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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철중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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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철중 유감
  • 강성철
  • 승인 2008.08.0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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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철|목포여자중학교 교감

요즈음 400만 관객을 돌파한 잘나가는 영화가 있다하여 모처럼 아내와 함께 영화 강철중을 보았다.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와 코믹한 대사가 어우러져 역시 재미있었다. 관객을 모으려면 이런 좋은 배우, 재미있는 대사, 구성 등 매력적 요소들이 갖춰져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교육자인 나의 마음 한 켠에는 왠지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염려가 돼서인지 다소 찜찜하였다.

그것은 첫째, 너무 잔인한 폭력성이다. 우리 인간은 근원적 경향(original tendency)이라 하여 본래 공격적 성향이 있는데 이 영화가 정화(catharsis)시켜주는 이점이 있는 반면,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청소년들이 모방심리나 영웅주의에 빠질 위험한 면이 있어 우려되는 바가 크다.

둘째, 욕지거리가 심하다. 예전에도 흥행에 성공한 한 폭력물 영화를 한 편 접했는데 욕이 안 들어가면 영화가 안 되는가 할 정도로 대사마다 삽입되어 있어 듣기가 거북했는데 이 영화 역시 욕이 난무한다. 이것은 청소년의 품성 함양과 언어 순화에 바람직하지 못하다.

셋째, 폭력의 조직이 학교에 침투 또는 연계되어 있는 설정이 학교폭력이 심각한 요즘, 청소년의 모방심리를 자극해서 이것이 일반화 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

끝으로 학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전개과정에서 교장선생님이 언론을 두려워 해 쉬쉬하는 등 비겁하게 묘사되는 장면, 조폭과 관련된 학생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선생님 들을 희화화 시키는 장면들은 영화의 재미 요소 보다 학교 현장에서 미치는 폐해가 막대하다는 사실이다.

영화 대사 중 강철중이 “난 깡패 잡을 때 니놈이 세상 마지막 깡패란 생각으로 잡는다”라고 하는 말이 있다. 이는 최선을 다하는 형사의 사명감을 묘사한 것이지만 그것은 포장에 불과하고 극의 전반적 구성은 근원적 경향성을 자극한 폭력성과 코믹한 대사의 흥미성에 있다.

영상매체는 바로 문화이고 특히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이란 엄청나게 지대하다고 볼때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흥행과 상업성을 당연히 중시하겠지만 우리나라 미래의 기둥인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염두에 둔 공익성도 한번쯤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 본다. 그분들도 영화인이기 전에 자식의 부모이고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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