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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횡단열차, 도전은 없고 고통만 있다’에 대한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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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횡단열차, 도전은 없고 고통만 있다’에 대한 반론
  • 나동주
  • 승인 2016.08.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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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주∥목포서부초등학교 교장·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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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교육청의 '독서·토론열차학교'운영에 대한 하영철 박사님의 칼럼을 읽고 텅 빈 가슴 같은 허허로움을 느낍니다. 교육시책을 보는 주관적 시각이야 얼마든지 다양할 수 있다지만, 글 속에 면면히 흐르는 날선 비판은 마치 여백의 미(美)가 결여된 수묵화를 보는 듯 암담합니다.

‘남의 기획을 비판하지 말라’는 공존지수(Network Quotient) 18계명 중 열한 번째의 내용을 차치(且置)하고서라도 독서·토론열차학교를 처음 기획했던 실무자의 입장에서 다음과 같이 저의 아쉬움을 밝히고자 하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첫째, 비판 시기의 적절성에 대한 아쉬움입니다. 지금 시베리아 횡단열차속에는 우리 전남의 고등학생 120명과 30여명의 선생님들이 “약자를 위해서, 모두를 위해서, 조국을 위해서”라는 독서·토론열차학교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스스로 성장하는 소중한 경험을 한가슴 가득 채워오기 위해 지금 그들의 엄청난 노력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매사 순기능과 역기능은 양존하기 마련이며 그 판단은 사후(事後) 수많은 피드백의 산물이어야 함에도 현재 진행중인 이 시책을 지금 이 순간에 비판해야 할 시기적 절실함이 있었는가에 대한 불편함입니다.

둘째, 글의 맥락이 다분히 단정적이라는 아쉬움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시베리아횡단열차, 도전은 없고 고통만 있다’라고 단정하셨는데 ‘정말 도전은 없는 것인지’,‘온통 고통만 있는 것인지’확언(確言)할 수 있는 증거자료에 터한 지적인지 알고 싶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해외여행은 미래 핵심역량인 창의성을 기르는데 목적을 두어야 하지만, 전남교육청의 시베리아횡단열차는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이 또한 단언하셨는데 전남의 독서·토론열차학교가 창의성 신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박사님의 주장을 뒷받침할 지적 진실성이 확보된 교육학적 데이터는 존재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셋째, 자의적(恣意的) 판단에 의한 내용의 왜곡이 본질에 크게 벗어나 있다는 아쉬움입니다.  이번 전남의 독서·토론열차는 전남의 학생들이 러시아의 광활한 대지를 횡단열차로 관통하면서 우리 민족의 길, 장엄한 역사의 길을 함께 호흡하며 약자를 배려하고, 모두가 하나임을 각인하고, 조국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오는 참으로 엄숙한 여정입니다. 그 답을 구해오는 매개체로써 독서·토론이 마중물이 될 것이며, 시베리아횡단열차는 수단으로써 그 의미가 작동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글 속에서는‘학생들의 해외여행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 '조상의 얼을 찾는다면 구태여 러시아를 갈 필요가 없다’, '독서와 토론은 학교시설에서 하고, 인내와 도전은 군 병영체험을 통해서 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이런 자의적 판단이 과연 전남의 독서·토론열차학교의 본질을 온전히 이해한 결과로써 도출된 것인지 정중히 여쭤보고 싶습니다.

본디 글의 속성이 다분히 주관적 인식에 바탕을 두고 서술된다지만, 행여 본질이 왜곡되고 편협(偏狹)된 시각에 기반한 경사(傾斜)된 견해 표명으로 괜스레 상처받을 많은 학생과 학부모, 글로벌 교육을 지향하는 전남교육청의 입장을 고려하셨는지 이 또한 정중히 여쭤봅니다.

물론 이 칼럼의 행간에 숨겨진 긍정적 메시지를 통해 타산지석(他山之石)을 찾아보는 열린 사고가 필요함은 인식하나,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1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면밀하게 준비해 독서·토론열차학교의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15박16일 동안 동거동락(同居同樂)하면서 학생들 곁에서 그들의 거친 숨소리를 흡입한 실무자들이 아니고서는 그 누구도 감히 이 시책을 전반적으로 부정할 자격은 없다고 사료됩니다.

우리 학생들은 도마 안중근, 단재 신채호, 우당 이회영 선생 등 독립지사를 머리 숙여 참배했습니다. 나라를 위한 우리의 다짐을 발표했습니다. 뤼순감옥에서 모의법정토론을 통해 105년 전 안중근 의사에 대한 재판이 잘못됐음을 알리고 조선의 형법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난상토론을 통해 글로벌 리더의 자격이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불편하기 때문에 도전하고, 힘들기 때문에 인내합니다. 이를 통해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합니다. 이것이 바로 전남의 독서·토론열차학교가 추구하는 참모습입니다.   

저는 일찍이 박사님의 금과옥조(金科玉條)와 같은 저서를 통해 교육학의 맥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존경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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