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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범
  • 승인 2015.10.2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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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범∥미래교육포럼 공동대표, 전 광주교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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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가 ‘행복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하면서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지만 진정으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는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102위라고 한다. 선진국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풍부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어째서 자신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행복의 조건’으로 우리나라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화목한 가정’을, 고등학생은 ‘돈’을 꼽았다는 연구보고가 있었다. 물론 돈을 선택한 비율이 19.2%라지만 우려스러운 일이다. 예전에도 ‘10억이 생기면 감옥에 가도 좋다’는 청년이 절반 가까이 집계된 자료가 있었다. 순수와 이상을 꽃송이처럼 간직해야할 시기에 참 슬프고 참담한 일이다.

외부적인 행복이란 외부적 요소에 의해 결정된 행복이다. 예를 들면 남들보다 부유하거나 사회적 성공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복은 외부적 요소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허무하고 쉽게 불행이 되기도 한다. 돈이 행복의 기준이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돈이 많을 땐 행복하다고 느끼지만, 돈을 잃은 순간 행복도 잃는다.

행복해지고 싶으면 행복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행복을 측정하지 말고 나만의 행복을 찾아야 한다. 이런 행복은 내 삶을 가치있게 만드는 일일 수도 있고 나를 편안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행복해지는 방법은 무엇일까? 내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에 몰두하고 찾아가는 노력인 것이다. 가치있게 행복해지고 싶다면 의미있는 일을 찾아서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자신에게 의미있는 일을 할 때 외부적 조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고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삶이 아닌 사회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학력, 능력, 스펙 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외부적 조건에 얽매이는 사람은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없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하루에 단 한시간이라도 나에게 의미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이다. 행복은 내 주변에서 찾아볼 수도 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내가 인식하지 못하던 행복일 수도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 내가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한 감사는 새삼스럽게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행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자신의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에 해괴한 신조어로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란 말이 나왔다. 수학시간에 잠을 자거나 딴 짓을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고등학생 10명 가운데 6명이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이란 통계는 우리 학생들이 수학공부를 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실태조사에 의하면 초등학생의 72%, 중학생의 82%, 고등학생의 81%가 수학 사교육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이 어렵다고 대답한 학생의 비율도 초등학생 27.2%, 중학생 50.5%, 고교생 73.5%로 나타났다. 고학년이 될수록 수학에 흥미를 잃고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내용이 어렵고, 배울 양이 많고, 진도가 빠르다’ 등을 들었다. 우리나라 수학교육과정 수준은 선진국의 같은 학년 수준보다 매우 높고 학습분량도 많다고 한다.

이쯤 되면 정규교육이든 사교육이든 수학교육에 어떤 문제점이 있음이 분명하다. 이제 ‘수포자’의 심각한 실태 확인이 된 만큼 수학교육과정과 수업방법 등의 혁신과 획기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학생들이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진정한 행복교육은 현장에 답이 있다. 바로 현장교육 전문가인 교원의 목소리를 토대로 안정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발현할 수 있도록 토론, 실습과 같은 학생중심의 교육과정이 편성․운영되어야 한다. 최근 실시되고 있는 ‘자유학기제’를 통하여 창의성, 공감능력, 협력을 미래의 핵심역량으로 제시하여 학생이 교육의 중심에 있도록 정책을 펴야 한다. 이젠 우리나라도 학생들의 행복교육을 위해서 교육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 즉 철학, 고전, 역사, 독서 등 폭넓은 인문학 영역을 초등과 중등교육 현장에서 교육프로그램화 해야 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다양한 인문학과 만남을 통해서 자아와 삶에 대하여 깊이 고뇌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올바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정립해야 한다. ‘교육자원’은 학교 밖에 더 풍부하고 모든 것을 학교가 떠안을 수 없으므로 가정, 학교, 사회가 역동적이고 상호의존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폭넓은 교육이 추진되어야 학생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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