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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학교, 그 실존적 교육 실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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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학교, 그 실존적 교육 실현을 위하여
  • 박인숙
  • 승인 2014.10.1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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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함평여자고등학교 교장
 

1. 들어가는 말

세월호 사건은 우리에게 지금, 이나라의 모든 어른 된 이들은 아이들 앞에 죄인 된 마음으로 살 수밖에 없게 합니다. 특히 이 땅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모든 교직원은 참으로 가슴 막막함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우리 사회에 만연된 원칙과 법규 준수 불감증, 부정과 비리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물질추구 속에서 속절없이 사라져 버린 인명 경시와 생명에 대한 무배려로부터 임을 우리는 가슴 아프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민족과 국가에 대한 회의가 생길 정도로 고뇌하는 마음 속에서도 절대로 놓을 수 없는 희망이 있기에 모두 이 자리에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교육만이 희망인 세상!을 만들고자 하여 우리는 오늘도 교육을 합니다.

절대적 빈곤과 봉건적 잔재와 권위주의 사회를 청산하기 위하여 숨가쁘게 달려왔던 지난 세기, 우리 어른들은 참으로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수출주도형 산업역군을 길러내기 위하여, 절대적 빈곤에서 OECD 회원국이 된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위하여 우리 교육자들은 땀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 숨가쁜 시간 속에서 우리는 생명과 인간과 여유와 배려를 잃어버리는 현실을 맞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무지개학교는 아시다시피 전남형 혁신학교의 명칭입니다. 이 혁신학교가 왜 21세기 교육페러다임 속에서 우리에게 반드시 실천해야할 과제인지, 어떻게 하면 무지개학교의 추진이 교육공동체를 상호 수단화 시키지 않고 서로에게 의미있는 교육으로 나아가게 할 지에 대하여 저의 작은 교육적 경험을 통하여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저는 한 때 교육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학교밖으로 쫒겨난 일도 있는 사람입니다. 1978년 문리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교직학점 겨우 24학점을 취득하고 교사로 발령받은 후 준비되지 않은 교사로서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다가, 이오덕 선생의 ‘삶과 믿음의 교실’ 이라는 책을 통해서 교육자의 바른 길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후 YMCA 중등교육자회나, 전국교사협의회의 일원이 되어 동료교사들과 좀 더 재미있고 참신한 학급운영이나, 수업, 그리고 학생의 자치능력신장을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1987년 6.29 선언 이후로는 전국교사협의회도 만들었고, 급기야 좀 더 강력한 조직을 원하던 교사들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만들기도 그리고 해직도 당했습니다. 이후로도 제1대 전라남도교육위원등으로 활동하면서 이 땅에 올바른 교육을 실천해 보고자 무진 노력하였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노력들이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음을 자인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교단을 떠난지 8년만에 돌아간 학교현장에서였습니다.

1997년 당시 벌써 일본에서 들어온 ‘이지메’는 ‘왕따’라는 용어로 퍼져갔고 학생들의 모습은 정말로 ‘신인류’라고 부를만큼 변모한 모습이었습니다. 무한경쟁과 학력, 금권, 외모지상주의의 사회적 병폐는 고스란히 아이들의 마음 속에 내면화되어 무기력, 무감각, 무배려의 학생들로 길러지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깊은 좌절에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그 때로부터도 시간은 20여년이 지났습니다. 물론 우리 아이들의 모습은 더욱 황폐해져 가는 것 같고, 이제는 교원만으로는 더 이상 학생을 지도할 수 없다고 판단한 정부에 의하여 경찰력이 학교에 투입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참으로 교단 말년에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담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차제에 2000년 중반부터 대안교육을 하고 계신 분들에 대한 소식, 그리고 새로운 학교 운동을 통하여 학교가 통째로 변모하는 남한산초등학교나 전남 순천에 있는 송산초등학교 등의 성공적인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시스템을 바꾸고 법을 바꾸고 교사가 열심히 자기 수업을, 자기 교실을 바꾸려고 노력했지만 그것만으로는 교육이 희망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교장과 교감, 교사가 공동으로 합의하고,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학교문화 속에서 만들어 나가는 혁신학교는 확실하게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바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교장 자격도 가지지 않은 사람으로서 주민추천공모제를 통하여 장흥교육장을 해 보겠다고 나섰습니다. 정년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저로서 마지막으로 교육이 희망임을 제 스스로에게 확인하는 작업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교육장이 되었고 관할 지역인 장흥지역을 무지개학교(전남형 혁신학교의 이름) 특구로 만들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1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서 드디어 전남에서는 최초로 장흥군이 무지개학교 교육특구로 선정 되었습니다.

