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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성 교사 "모두가 부러워할 멋진 교사로 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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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성 교사 "모두가 부러워할 멋진 교사로 남을 것"
  • 김두헌 기자
  • 승인 2008.10.27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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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중학교 재직 학생들에 대금 전수, 학교체육에도 남다른 지도력 발휘 주목

"대금에 깊이 심취했던 3년간은 하루에 3시간 또는 7시간씩 쉬지 않고 불었습니다. 스스로를 달래고 통제하기 위해 배운 대금을 제 직업때문에 지금은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방과후 학교 시간을 이용, 10여년간 천리원정을 마다않고 공들여 배운 대금 연주법을 학생들에게 직접 전수하며 인내심과 자기 통제력을 길러주는 한 교사가 있어 지역교육계에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정주성 선생님(곡성중 교사, 사진)이 그 화제의 주인공.

정 선생님은 10여년 前, 서울소재 소리마당 국악원의 최승국 선생과 원장현 선생께 대금을 사사 받기 위해 2주에 한번, 한달에 한번, 방학때는 보름동안 숙식을 하며 대금공부를 위해 발품을 팔았다. 광주서중·일고, 전남대 체육대학 출신의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정 선생님이 대금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우연이자 필연이었다.

"40대 초반까지는 앞만보고 운동만 했습니다. 교직생활을 하며 겪어야 할 온갖 풍파나 시련을 겪다 어느 날, 대금소리를 듣게 됐습니다. 고향의 느낌이랄까요, 아무튼 이유없이 마냥 좋았습니다. 더군다나 대금을 30분만 불면 모든 스트레스가 풀려버리는 겁니다."

대금의 깊은 맛에 심취한 정 선생님은 방과후 학교라는 제도가 생기기 前, 곡성중학교에 부임해 학생들에게 대금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3년전부터는 방과후 활동 상설 대금 동아리를 만들어 20여명 내외의 학생들에게 대금을 직접 전수하고 있다.

"대금을 배우겠다고 동아리를 찾아오는 학생들이 기특하고 고맙죠. 대금은 요즘 아이들이 선호하는 분야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동아리방으로 스스로 찾아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정 선생님은 학생들의 발길이 대금부를 향하게 된 배경으로 우리 고전음악이 학생들에게 주는 정서적 안정감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 선생님은 하루 4∼5시간씩 대금 연주 연습을 하다 보면 학생들과 정서적으로 교감을 쌓게 되고 친구처럼 스스럼 없어져 학생지도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귀뜸했다.

또 대금산조 공연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는 10∼15명의 학생들이 상시적으로 필요하다. 정 선생님의 이같은 각고의 지도로 인해 곡성중학교 대금부가 각종 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눈부시다.

지난 2006 제 9회 KBS 청소년 예술축제 국악부문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2006 전국 청소년 동아리 문화마당 광주대회 우수상, 2006 전국 청소년 동아리 경진대회 서부권대회 우수상, 2006 전국 청소년 동아리 경진대회 우수상, 2007 남도 문화관광 전통문화 경진대회 우수상, 2008 전라남도 청소년 대표 동아리 선정 공연 참가등 동아리 활동을 통해 배운 성적치곤 주목할 만 하다.

정 선생님은 또 학교체육에도 남다른 지도력을 발휘해 이번 제37회 전국소년체전에서 곡성중학교가 여중부 볼링 개인전과 여중부 2인조 볼링에서 2개의 금메달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교사로 정년을 한다는데 전혀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하지만 지난 97년 이후 저의 진로를 위해 걱정해주시는 교장 교감 선생님들과 선배님들에게 이렇게 말씀드리곤 합니다. '앞으로 정년까지 8년, 정말 많은 분들이 부러워할만큼 멋진 교사로 정년할 자신이 있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정 선생님은 5년후의 모습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의 모습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면서도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이 정주성이라는 이름을 대면 얼굴이 환하게 밝아오는 그런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대금소리의 깊은 맛에 심취해 학생들에게 세상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들려주는 것은 물론 학교체육에도 남다른 지도력을 발휘하며 '멋진 평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정 선생님을 만나고 돌아오던 날, 곡성중학교 운동장에는 학생들의 청아한 웃음소리가 진양조로 시작해 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로 곡성산야에까지 물결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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