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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 화순실고 교장 "용감한 두발단속"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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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 화순실고 교장 "용감한 두발단속" 화제
  • 김두헌 기자
  • 승인 2009.03.04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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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실 불시 찾아가 학생들 머리카락 직접 잘라
화순실고 학생들 화순교육청 정문에서 '교장 교체' 시위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했다", "교장선생님을 교체해 달라"

지난해 9월, 화순교육청 정문에서는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화순실고(교장 김기윤, 사진) 학생 10여명이 교육청을 찾아와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불시에 잘라버리는 교장선생님의 교체를 요구하고 나선 것.

담당 장학사는 이들 학생들에게 고등학교에 관한 업무는 광주에 있는 전남도교육청에서 관장하니 그리로 찾아가라고 설득하고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의 강단이 보통이 아니니 조심하라'고 다독여서 학생들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학생들의 집단행동은 먹히지 않았다. 그 사건 이후에도 김기윤 교장은 매월 마지막주 불시에 교실을 방문, 머리가 긴 학생들의 머리카락을 자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김 교장의 학생들 머리카락 자르기는 일부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올해까지 계속되고 있고 학부모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는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작년 9월에 부임해서 학생들의 머리를 보고 첫 인상이 너무 학생답지 못하다고 느꼈습니다. 작년만 해도 매월 120명이 넘던 머리카락이 긴 학생들의 숫자가 60명, 40명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실 김 교장은 학생들의 머리카락을 손수 자르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시대가 어느 시절인데 머리를 자르느냐','학생들의 인권을 무시한 행동 아니냐'는 학부모들의 원성과 시민 사회단체들의 반발을 우려했다. 김 교장은 최근 이같은 오해를 염려해 화순관내 기관단체장 5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두발단속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김 교장은 또 최근 입학식에서 신입생들에게 '머리를 기르고 싶으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라'고 종용아닌 종용을 했다고 한다. 김 교장은 또 자퇴서도 들고 다닌다. 머리가 긴 학생들이 보이면 자퇴서를 주면서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라'고 채근한다. 요즘에는 학생들이 김 교장을 보면 "교장 선생님, 제 머리 어때요"하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작년 3학년 학생들이 취업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두발단속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여타 다른 전문계고등학교 학생들과는 달리 우리 화순실고 학생들의 머리가 단정했고 그 결과 180명의 취업희망자중 160명이 합격했습니다."

김 교장은 최근 전국 전문계고등학교 교장단 모임에서 이같은 두발단속 사례를 발표했다. 모임에 참석한 교장들이 깜짝 놀라는 것은 당연지사.

"전국 전문계 고등학교 교장중 직접 머리카락을 자르는 사람은 아마 제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학교는 곧 상품이라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화순실고에 다니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결한 외모에 청결한 정신이 깃들고 청결한 정신이 바른 인성을 낳는다는 인식을 학생들에게 심어줘야 합니다. 학생들이 머리가 길면 아무래도 일탈의 유혹에 빠져들기가 쉽지 않겠습니까?"

그는 또 "학부모님들의 격려전화를 받을 때가 가장 힘이 난다"면서 "교장의 돌발적인 행동을 묵묵히 지켜봐주고 협조해준 교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올해에는 '공수인사'와 '선생님들의 학생 이름불러주기'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에 대한 두발단속은 앞으로도 쭈욱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남도교육청 장학사, 목포고등학교 교장등을 역임한 김 교장은 '소신있는 학교경영'을 통해 지난해 화순실고가 전남도교육청이 주관해 평가하는 '최우수학교'로 선정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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