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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깨우는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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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깨우는 보약
  • 정병도
  • 승인 2015.09.0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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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도∥관기초등학교 교장
정병도 칼럼.jpg

가을이다. 가을하면 떠오르는 낱말이 많기도 하다. 그 중 독서라는 말이 꼭 들어갈 듯싶다. 독서, 참 색바랜 말이다. 누구나 하는 이야기, 아무나 하는 이야기를 꺼내본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독서활동이 무척 중요하고 필요한 일임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옛부터 선조들은 “황금이 궤짝에 가득 차 있다 할지라도 자식에게 경서 한권을 가르치는 것만 못하다.”라고 하였으며, 글을 읽는 것은 도(道)를 궤 뚫는 그릇이라고 하였다. 재미있는 작가 이외수는 ‘인간의미’를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들 중에서 독서를 즐기는 생명체는 오로지 인간뿐이다. 따라서 독서를 게을리하는 소치는 인간이기를 게을리하는 소치나 다름이 없다.”라고 했다.
 
나에게 방학의 즐거움중 하나는 독서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그동안 보고 싶었던 책을 그야말로 편하게 읽는 일이다. 더욱이 몇 권으로 나눠진 장편을 읽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선생님들이 방학을 맞아 휴가원을 제출할 때 독서 휴가원을 제출하는 것을 보면 흐뭇해진다. 이왕이면 무슨 책을 읽겠다고 구체적으로 적어내면 더욱 좋겠다.
 
조선시대에도 관료들에게 오직 독서만을 위한 휴가가 있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교원들의 연구년제 연수에 비유될지 모르겠다. 조선시대, 똑똑한 청년관료들을 따로 뽑아 일정기간 오로지 책만 읽게 한 후에는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었다 한다. 이 제도는 세종임금 때부터 시작되어 영조 때까지 이어졌다고 하는데, 인재를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독서라고 생각한 까닭일 것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공무원이 되려면 정부가 지정한 필독서 50권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정부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를 지정하고, 면접시험 때 이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공무원 시험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이고 여러 가지 우려도 예상된다. 하지만 국가의 중대한 일을 맡아 일 할 사람이 많은 책을 접하게 된다는 것에 우선 한 표를 던진다. 책을 많이 접한 사람일수록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고,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공무원이나 전문직 선발에도 이와 비슷한 제도가 있었으면 한다. 대학 생활 은 물론이고 교직을 수행하는 동안에도 교육, 인문, 사회, 역사, 예술, 철학 등 교육자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 100권 정도는 필독서로 지정하여 두고두고 읽게 했으면 좋겠다. 교육자가 갖게 되는 풍부한 경험은 학생들에게 전수되고 반영된다. 책을 통한 풍부한 간접 경험은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진로와 인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독서한 내용 모두를 다 알고 기억할 수는 없다. 그러나 책을 통해 경험하고 쌓을 수 있는 교양, 지식, 사고력 등은 마치 콩시루에서 콩나물이 성장하듯 자신도 모르게 성장되며, 새로움을 발견하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책을 가까이 하는 일은 나를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일이다. 이 일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 모두를 꿈꾸게 하는 일이다. 독서, 평생을 함께 해야 할 좋은 습관이자 나를 깨우는 보약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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