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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자유학기제는 내년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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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자유학기제는 내년부터 시작해야 한다"
  • 하영철
  • 승인 2015.08.2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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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철∥미래교육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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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2학기부터 광주시내 모든 중학교 1년생의 자유학기제가 시작된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같은 지필고사를 없에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여주고 토론학습, 실험학습, 프로젝트학습 같은  참여형 학습방법으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력과 문제해결력, 창의력을 기르고, 진로탐색의 기회를 준다는 의미의 자유학기제는 매우 바람직한 교육정책으로 그 근본 취지에 많은 학생, 학부모, 교사가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실행 방법에는 개선해야 할 점이 많고,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실패할 확률도 높은 정책이다. 교육부는 2013년부터 전국에 42개의 연구시범학교를 시작으로 금년까지 자유학기제 확대 검증을 거쳐 내년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교육부는  2015년 개정교육과정에 2016년에 실시할 자유학기제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1, 2학기, 2학년 1학기 중 한 학기를 학교 자율로 선택하고 자유학기기간에 170시간, 오전에는 주당 20∼22시간의 교과시간을, 오후에는 주당 10시간 이상의 진로체험, 예체능활동, 동아리활동 등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광주시교육청은 광주형자유학기제라는 명칭으로 금년 2학기부터 시내 약 20000여명의 중1년생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를 전면 실시한다. 정치나 경제정책은 잘못되면 고치면 되나 교육은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 된다.
 
새로운 교육정책을 추진하기위해서는 일정한 기간 동안 그 정책의 효과를 실험, 연구한 다음 그 결과를 보고 그 정책의 적용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광주시교육청은 작년과 금년 2년간 공립중 3개교 사립중 2개교를 자유학기제 연구실험학교로 지정하여 현재 실험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실험 결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유학기제를 확대 실시한다는 것은 모든 학생을 실험대위에 올려놓는 위험한 발상이라 생각한다.  

금년 2학기부터 광주시내 중 1년 전 학생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는 것은 재고해야한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교육부 지시에 따라 내년부터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2학기에 자유학기제가 실시되면 가장 큰 문제는 학습력 저하이고 다음은 진로체험문제이다. 중간, 기말 고사를 안 보는 것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선생님들이 힘들겠지만 형성평가, 진단평가, 수행평가, 자기성찰 평가, 동료상호평가를 잘 활용하면 된다.
 
특히 수업과정 중 학습목표 달성도를 확인하고 학습결손을 보충해주는, 준비도, 참여도, 성취도의 특성을 갖고 있는 형성평가를 활용하면 오히려 학력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단지 2학년에 진급하였을 때 2학년 교과의 학습 가능성을 진단하는 성적자료의 미비로 학습에 어려움이 있을 수 도 있음을 예상해야한다. 자유학기제의 학력 저하 문제는 오후에 추진하는 진로 체험, 예체능 활동, 동아리 활동 시간을 정규 교육과정 내의 교과시간을 이용하는 데 있다.

교과시간을 토론학습, 협동학습, 실험학습, 질문 있는 교실 등 참여형학습으로 진행하는 경우 교과 진도에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참여형 수업이 진행되면 교육과정에 제시된 단위시간의 학습과제를 배정된 시간에 가르칠 수 없다. 한 시간의 목표학습량은 학생들의 학습활동의 증가로 한 시간 이상의 학습시간이 필요하게 되고, 교과내용을 교사의 재량으로 축소, 압축하여 가르치는 경우 학습력 저하는 피할 수 없다.
 
1주일에 수학 시간을 1시간씩 자유학기제 운영 시간으로 사용하는 경우, 1시간의 수업 결손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주당 5시간 배정된 교과시간이 4시간으로 줄어들게 되는 결과는 학습력 저하의 원인이 될 것은 확실하다. 현재 광주시내 연구실험학교와 같이 일주일에 8시간의 자유학기제 운영 시간을 모두 정규 교과시간에서 빼어내 활용하게 되면 학생들의 학습력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광주시 교육청은 자유학기제의 의미를 참여형학습에 두고 있다. 그러나 참여형 수업의 역기능도 생각해야한다. 참여형수업은 학생들의 사고력, 문제해결력, 창의력,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기르고 협동심, 배려심등 도덕성도 기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토론학습을 이끌고나가는 학생, 질문을 잘하는 학생은 공부를 잘하고 외향성인 학생임을 생각해야 한다.
 
공부를 잘하나 내향성인 학생, 실력이 뒤진 학생들은 남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토론이나 질문에 적극 참여치 않고 혼자서 공부하기를 좋아함을 생각하고 그들에 대한 수업환경을 만들어 줘야한다. 일반학교 학생들이 자유학기 연구실험학교 학생들보다 자기주도적 학습력이 더 높다는 교육부 발표를 주목해 봐야 한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외향성인 학생이 학력이 높으나 중학교, 고등학교로 갈수록 내향성인 학생들의 성적이 좋아지다가 대학생이 되면 외향성인 학생보다 내향성인 학생의 성적이 더 높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나 과학자, 문학가는 대부분 내향성인 사람임을 생각할 때 참여형학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지적능력은 세계에서 우수하나 흥미도, 호기심, 행복감은 최하위이기 때문에 지필고사를 없에고 참여형수업, 진로탐색으로 꿈와 끼를 키우는 행복한 학생을 기르기 위해 자유학기제를 도입한다는 자유학기제의 필요성은 다시 생각해야한다. 자유학기제의 의미속에는 자율과 경쟁을 통한 우수인재양성의 의미가 빠져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창의성교육을 주장해왔고 그후 50여 년간 수없는 교육과정의 개편을 해 왔으나 기초과학분야 노벨수상자는 한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기초과학에서 19명의노벨수상자를 내고 있음을 보면 우리나라 교육에 문제가 있음은 확실하다.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려면 아일랜드처럼 중3년 졸업 후 1년간 실시하는 전환학년제를 택해야한다. 현행 중1년을 선택한 것은 학생들의 미래 역량강화보다는 상급학교 입시 때문인 점을 생각하면 참으로 잘못된 교육정책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지적능력은 우수하나 행복감은 최하위이기 때문에 시험을 보이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은 경쟁을 포기시키는 것이요 참여형수업만 강요한다는 것은 외향아 주도 시스템의 학습환경을 만들 수도 있으며 중1년에게 진로탐색의 기회를 준다는 것은 효과 없는 교육정책으로 교육력 낭비만 초래할 것으로 생각한다.
 
교육부가 내년에, 광주시교육청이 금년 2학기부터 실시하는 자유학기제는 현행 학교교육에서도 그 실천이 가능한 교육정책이다. 진정한 교육 개혁은 상식이 아닌 비상식, 과학적 검증, 교육이론에 교육경험이 함께하는 점진적 혁신으로만 가능함을 생각하고 미래지향적인 교육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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