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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일
  • 승인 2016.12.0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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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일∥용면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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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국정연설문 등을 미리 최순실에게 보내 점검이나 수정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온다. 하늘에 비가 내리고 있다.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니? 무슨 낯으로 세계인들 앞에서 얼굴을 들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긍심을 내세울 수 있을 것인가? 부정부패를 단죄하는 정점에서 국기를 바로 잡아야 할 검사장 나리들까지 수백억의 부패를 뒷주머니에 꼬불쳐 넣고 한낱 게임업자에게 놀아나거나 정권의 최고 실세 수석이 되어  호가호위했다니!

선진국 문턱에 선 대한민국이 겨우 여기까지였나 하고 절망하는 사이에 이제는 대통령까지  연설문이나 주요 현안을 무속인 아줌마에게 미리 보내서 지도를 받았단다. 통일 대박, 우주의 기운 등 국정연설문 어딘가에서 튀어나오는 유치하고 불안한 단어들이 결국 승마와 외유와 호화사치에 빠져 사는 저급한 무속인의 머리에서 나온 언어들이라 생각하면 대통령의 말마따나 혼이 없어질 지경이다.

최순실 일족이 대통령을 싸고돌면서 명문 대학을 수렁에 빠뜨리고 전경련을 꼭두각시로 조정해 수수께끼 재단을 만들고 국정을 농단하고 있었음에도 온통 썩어버린 일부 권력자들은 온갖 해괴한 논리와 위세를 조직화 하여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유신을 충직하게 받들고 우리가 남이가 로부터 왕실장으로 불리며 권력을 휘두른 김기춘은 최순실에 대해 보고 받은 적 없고, 알지 못하고, 만나적도 없고, 전화통화 한 적도 없다고 TV에서 완강하게 고개를 흔든다.

고마운 일이다. 국민의 촛불 민심에 그들의 악취나는 속내를 감추고 사죄하는 모션에 쉬이 잊혀져 버린다면 새 시대를 갈망하는 국민의 열망도 깊은 성찰없이 지나갈 공산이 크다. 거기다 200만의 촛불 앞에서도 끄덕없는 대통령의 담대함은 조금도 놀라울 것이 없다. 그를 숭앙하는 박사모 등의 지지 층이 절대적으로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가정이지만 10.26 사태로 인한 18년의 장기 집권이 막을 내리지 않았다면 자연 수명이 다할 때까지 총통적 대통령제는 지속되었을 것이고 북한과 비슷한 또 다른 형태의 세습제가 되지 않았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순천 시민들의 혜안에도 깊이 고개가 숙여진다. 어려운 시기에 이정현 대표를 선택해 주어서 그의 타고난 뚝심과 박력으로 새누리당의 대표가 되고 몸을 헤아리지 않는 충성심으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의 정치의식을 높여주는데 기여하고 있는가?

그리고 지면을 좀 더 늘리고 싶은 인물이 있다. 윤창중 대표가 등장해 신의 한수 방송, 대구 북카페, 박사모 집회에서 광장에 모인 수백만의 촛불 민심을 종북 친북 좌파로 몰고 언론을 쓰레기로 지칭하고 있다. 여기에서 자유 발언처럼 나의 신상발언을 은근슬쩍 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비겁한 꼼수인데다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사안인데도 용기를 내어 본다. 윤창중이 미국에서 성추행 보도로 국제적 망신을 샀던 2013년 5월 7일은 나의 성추행도 전남도교육청에 올라갔기에 그 절묘한 타이밍에 기겁을 한다. 

고향 학교의 교장이 되어 온갖 혁신 아이템을 실행해 보겠다고 열을 내고 있던 학기 초에 기간제 강사가 수업시간이면 아이들 얼굴에 칠판지우개를 던져 댄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나는 운명의 수에 걸려든다. 즉석 방문한 현장에서 아이들의 수준이 워낙 낮다 등 빈정거리는 말투에 언성이 높아지고 말았다. 그 강사는 교장이 귓볼을 당겨 성적인 수치심을 느꼈다는 민원을 제기하고는 캐나다로 떠나버렸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속전속결로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거기서 나는 주눅이 들어 말했다 아이들이 우선 아니요? 수업시간에 칠판지우개를 던져댄다는데 눈에라도 맞아 백태라도 끼면 그 죄업을 나는 어쩌란 말이요? 하루 견책을 받았고 언론에 크게 나왔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갑이 을을 성추행했고 교장은 성추행하고도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데 약자는 사표를 냈다는 등 신문마다 성추행이란 단어에 조금씩 살을 붙여 재미를 더하고는 했다.

나는 기사에 댓글을 달았다. 전국에서 한 명 이라도 현장에 직접 와서 취재를 하라. 대기자라는 그녀의 작은아버지마저 오지 않았지만 성추행으로 언론에 터지자 온전히 업무를 할 수 없었다.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일로 공을 세운 이들은 보다 좋은 곳으로 높은 곳으로 자리 옮김에는 화려하다 못해 눈부시다. 어떤 문제가 이슈가 되면 진실보다는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눈치게임이 먼저다. 하지만 일선에서 땀 흘려 일하면서도 요령이 없다는 이유로 짓밟히는 꼴이 더는 있어서는 안 된다.

다시 결론으로 돌아오려고 보니 너무 멀리 가버렸다. 이러려고 글을 썼나 하는 자괴감이 드는데다 헛발질로 주제가 흐트러져 버렸다. 그렇지만 마무리 하련다. 대통령님 그리고 혼자는 외로우시니 왕실장님 윤대표님, 국민이 환란에 빠지든 나라가 지리멸렬해지든 콘크리트 권력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확신으로 맹종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자기 권력, 자기 권리를 바르게 행사하지 못한데 대한 뼈저린 각성을 위해서도 신의 한수와 같은 기발한 묘수를 발휘하셔서 더 버티고 지키셔야 합니다. 역사의 물결 앞에 위대하시고 존경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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