연변아동음악인들이 한국 아이들의 노래 소리를 들어보고 차이점을 발견하고 수십 년 간 북한식 발성법에 길들여진 연변 아이들의 발성을 한국 아이들 발성처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 우리에게 성악강습회 개최 지원을 요청하게 된 것이죠.”

그들의 요청에 김 교장은 한국 어린이 성악지도자 중 조선족 아이들 성악 발성법 개선을 위한 ‘연변어린이성악강습회’ 개최를 지원하기로 하고 자신이 확보하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강사 섭외에 나섰다.

경제적인 면에서 열악한 연변에서 요청한 성악강습회 개최를 위해 항공 교통비를 자신이 부담하고 강사료 없이 무료로 강의해 줄 강사를 섭외했다. 완전 자원봉사 활동을 할 수 있는 성악지도자를 어렵게 섭외해 매년 여름방학 때 연변 조선족 초·중학교 지도교사와 성악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악 강습회를 네 차례나 개최했다.

“이러한 우리의 지원 덕분인지 연변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많은 발전을 거듭하여 이제는 예전의 그 특유한 발성을 극복하게 된 것이죠. 제가 지금까지 연변에 일곱 차례 갔지만, 최근부터 한국 아이들의 목소리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김 교장이 직접 성악발성법 지도를 한 것은 아니지만 그 과정에 자원 봉사로 강의할 수 있는 강사 섭외 등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터라 결실을 맺어가는 것 같아 보람이 컸다.

지난 2012년 옌볜아동음악학회의 요청으로 시작된 성악강습회가 무료 자원 봉사할 강사 섭외의 어려움 이유로 더 이상 강습회를 이어갈 수 없는 상황에 놓였지만 조선족 동포의 어려움을 어떻게든 도와줘야 그들의 민족정신 계승에 희망을 불어 넣어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전남초등동요작곡연구회’ 일부 회원들과 함께 사비를 털어 경비를 마련해 매년 옌볜을 찾아가 성악강습회를 개최했다.

2016년 올해 1월에는 연변 연길시와 흑룡강성 하얼빈시 등 조선족 아이들이 많이 사는 곳에 찾아가 한국의 아이들이 함께하는 친선 동요음악회를 열었는데 매년 개최된 한·중친선동요음악회 행사를 통해 확인된 것은 연변 아이들의 노래 실력이었다.  

“이처럼 조선족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의 수준이 놀랍게 발전하고 있는데, 그들의 목소리를 음반으로 만드는 게 가장 좋은 기록이자 역사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 생각했죠. 그래서 30년을 넘는 제 작곡활동 중 미발표곡을 CD로 만들었습니다. 그랬더니 연변의 학부모들과 지도교사들이 연변에서는 아이들이 무대 경험을 시키는 것이 교육적으로 가장 보람 있게 생각하는지 음반 수록곡 전체를 녹음한 아이들이 출연하는 동요음악회를 개최하기를 원했니다. 그러한 요청에 따라 음악회를 가지게 된 것이 바로 ‘2016. 김남삼 신작 창작동요 발표회’라는 타이틀로 연길시 청소년활동중심에서 지난 8월 21일에 개최된 작곡발표회이죠.”

연변아동음악학회와 전남초등동요작곡연구회(현 회장 목포석현초 이재두 교장)가 공동으로 주최한 창작동요발표회에서 선보인 동요작품들은 김 교장이 자신의 미발표 창작곡을 연변의 조선족어린이들의 노래로 음반에 담은 것인데 반주 편곡도 조선족 아동음악인이 맡았다.

음악회 출연자들 모두 조선족어린이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지만 음악회가 단순한 개인음악작품 발표회가 아닌 우리 말 우리 글로 된 한국의 신작 창작동요보급으로 한·중 문화교류의 장으로 승화돼 그 의미를 더했다.

“그날 창작동요 작곡발표회에서는 자연의 노래, 우정의 노래, 가족 사랑의 노래, 꿈나무 성장의 노래 등 네 개 영역으로 나뉘어 총 36곡이 발표됐는데 노래 가사를 쓴 작사가들이 모두 한국인이어서 가사 내용 또한 한국 어린이들의 정서를 반영한 가사로 우리 어린이 문화를 대변하는 노래로 조선족 어린이들이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데 아주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노래 속에 나오는 모르는 낱말이 있을 땐, 노래를 지도했던 선생님이 나에게 물어 자세하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우리의 전래놀이 ‘연날리기’에서 필요한 ‘얼레’를 모르고 물어 오기에 설명해준 사례가 있어서 한 민족이지만 지역을 달리해 사는 이유로 이질화된 문화의 이해와 교류의 장이 됐습니다.”

매년 개최되었던 한·중 친선동요음악회와 김 교장의 작곡발표회를 통해 소개된 우리 창작동요는 연변 아동음악 작곡가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이 됐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어린이들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고 배우기 어렵거나 틀에 박힌 이념 주입식 동요 작곡을 반복하던 그들이 앞으로 어린이 정서에 부합하는 가사와 쉽게 익힐 수 있는 동요를 작곡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고 한다.

아울러 이러한 일련의 교류활동들은 연변 조선족 사회에서 민족정신 계승을 위한 생산적인 지원활동으로 기억되고 있어 실질적인 보람의 체감은 대단하다고 한다.  8월에 있었던 연변 조선족 동포 어린이들과 함께 한 ‘2016. 김남삼 신작 창작동요발표회’에서 발표된 곡을 모은 CD(‘꽃바람 손짓’)는 김 교장의 일곱 번째 동요 앨범으로 연변은 물론 국내에 보급돼 어린이 음악문화 진흥에 도움을 주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김 교장은 “조선족 동포들의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탰다는 점과 우리말을 지키려는 해외 동포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게 동요작곡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고 뿌듯한 일”이라며 “특히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우리말과 단어들을 동포 아이들이 동요 부르기를 통해서라도 자연스럽게 익혀 민족성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고 우리 민족정신 계승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 도움의 손길을 뻗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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