다행히 무척 힘들게 싹을 틔운 장흥의 무지개교육지구사업은 전남에서 긍정적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남의 여러 시․군이 무지개 특구를 하겠다고 나섰고, 전남교육청에서는 올해만도 6개 이상의 무지개교육특구 신청을 승인했다고 들었습니다.

장흥지역내에서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학교장과 학부모,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로 전환된 것도 반가운 일 중에 하나입니다. 이제 우리 전남교육에 참교육력으로 성장하는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새바람이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저의 경험담을 중심으로 몇가지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2. 무지개 학교에 대한 몇 가지 오해

상당히 많은 분들이 무지개학교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우리 전남은 무지개학교 첫 단추를 끼울 때부터 약간의 혼선이 있었던 것이 아직까지 확실하게 불식되지 못한데서 기인하지 않나 싶습니다. 또한 무지개학교를 추진하는 주체들 중 일부의 성급하고 지혜롭지 못한 태도들이 그 오해를 가중시키고 있는 면도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가. 무지개 학교는 일부 교직단체 사람들이 주도하는 것이다.
나. 무지개 학교는 많은 프로그램을 실시하기 때문에 업무부담이 가중된다.
다. 무지개 학교는 학력보다는 인성에 치중하기 때문에 성적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위와 같은 오해들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제 경험을 회고해 보아도 특히 교장이나 교감의 자리에 계시는 분들에게는 무지개학교 운영과정에서 몇가지 혼란을 겪으실 수 있습니다. 저도 교감으로 재직하던 당시에 제가 근무하던 학교를 무지개학교로 운영해 보고자 많은 노력을 했고, 그 학교는 지금 무지개학교로 지정되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동안 소극적이던 교사들이 무지개학교를 추진하면서 적극적으로 학교의 주인으로 나서서 초과근무수당도 받지 않고 겨울방학을 반납하면서 하루 10시간씩 보름동안이나 마라톤 회의를 하고 책꽂이에 장식물에 지나지 않던 전년도 교육계획서 전체를 분석하고 새롭게 디자인하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교감이나 교장이 배제되는듯한 느낌, 실은 교사의 자발성을 위해서 교장이나 교감이 뒤로 물러나 있었다고 해야 맞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가끔씩은 권한을 침범당하는 것 같은 서운함, 배제당한다고 느껴질 때는 소외감 등 참, 복잡한 심정이 되는 일이 많았던 것이 기억납니다. 

3. 무지개학교는 교육공동체의 삶의 양식을 바꾸는 것이다.

무지개학교를 추진하거나 지원해야할 주체들이 먼저 공유해야 할 한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교육, 그리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의 공교육이 교육의 본질추구에 미흡함이 많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교육을 위하여 열심히 노력한 사람일수록 ‘혁신학교’라는 용어를 불편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수십년을 교단에서 노력해 온 나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지금도 학교가 멋지게 운영되고 있는데 새삼스럽게 학교를 혁신하자니!’ 라는 불편한 심기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토론과 합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 교육주체의 자발성이 우선이다.
역대 정부는 다양한 교육혁신을 시도해 왔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구호와 멋진 이름을 붙인 사업과 프로그램이 내려오면 올수록 교육현장에서 체감하는 것은 가중되는 업무부담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교사는 항상 혁신되어야 할 대상으로 간주되었고 교사의 눈에 비치는 교장, 교감 그리고 교육청의 장학진은 협력과 지원자의 모습으로 보이기 보다는 서로 경원시 할 수 밖에 없는 감독자, 통제자로서의 모습으로만 비춰졌습니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는데도 교육주체들의 생각은 여전히 산업사회의 교육적 요구와 대응방식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무지개학교의 5대 핵심가치는 주지하다시피 자발성, 민주성, 지역성, 창의성, 공공성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제일 먼저 자발성을 제시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모든 교육개혁이 교사가 개혁의 주체가 아니고 개혁되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추진하였고, 위로부터의 개혁이었기 때문에 교육주체를 소외시켰던 한계를 극복하고 자발성을 전제로 한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시작되지 않고서는 지금까지의 실패를 거듭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결국 무지개학교란 ‘교육주체들의 협력으로 학교문화를 새롭게 창출하여 궁극적으로는 교육과정, 수업, 평가체계에 의미있는 변화를 시도하는 학교. 즉 학교의 철학과 문화를 바꿔내는 것입니다. 
 
