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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인성교육의 요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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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인성교육의 요람으로
  • 이동범
  • 승인 2015.08.2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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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범∥미래교육포럼 공동대표, 前 광주교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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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1일부터 전국 초·중·고교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된다. 이로써 사람으로서의 바른 품성을 기르는 ‘인성교육’을 법으로 정해 본격적인 인성교육 실천 기반과 체제를 갖추게 됐다. 윤리와 도덕을 교육의 첫 덕목으로 여기던 우리나라가 ‘사람됨’의 기준을 법으로 강제하게 됐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인륜문제가 심각했으면 법을 통해서 이를 처방하려는 것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돌이켜보면 인성교육은 광복 이후 우리 사회와 한국교육이 일관되게 그 중요함을 주창해 왔지만 실행이 없는 헛된 말에 그친 느낌이 없지 않았다. 교육이념 수준에서 선언적으로 강조했을 뿐 그런 위상에 걸맞게 구체적 실천을 위한 각성된 노력을 일관되게 해 오지 못한 점에서 볼 때 바로 인성교육은 실천이 핵심인 것이다.

인성교육진흥법 시행령의 주요 내용을 보면 ① 5년마다 인성교육 종합계획 수립 ② 국가·자치단체의 예산지원 의무화 ③ 현직교원 연간 4시간 이상 연수 ④ 교대·사대에 인성과목 필수 개설 및 이수 등이다. 이는 우리 교육이 학력에서 인성중심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으나 이제 올바른 실천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교대나 사범대 등 교원양성기관에서 인성교육 전문 인력을 어떻게 배출할 것인지, 초·중·고 교사들의 인성교육 연수를 어떻게 실천할지,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나 교육과정을 어떻게 개발할지 등 검토할 사항이 많다.

사람들은 흔히 학교에서 선생님들만 인성교육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오히려 인성교육을 활성화하고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사회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물론이고 사회인 모두가 인성교육의 전달자가 되어야 한다.

바로 가정은 자녀에게 최초의 학교이며 사회로 나아가는 첫출발지인 것이다.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가정에서 자라면서 부모의 행동을 배우고 가풍을 이어가며 살아가는 생활의 터전이며, 부모들은 자녀들이 참되고 착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도록 가르치는 기초교육의 교사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가정에서부터 인성교육이 철저히 이뤄지도록 하는 방법을 알고 실천하기 위해서 첫째, 가족간의 대화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밥상머리교육’을 통해 부모와 자녀간의 일상적인 생활상을 대화하고 소통하는 일이다. 오늘 하루의 생활을 반성하고 내일의 계획을 세우기 위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사랑으로 문제점들을 풀어가고 안아주면서 애로사항 등을 풀어나가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의도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둘째, ‘모자동행독서(母子同行讀書)’와 일기쓰기를 실천하는 일이다. 부모와 자녀간에 동일한 책을 골라 함께 읽고 나서 그 책의 내용을 토론하는 형식을 갖는 것이다. 책의 주인공의 성격, 가장 재미있었던 점, 기쁘고 슬펐던 점, 본받을 점 등을 이야기하고 이런 내용을 일기에 쓰도록 한다. 이렇게 하려면 스마트폰 사용을 억제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한다. 스마트폰의 노예에서 벗어나 독서의 생활화로 자녀들의 심성을 도야하자는 것이다.

셋째, ‘가훈(家訓)’을 정해 실행하는 일이다. 가훈은 한 가정의 전통과 가풍을 이어가도록 하는 가정의 지침이다. 자녀들이 가훈에 따라 행동하고 실천의지를 갖는다면 가족간의 사랑은 물론 효의 정신이 몸에 배어 웃어른을 존경하는 풍토가 조성될 것이며, 부모를 공경하고 형제간에 우애하게 될 것이다.

넷째, ‘민주시민정신’을 실천하는 일이다. 준법, 질서, 친절, 예절 지키기의 실천으로 명랑사회와 민주사회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다. 이웃을 사랑하고 봉사하며 서로 나누면서 남을 배려하는 습관을 형성해야 한다. 바른말, 고운말 사용을 생활화하고 웃는 얼굴, 부드러운 말씨, 따뜻한 손길로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한다면 정이 넘치는 훈훈한 사회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인성교육은 식물의 광합성 작용과 같아야 한다. 햇빛과 바람, 공기가 적절히 작용해야 온전한 꽃과 나무로 성장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생활하는 환경과 인간관계가 모두 ‘인성교육의 장(場)’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고 행동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인성교육은 자연스럽게 ‘보고 배우는 짓’이다. 그만큼 실제로 하는 ‘체험’이 중요하다.

‘밥상머리교육이 중요하다’거나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등의 말은 생활 속에서 이뤄지는 인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주고 있다. 가정과 사회가 바로 서고, 부모와 어른들이 솔선수범을 보이면 미래 세대의 우리 아이들은 이를 스스로 배우고 실천하게 된다. 그래야 인성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 인성교육을 학교에만 맡기지 말고 한국교총에서 추진하고 있는 ‘인성교육 범시민 실천운동’에 온 국민이 동참해 실천적인 인성교육이 꽃피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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