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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명 교육장 "무안초에서 마지막 수업"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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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명 교육장 "무안초에서 마지막 수업" 눈길
  • 김두헌 기자
  • 승인 2007.02.1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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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임식 대신 무안초 멀티미디어실서 고별수업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쉬려합니다. 이제 더 낮아지고 싶습니다. 이제 은혜주신 분들을 가슴속에 오래 간직하려 합니다. 그리고 초등수학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이 고별 강연과 수업으로 감사를 대신하겠습니다"

지난 2월 12일 오후 2시, 무안초등학교 멀티미디어실에는 노(老) 교사의 마지막 '고별수업'을 참관하기 위해 후배 교사들 50여명이 몰려들었다. 권 명 무안교육장(사진)은 무안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지막 고별수업을 시작하는 교단에 서서 지난 40여 성상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는지 "이 자리에 서 있는게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뿌듯하다"고 입을 열었다.

머리가 하얗게 센 노(老)교사를 바라보는 학생들을 향해 권명 교육장(사진)은 "여러분들과 마지막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이 자리에 섰다"며 고별 수업을 시작했다.'연산의 의미'라는 주제로 시작된 수업은 먼저 '덧셈기호(+)와 뺄셈기호(-)에는 어떤 뜻이 들어 있을까?'라는 학습과제가 제시됐다.

노(老)교사는 학생들이 흔히 알고 있는 연산기호 덧셈(+)에는 단순히 합한다는 뜻만 있는게 아니라 보탬(첨가)과 합병(합침)이라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모듬별로 토론과 합의, 발표를 통해 학생들이 창조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수업을 유도해 나갔다.

마찬가지로 연산기호 뺄셈(-)에도 남음(구잔)과 차이(구차)라는 두가지의 광의의 뜻이 숨겨져 있다는 걸, 상호 학습을 통해 정리해 나갔다.특히 노(老)교사는 수학문제를 제시하면서도 "짧은 문장이나 그림으로 간단히 나타내 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했으며 "그렇게 할 수 있는 학생이 나중에 훌륭한 수학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노(老)교사는 학생들이 모듬별로 생각하고 협의한 내용의 근거를 밝히거나 상호문답을 통해 학생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수정해 나갔는데 이 과정에서 비교나 대조, 발표, 질문등의 기법의 동원되기도 했다. 이같은 광의의 수학적 함의를 반복적으로 인식시킨 후에는 추가과제를 제시해 그 의미와 구실을 종합 정리하는데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이날 수업을 함께한 무안초등학교 5학년 정혁인 군은 "덧셈과 뺄셈의 공통점과 차이점, 깊은 뜻을 알게됐다"며 노(老)교사와의 고별수업 소회를 피력했다. 노(老)교사는 "여러분들이 커서 훌륭한 수학자가 되기를 바란다"며 "공부를 하면서 정답만 알아내려고 하지 말고 그 배후에는 여러가지 답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 답을 알아내려고 노력해 달라"고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강진 출신의 권 명 무안교육장은 목포교대와 전남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남 교육계에서도 손꼽히는 학구파라고 알려졌으며 이같은 학문에 대한 욕구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4개 학과를 이미 졸업했거나 재학중이다.

광주교대 목포부설초등학교에서 교사와 교감, 교장을 역임했으며 곡성교육청 · 전남도교육청 장학사, 전남도교육연수원 연구사, 전남도교육청 장학담당 장학관, 교육정보화과 과장, 장흥교육장등을 역임했으며 전국현장연구대회에서 푸른기장을 3회 수상하는등 전남교육계의 대표적인 장학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권 교육장은 또 활발한 저술활동도 펼쳤는데 '수업목표 진술방식이 학습의 전이에 미치는 영향'(석사학위)등의 논문과 '수업설계의 실제(공저), '매개적 수업기술'(공저),'구성주의적 관점에 기초한 주체적 학습과정 탐구','수업방법 개선 논구'등의 저서가 있다.

이날 수업을 참관한 무안관내 한 교사는 "교육장이라는 교육관료를 연상하면 자칫 권위적이고 배타적이라는 느낌이 앞섰는데 권 교육장님의 마지막 고별수업을 지켜보면서 '아, 당신도 나처럼 선생님이셨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 교사는 "이번 권 명 교육장님의 고별수업을 계기로 교육장, 교장등 교육관료들이 거창한 퇴임식을 하는 것보다는 당신들이 처음 섰던 그 곳, 교단에 다시 서는 기회가 확산돼 현장교단 우대 풍토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고별수업 참관 소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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