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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양섭 교장 "지금 당장, 선생님께 달려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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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양섭 교장 "지금 당장, 선생님께 달려가세요"
  • 김두헌 기자
  • 승인 2014.02.10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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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중 교장 정년퇴임 앞두고 전교생 대상 '꿈을 나누는 마지막 수업' 진행 감동

[호남교육신문 김두헌 기자] "교장 선생님은 집안이 가난해 중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도 한번 못갔습니다. 졸업앨범도 사지 못했어요. 그렇게 의기소침해 있던 제 어깨를 두드려주고 꿈을 갖도록 용기를 준 분들은 선생님들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언제든지 실의와 좌절에 빠져 용기를 잃고 있는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달려가세요"

노양섭 교장

44년여 성상을 교직에 봉직해온 한 교장 선생님이 정년퇴임을 앞두고 '꿈을 나누는 수업'을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노양섭 장성중학교 교장(사진)은 10일, 오후 1시 학교 강당에서 전교생들을 대상으로 마지막 수업을 실시했다.

학생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수업은 '44년 6개월의 세월을 회상하는 노양섭 교장의 영상자료' 감상에 이어 각 학년별 학생들의 2년동안 교장선생님과 함께한 추억발표, 학생들이 질문하고 교장 선생님이 답변하는 즉문즉설, 통기타와 플릇연주, 밴드공연, 카드섹션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다채롭게 진행됐다.

2학년 기완주 학생의 '학창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을 묻는 질문에 노 교장은 "좋은 부모님, 좋은 선생님, 좋은 선후배들을 많이 만났다. 그래서 교장 선생님은 복이 많은 사람이다. 특히, 어머님은 죽어서라도 다시 만나고 싶다"면서 "특히 가난했던 중고등학교 시절, 교장 선생님의 아픔과 고민, 꿈과 희망이 빼곡하게 적힌 일기를 소포로 선생님께 보내드렸는데 한달 후, 일기를 꼼꼼히 읽은 선생님과 함께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상담해 결국 교직으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회고했다.

또 노 교장은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지 막연하고, 꿈을 정해도 구체화되기는 커녕 많은 유혹 때문이 힘들다'는 1학년 김민규 학생의 질문에 대해 일본 기업 내쇼날의 창업자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성공비결을 들려줬다.

노 교장은 "가난해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하고, 몸이 허약했던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가난했기 때문에 부지런해야 했고, 몸이 허약해서 운동을 많이 해 94세까지 장수할 수 있었으며, 못배웠기 때문에 주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스승이었다"면서 "꿈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꿈을 이루고 난 후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3학년 이지훈 학생의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소흑산도에 근무하며 80세 드신 할머니와 살던 학생을 예로 들며 "자신의 생일에도 미역국을 자기가 끓여 먹던 학생이었다"면서 "당시 이리공고로 진학해 지금은 서울의 큰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고 너무 장해 교장 선생님이 결혼식 주례까지 섰다"고 말했다.

노 교장은 "이처럼 가난하고 힘든 학생들이 꿈을 꾸고, 또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교직생활의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특히 "지금 여러분들이 가난하고 외롭고 힘든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면서 "진짜 부끄러워야 할 사람은 꿈이 없는 사람"이라고 조언했다.

노 교장은 "교장선생님에게 교직은 축복이자 은총이었다"면서 "퇴임후에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고민이다"고 말했다. 특히 노 교장은 "교장 선생님은 지금 비록 여러분 곁을 떠나지만 항상 꿈을 꾸며 운동도 하고, 악기도 배우고,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여행할 것"이라며 "죽는 날까지 공부하고, 공부하다 죽을 생각이다"고 말해 장내를 숙연케 했다.

이어 학생들이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팻말을 들며 큰 소리로 외치자 코끝이 찡해진 노 교장은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강당을 떠났다. 강당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노양섭 교장은 노화중넙도분교장, 신안흑산중가거도분교장 등 낙도 오지에서 교사생활을 했으며 전남교육연수원 연구사, 화순교육청 장학사, 전남도교육청 장학사, 영산포여중 교감, 강진도암중 교장, 곡성중 교장, 해남교육청 교육과장, 함평교육장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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