나. 무지개학교 운영을 위한 몇가지 제안
첫째. 무지개학교는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만약 이 과정이 소홀히 된다면 혁신학교는 또 하나의 시대적 유행에 편승하는 위로부터의 개혁이라는 지금까지의 실수를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교육청 담당자들은 담당지역 내의 학교가 무지개학교를 신청한다면 이 과정에 대한 점검과 지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 과정 자체가 벌써 지금까지의 사업패턴을 극복하는 무지개교육의 첫걸음입니다.

둘째 무지개학교는 대안학교나 특수목적고와 같은 학교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특수한 학생과 학부모, 해당학교의 교육철학에 동의하고 들어온 학교가 아니라 무지개학교는 일반학교에서 현재의 우리나라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안적 교육이 일반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실천해 보는 학교입니다.

특히 순환근무제로 인하여 학교의 인적자원이 계속하여 바뀌는 공립학교에서 일시적인 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학교의 문화와 시스템을 변화시켜 간다는 것은 상당한 어려움이 따릅니다. 저는 장흥지역에서 결국 그 대안은 교육공동체가 달라진 교육페러다임과 사회변화를 알고 무지개교육의 추진 방안을 공유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교육공동체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를 강화하는 방법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셋째, 무지개학교는 연구시범학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무지개학교에는 예산 지원 이외의 어떤 인센티브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무지개학교는 인센티브나 금전적 혜택 등의 외부적 요인에 의하여 교육공동체가 노력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배움을 중심으로 하는 학습공동체로 거듭남을 통해서 교육주체가 동반성장의 기쁨을 맞보는 내발적 자발성을 중요시 하기 때문입니. 따라서 교원이 무지개학교에 동참함으로써 보람을 얻고 교원 자신의 삶의 변화와 전문적 성장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합니다.

넷째, 무지개학교는 지속가능한 학교여야 합니다. 지금까지도 정부에서는 여러 가지 이름의 학교운영을 목적으로 특별목적예산을 지원해 왔습니다. 전원학교니 돌봄학교니 하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업들은 예산지원이 끝나면 그 것으로 끝나버리는 한계를 보여왔습니다.

무지개학교는 특별예산 지원이 중지되어도 혁신교육이 지속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특별예산은 교사의 전문성 신장과 철학의 변화, 학생과 학부모의 성장을 위하여 필요한 기초를 닦는데 사용되어져야 합니다.

다섯째, 학부모, 지역민, 자치단체와 공감대 형성을 위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저는 부임하자마자 1년 동안 지역민과 학부모, 그리고 교원의 공감대 형성을 위하여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었습니다. 낮에는 관내 초.중학교 모든 학교를 순회하면서 교직원들과 교육장과의 대화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교육의 모습과 혁신교육의 당위성에 대하여 내가 간략하게 이야기하고 나서 교직원들과 질의응답, 건의사항을 들으면서 장흥지역에서 무지개학교 특구를 만들어야 함에 상호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약 3달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밤에는 3읍 8개면을 돌면서 학부모 아카데미를 통해서 21세기의 인재상과 교육의 본질추구에 대하여 강의하고 대화하였습니다. 장흥지역 자치단체 산하 모든 공무원들에게도 혁신교육이 왜 필요한가에 대하여 강의하였습니다. 자치단체장과 장시간에 걸친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혁신교육에 대한 지원약속을 받아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역민과 교육사회단체를 포함한 장흥지역 교육발전 중장기 계획 수립을 위한 T/F팀을 구성하여 장흥지역 교육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 나갔습니다. 지역사회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연계활동이 없이 혁신학교사업을 실천하고자 하는 것은 기반이 약한 모래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으며, 지속가능한 실천이 담보될 수 없습니다. 

