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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졸업장과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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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졸업장과 졸업식
  • 정기연
  • 승인 2008.02.1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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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연∥前 곡성오산초등학교 교장

학교에서 일 년중 중요한 행사는 3월의 입학식과 2월의 졸업식이다. 입학식은 새로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을 학교의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축하하고 선배 재학생들이 입학을 환영하는 식이며 졸업식은 2월에 하는데 소정의 학교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하여 그 증표로서 졸업장을 수여하는 식인데 학부모와 교사, 후배 재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는 언니들을 축하하는 식이다.

따라서 입학식이 학교생활의 시작이었다면 졸업식은 학교생활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며 입학이 씨를 뿌렸다면 졸업은 수확하는 것과 같다. 입학을 하려고 입학시험이란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서 입학했고 졸업은 소정의 교육과정을 전부 이수하였음을 의미한다. 졸업장은 새로운 학교의 진학이나 직업에 취업하는 자격이 되기도 한다.

똑같은 졸업장을 받고 있지만 그중에는 성적이 우수하여 상을 받는 학생도 있으며, 어려운 가정환경의 여건에서 졸업하게 되는 학생과 학부모는 감격스런 졸업식이고 졸업장이다. 우리나라는 학제가 6-3-3-4로 초등부터 대학까지 되어 있어서 졸업장에는 각각 본교 0년간 전 과정을 졸업(이수)하였음으로 본 장을 수여함으로 되어 있다.

신체장애를 극복하고 학교를 졸업하는 장애인들의 졸업식과 노년에 복학하여 졸업하는 학생의 졸업장은 남달리 자랑스럽고 감격의 졸업장이다. 1904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는 시각과 청각장애로 보지도 듣지도 말을 하지도 못하는 삼중고의 헬렌 캘러(Keller, Helen Adams, 1880-1968)가 세계 제일의 하버드대학 졸업을 했는데 헬렌은 사각모자를 쓰고 소매가 넓은 가운을 입고 졸업생들과 함께 의젓하게 앉아 순서에 의해 브릭스 총장으로부터 졸업장을 받았다.

졸업장을 받는 순간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지금까지 고생했던 지난날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가정교사로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도와주었던 설리번 선생님도 감격의 눈물을 끊임없이 흘렸다. 식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일제히 헬렌의 뛰어난 천재성과 설리번 선생님의 훌륭한 교육을 찬양하였다. 몸이 성한 수재라도 입학하기 어려운 하버드 대학, 그러한 명문대학에서 눈멀고 귀먹고 언어장애인인 헬렌이 졸업의 영광을 안았으니, 그야말로 가히 기적이라고 아니할 수 없는 영광스런 졸업이었다.

졸업은 소정의 학년 동안 공부를 했던 학생도 그를 도와주었던 학부모도 가르쳐준 선생님들도 보람과 감격의 해어짐 순간이다. 우리는 자녀가 졸업하고 후배가 졸업하는 모교에 찾아가 선배로서 후배를 축하하고 격려하는 졸업식장이 되었으면 한다. 졸업생들은 졸업하기까지 도와주고 가르쳐 주신 부모님과 선생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학생 수 감소 때문에 소규모 학교의 초라한 졸업식도 있고 졸업생이 없는 소규모 학교도 있다 한다. 학교는 전통과 선후배가 있다.

졸업식 노래의 가사를 보면 '빛나는 졸업장을 타는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를 하며 우리는 언니 뒤를 따르렵니다./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려 갑니다. 부지런히 다 배우고 얼른 자라서 새 나라의 새 일꾼이 되겠습니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우리나라 짊어지고 나갈 우리들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들도 이다음에 다시 만나세'로 되어 있는데 선후배와 다짐과 가르쳐주신 선생님께 감사하며 헤어지는 아쉬움이 담겨져 있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의 준비라고 한다.

그러나 헤어짐의 아쉬움에 감격과 감사의 눈물 장이 되기도 하는 곳이 졸업식장이다. 우리가 과거로 되돌아 갈 수 없듯이 정든 교실도 선생님과도 헤어져야 하고 정들었든 후배들과도 헤어지는 순간이 졸업식장이다. 졸업을 하고 나면 이제 나의 학교가 아닌 내가 공부했던 모교로서 자리를 잡게 되고 훌륭한 선배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이 서게 된다. 졸업을 하는 학생들도 졸업을 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자랑스러운 졸업장을 받는 자녀들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졸업식이 되었으면 한다.

학생의 졸업은 학부모도 자녀의 졸업과 동시에 학부모로서 역할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상급학교로 더 넓은 사회로 나가기 위한 준비이기도 하므로 추억에 남는 자랑스러운 졸업장이고 졸업식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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