여섯째, 무지개학교 운영은 하나의 새로운 사업이 아니라 우리가 지향해야할 존재방식입니다. 무지개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들이 무지개학교 운영을 별도의 교육계획을 세워야하는 하나의 사업으로 인식하면 프로그램 중심으로 가기 쉽습니다. 무지개학교는 지금까지 소홀했던 교육 본질 추구의 다름 아닙니다. 어떤 성과를 내려고 하거나 보여주는 학교가 아닙니다.

일곱째, 수업혁신을 통한 새로운 학교문화의 변화를 제안합니다. 학교마다 지역마다 무지개학교의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무지개학교 운영의 핵심을 수업혁신에 두시기를 권장합니다. 왜냐하면 교사가 하루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이 수업시간과 수업연구시간이며 학생과 가장 오랜 시간 만나는 것도 수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수업 이외의 다른 방식을 통하여 무지개학교를 운영하고자 할 때는 자칫 교사의 업무과중을 낳게 되고, 일회성, 프로그램 중심 사업의 나열이 될 우려가 있습니다. 

특히 최근 실천되고 있는 다양한 수업혁신 방법 중에서 저는 서근원 교수의 교육인류학적 접근방법을 통한 수업혁신, 아이눈으로 수업보기,수업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아이눈으로 수업보기. 수업하기’ 수업혁신의 방안은 교사가 학생을 바라보는 관점, 아니 자신과 타인을 보는 관점의 전환, 학생과 동료직원과 학부모를 대상화 시키지 않고 실존적인 만남을 추구하는 수업혁신 방안이었습니다.

그리고 교사의 입장에서 학생에게 ‘좋은 수업’을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 입장에서 필요하고 좋은 수업을 위하여 교사가 연구하고 실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교사 개개인이 교실 속의 작은 왕국에서 혼자 실천하는 작업이 아니라 동료 교사와 더불어 실천하며 새로운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또한 이를 통하여 교사는 진정한 교육의 전문가로 새롭게 태어나는 재탄생의 과정이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를 더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생각과 아이디어도 독선에 흐른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혁신교육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기 철학과 신념이 뚜렷한 분들입니다. 저마다 자신이 그리는 무지개학교의 모습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소통과 협력이 되지 않고 독선과 아집에 흘러 무지개학교를 실패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가끔씩 보아왔습니다.

소통은 마인드가 우선이지만, 소통의 기술, 대화의 기술도 필요합니다.  그 점에 대하여는 모든 학교의 교사,  특히 무지개학교의 교직원은 감정코칭연수를 적어도 15시간 이상 받기를 권장합니다. 교육청 단위에서  개설하고 지원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4. 마치는 말
공립학교에서 무언가 교육시스템을 바꾸고 지속적인 변화를 꾀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인적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순환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현실에서 사람이 바뀌면 정책도 사업도 바뀝니다. 그러니 축적된 전문성과 역사성이 부족합니다. 결국 교육공동체 모두의 소통과 참여 속에서만 우리 교육은 변화의 작은 발걸음을 땔 수 있을 것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직원과 전문직, 그리고 학부모 여러분의 노력이 아이들과 행복하게 만나고 싶고, 자신과 학생의 성장을 꿈꾸고 싶은 전국의 선생님들께 작은 희망의 불씨를 지피는 일이었으면 합니다. 교육이 희망인 세상! 무지개학교 운영을 통하여 아이들과의 실존적 만남을 추구하고 있는 전남의 교육공동체의 노고가 아름다운 열매로 탐스럽게 열리는 그 날을 소망합니다.

♪ 한 성공회 주교의 묘비 ♪

내가 젊고 자유로워서 상상력에 한계가 없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내 시야를 약간 좁혀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마지막 시도로,
나와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자리에 누운 나는 문득 깨닫는다.
만약 내가 나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내어 내 나라를
좀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을.
그리고 누가 아는가? 세상까지도 변화되었을지!

-영국 웨스터민스터 대성당 지하묘지의 묘비 중에서-

참고문헌 ● 김성천, 혁신학교란 무엇인가, 맘에드림,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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